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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이야기

꽃과 자존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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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실에서 바라본 심리학이야기 (138)

환자 심리에 대한 강연이 끝나고 어느 젊고 상냥한 미모의 선생님으로부터 질문을 받았다. 그 선생님은 요즘 한명의 환자로 인하여 여러 날을 신경쓰고 있다고 호소했다. ‘여러 날’이란 말에 잔뜩 긴장하고 집중하여 이야기를 듣기 시작했다. 그런데 일반 진료를 해본 치과의사들이라면 한 두 번 정도는 겪어봤음직한 흔히 내용이어서 일단 안심하였다.

 

내용인 즉 상악 7번의 치아우식이 좀 진행된 듯해 인레이 후에도 증상이 있으면 신경치료 후에 크라운이 필요할 것이라는 설명을 하고 인레이를 하였다. 그러나 그 후에도 예민하게 반응을 하였고 결국 신경치료 후에 크라운을 해주자 인레이 비용 이상을 지불하지 못하겠다고 억지를 부려 며칠간 신경을 쓰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이에 필자는 “다행입니다. 대단한 일이 아니어서요”라고 답했다. 물론 듣는 선생님은 “저는 무척 속상합니다. 그리고 뒤에서 저를 마구 험담하는 말도 들립니다”라고 말했다. 물론 속상한 일이다.

 

예견하고 미리 이야기마저 해주었건만 들은 척도 하지 않고 자신의 이야기만 하는 환자들을 만나면 당하는 치과의사들은 끝없이 억울하다. 하지만 환자의 생명과 관련이 없고 실명이라든지 피부손상과 같은 비가역적인 신체 손상도 아니고 소송과 같은 법적 분쟁도 아니기 때문에 일단 다행이다. 다만 환자들이 손해를 보기 싫다는 이기심과 생떼가 포함된 행동을 하는 것으로서 필자는 이를 소박한 비열함이라고 정의한다. 스스로도 마음 깊은 곳에는 잘못이라고 생각하면서 자신의 행동을 합리화하려 하기에 약간의 생떼를 쓰지만 큰 분쟁을 일으키는 과격한 행동은 하지 않는 환자 말이다. 사건의 규모나 내용을 보면 작은 일이지만 이런 일 일수록 치과의사의 자존심을 심하게 상하게 하는 경우가 많다. 미묘하게 화가 나고 자존심이 상하는 그런 것 말이다. 그 여선생님 역시 자존심이 무척 상해 속상한 것이었다.

 

이에 필자가 전에 보았던 추적자라는 드라마 중에서 배우 박근형이 한 말이 기억이 나서 들려주었다. “자존심은 미친년이 머리에 꽂고 있는 꽃과 같은기라. 얼굴을 만지고 때려도 하하 웃던 애가 머리에 있는 꽃을 만지면 살쾡이로 변해서 덤빈다. 자기한테는 머리의 꽃이 제 몸보다 중요한기거든, 너에게는 그 꽃이 자존심이다”라는 대사이다.

 

심리학에서 자존감은 ‘자아존중감(self-esteem)’이라고도 하며 자신이 사랑받을 만한 가치가 있는 소중한 존재이고 어떤 성과를 이루어낼 만한 유능한 사람이라고 믿는 마음으로 행복을 느끼는데 있어 무척 중요한 요인 중 하나이다. 또한 이는 자존심과는 다르다. 자존심은 사전적으로 남에게 굽히지 아니하고 자신의 품위를 스스로 지키는 마음이지만 그 시작은 열등감에서 출발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존심은 타인의 시선을 중요시 여긴다. 어떤 학자는 간단하게 자존심은 열등감, 자존감은 자신감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조세핀 킴은 “자존심을 챙기다가 결국 자존감을 잃게 되는 불행한 일은 더 이상 없어야 한다”고 말하기도 하였다. 인간은 사람 없이 살 수 없는 사회적 동물이면서도 또한 경쟁하면서 살아야 하는 동물적 숙명이 있기에 많은 시간을 들여 자존감을 키우기보다는 자존심으로 빠르게 자신을 보호하려 하였는지도 모른다. 그러면서 자존심과 자존감을 구분하기도 어려워졌을 것이다.

 

필자의 이야기는 자존심을 접으라는 말이 아니다. 자존심과 자존감을 구분하여 자존심에서 자존감으로 이행된 행동을 하라는 것이다. 자존심은 접으면 안된다. 접혀진 자존심은 마음 깊은 곳으로 침잠하여 아픈 상처로 남고 지속적으로 마음을 괴롭히게 된다. 그리고 어떤 형태로든지 변형되어 밖으로 표출되고야 만다. 따라서 자존심은 접지도, 버리지도 말고 다만 그것을 자존감으로 대치시켜야 하는 것이다. 한 배우가 이야기한 내 마음 속의 ‘꽃’을 스스로 뽑든지 아니면 단지 ‘꽃’일 뿐이라 인식하는 것이다.

 

갓 내린 커피 거품 한 모금을 머금고 창 너머 만개한 벚꽃을 보며 내 마음 속의 꽃은 무엇인지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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