2026.08.19 (수)

  • 구름많음동두천 23.8℃
  • 맑음강릉 27.5℃
  • 맑음서울 25.5℃
  • 맑음대전 24.9℃
  • 구름많음대구 26.9℃
  • 흐림울산 25.6℃
  • 구름많음광주 27.1℃
  • 구름많음부산 26.2℃
  • 구름많음고창 24.4℃
  • 구름많음제주 26.9℃
  • 구름많음강화 23.6℃
  • 맑음보은 22.6℃
  • 맑음금산 23.2℃
  • 흐림강진군 26.0℃
  • 구름많음경주시 24.4℃
  • 흐림거제 26.4℃
기상청 제공
PDF 바로가기

심리학이야기

문화와 문명

URL복사

진료실에서 바라본 심리학이야기 (730)

어제 아침에 관리실 스피커 소리에 눈을 떴다. 아파트에 단전·단수가 발생해 조치 중이니 승강기를 사용하지 말라는 방송이었다. 처음 겪는 일이다 보니 화장실 욕조에 단수 대비용으로 받아놓은 물도 없었다. 단전으로 인터넷이 안 되고 TV도 끊겼다. 작동되는 것은 오로지 스마트폰 하나뿐인데 그나마 배터리가 50%였다.

 

단전이 되니 그동안 누리던 문화생활이 모두 차단되었다. 마치 지리산 꼭대기에 위치한 절에서 느끼던 일이 현실에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 순간이었다. 단수는 더 큰 문제였다. 화장실 물을 내릴 수 없고 머리를 감을 수가 없었다. 먹고 남은 식기들이 주방에 쌓이고 빨래를 할 수도 없었다. 화장실 물이 내려가지 않는 것을 알 때가 문명이 사라진 순간이었다. 택배가 도착했으나 승강기가 작동되지 않아서 1층 문 앞에 놓고 간다는 문자를 받았다. 택배 상자를 찾기 위해서 18층에서 1층까지 내려갔다 다시 올라왔다. 결국 외출시간 전까지 해결되지 않았고 머리도 감지 못한 채 옷만 갈아입고 모자를 쓰고 사우나를 들린 후에 출근했다. 오후 늦게 해결되었다고 한다. 비록 짧은 오전 동안이었으나 단전·단수의 불편은 상상 이상이었다.

 

오랫동안 잊고 살았던 일이었다. 70년대에 단전·단수는 일상이었다. 단전을 대비해 집에는 양초가 비치되어 있었고, 단수를 위해 항상 큰 고무대야에 물이 담겨 있었다. 보일러가 공급되기 시작한 80년대 이전에는 머리를 감으려면 물을 데워야 했다. 과거를 경험한 필자가 이 정도 불편하다면 70년대를 경험해보지 못한 세대들은 더욱 참담할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단수가 아니어도 상수도 수압이 약해서 저지대 사람들이 물을 많이 사용하는 시간대에는 고지대에서 물이 안 나오는 것이 일상이었다. 그래서 커다란 고무대야에는 물이 항상 가득해야 했고 빨래는 남들이 물을 사용하지 않는 밤에 해야 했다. 경험해보지 못했으면 모를 일이다. 그동안 너무 당연하게 누리던 문화와 문명이 한순간에 사라지는 경험이었다.

 

요즘 환율이 1,430원을 넘나들고 있다. 무언가 막연한 불안감이 온다. 1997년 IMF를 경험한 필자에게 환율은 늘 신경이 쓰이는 트라우마다. 유학 마지막 연차 때 갑자기 IMF가 터졌다. 환율이 두 배가 되면서 송금을 받는 것은 불가능해졌고, 필자가 타던 차를 팔아서 역으로 한국에 송금했다. 나라가 한순간에 부도가 날 수 있다는 사실을 처음 경험했다. 유학하던 당시 일본은 버블이 터지고 몇 년 지난 상태였다. 뉴스는 늘 버블에 대한 이야기로 도배됐다. 부동산은 1/10로 폭락했고 20억원 하던 골프회원권은 2,000만원에도 팔리지 않았다. 도로는 버블시절에 사들인 차로 80% 이상이 벤츠와 BMW였으나 공원에는 양복 입은 실업자들로 북적였다. 지금 우리나라 도로에 나가면 외제차가 넘쳐난다. 자영업자는 망했거나 망해가고 있다는 뉴스가 계속 들린다. 경제는 최악이고 외교 문제도 최악의 상황이다. 이런 모든 것이 포함된 수치가 환율이다.

 

환율 1,430원은 한국 경제가 매우 안 좋음을 나타내고 있다. 그런데 서울 부동산 가격이 또 올랐다고 한다. 인체에서 모든 장기가 나쁜데 한 장기만 좋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결국 잘못되었다는 의미다. 대통령이 부동산이 폭탄 돌리기이며 터질 것이라 말했다. 결코 빈말로 들리지 않는다. 부동산을 산 경험이 없는 30~40대는 사고, 경험 많은 60~70대는 팔고 있다. 이제 정점에 왔다는 생각이 든다. 어느 날 아침에 단전·단수가 되듯이, 환율이 두 배가 되듯이, 그렇게 일본에 버블이 터졌고 부동산이 1/10로 폭락했다. 인간 욕심은 비슷한 선택을 하고 비슷한 길을 내기 때문이다.

 

욕심의 길에 ‘우연’이 닿으면 한순간이 된다. 어제 단전·단수는 오래된 시설이 노화되면서 발생한 일이었다. 다만 단전과 단수가 동시에 발생한 것이 우연이었다. 그 우연이 더 불편하게 만들었다. 세상 모든 일은 그렇다. 축적되면 그 한순간이 반드시 오는 것이 이치다. 종교인이라면 신의 뜻이라 말할지도 모르는 ‘우연’ 또한 알 수 없는 세상에 상존하는 변수다. 욕심엔 대가가 있는 것을 간과하는 이들이 안타깝다.

 

 


오피니언

더보기


배너

심리학 이야기

더보기

재테크

더보기

S&P500 신고가 경신, 상승장 더 이어질까?

지난 6월부터 조정을 이어오던 S&P500이 최근 다시 신고가를 경신했다. 한동안 주춤했던 미국 증시가 다시 상승세를 보이면서 시장의 관심은 자연스럽게 추가 상승 여부에 쏠리고 있다. 이번 신고가 경신은 상승장이 한 단계 더 이어지는 신호일까, 아니면 고점을 만들어가는 분배 과정일까? 필자는 자산배분 전략을 수립할 때 기준금리 사이클을 나침반으로 삼는다. 현재는 첫 번째 기준금리 인하(B)를 지나 긴급 금리 인하(C) 국면으로 이동하는 과정에 있다. 이 시기에는 금리 인하와 유동성 확대에 대한 기대가 커지면서 주식과 같은 위험자산이 강세를 보이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위험자산의 가격이 충분히 상승한 만큼, 추가 상승 가능성과 함께 과열에 대한 경계도 필요한 시기다. 주식시장의 투자심리도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 이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지표가 CNN 공포·탐욕지수(Fear & Greed Index)다. 최근 조정 과정에서 공포 영역까지 내려갔던 지수는 다시 중립을 넘어 탐욕 영역으로 올라섰다. 이전보다 높은 저점에서 반등했다는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위축됐던 투자심리가 다시 위험자산 쪽으로 기울고 있다는 의미다. 공포·탐욕지수가 중립 수준인 50


보험칼럼

더보기

알아두면 힘이 되는 요양급여비 심사제도_④현지조사

건강보험에서의 현지조사는 요양기관이 지급받은 요양급여비용 등에 대해 세부진료내역을 근거로 사실관계 및 적법 여부를 확인·조사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조사 결과에 따라 부당이득이 확인된다면 이에 대해 환수와 행정처분이 이뤄지게 된다. 이러한 현지조사와 유사한 업무로 심평원 주관으로 이뤄지는 방문심사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주관이 되는 현지확인이 있는데, 실제 조사를 받는 입장에서는 조사 자체의 부담감 때문에 모두 다 똑같은 현지조사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실시 주관에 따라 내용 및 절차, 조치사항이 다르기 때문에 해당 조사가 현지조사인지 현지확인인지, 혹은 방문심사인지를 먼저 정확히 파악한 후 적절한 대처를 해야 한다. 건강보험공단의 현지확인은 통상적으로 요양기관 직원의 내부 고발이 있거나 급여 사후관리 과정에서 의심되는 사례가 있을 때 수진자 조회 및 진료기록부와 같은 관련 서류 제출 요구 등의 절차를 거친 후에 이뤄진다. 그 외에도 거짓·부당청구의 개연성이 높은 요양기관의 경우에는 별도의 서류 제출 요구 없이 바로 현지확인을 진행하기도 한다. 그리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방문심사는 심사과정에서 부당청구가 의심되거나, 지표연동자율개선제 미개선기관 중 부당청


법률칼럼

더보기

[법률칼럼] 대한치과의사협회와 자율규제

요즘 뉴스에서는 ‘의료계 자율규제’, ‘자율징계권’이라는 말이 자주 등장한다. 전문가 집단이 국가의 직접적인 개입에만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회원의 윤리를 관리하고 징계하는 제도를 뜻한다. 대한치과의사협회(치협)에도이러한 제도가 마련되어 있지만, 실제 운영 방식은 이름이 주는인상과는 다소 다르다. 이번 호에서는 자율징계 제도가 어떤 법적 근거를 갖고 있으며, 협회가 이를 어떻게 운영하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먼저 치협의 법적 성격부터 이해할 필요가 있다. 지난 칼럼에서 살펴본 것처럼 치협은 단순한 직능단체가 아니라 공법상 단체로서 중요한 공적 역할을 수행한다. 의료법 제28조는 치과의사 면허를 받은 사람은 별도의 가입 절차 없이 당연히 협회의 회원이 되며, 협회의 정관을 준수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다시 말해, 협회는 뜻이 맞는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임의단체가 아니라 법률에 의해 설립되고 일정한 공적 기능을 부여받은법정단체라는 것이다. 또한 의료법은 협회에 윤리위원회를 두도록 의무화하고 있으며(제28조 제7항), 윤리위원회는 회원의 자격과 직업윤리에 관한 사항을 심의·의결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이러한 법적 기반 아래 치협은 최근 자율징계 제도의 실효성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