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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이야기

진짜 라면 때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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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실에서 바라본 심리학이야기 (139)

며칠간 인터넷 검색어 1위가 대기업 임원의 승무원 폭행사건이다. 유명한 국내 대기업의 임원이 미국행 비행기의 비즈니스 좌석을 타고 가면서 발생된 일이다. 그 임원은 기내식으로 제공된 밥이 설익었다고 한 후에 다시 라면을 달라하고는 “라면이 설익었다”, “라면이 짜다”와 같은 트집을 잡다가는 급기야는 여승무원을 들고 있던 잡지로 때린 사건이다. 그로인해 미국입국이 거부되고 되돌아온 일이 인터넷에 알려지면서 급기야는 검색어 1위까지 오르며 네티즌의 관심이 쏠렸다. 대기업 임원의 인격적인 자질문제와 비열한 행동에 네티즌이 분노했다. 특히 특권의식에서 나온 행동이라는 이유에 네티즌들은 더욱 분노하였고 급기야는 그 대기업의 홈페이지가 마비되는 사태까지 오자 결국 기업에서는 임원을 보직해임하고 해당 임원은 사표를 내고 일단락되었다. 그 사이 네티즌들은 많은 패러디를 만들어내었고 그 대기업은 이미지에 큰 손상을 입었다.

 

필자는 이 일을 보면서 그 임원의 행동을 심리적으로 생각해보았다. 과연 진짜 라면이 짜거나 설익어서 그런 행동을 했을까?

 

보통 진상행동을 하는 고객들의 내면에는 원하는 것이 있기 마련이다. 그런데 원하는 것을 직접 이야기하는 경우도 있지만 다른 이유나 트집을 잡는 경우도 많다. 예를 들면 치과치료비용을 지불하기 싫어서 치료받은 이가 불편하다고 지속적으로 불평하다가 결국에는 잔금을 못 내겠다고 하는 경우,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등 생트집을 잡다가 그러니 5만원을 깎아달라는 경우와 같이 말이다. 그들은 일단 속내를 숨기고 눈에 보이는 사실로 서비스 제공자의 입장을 이용하여 괴롭힌다. 그러면서 본인이 원하는 거래의 유리한 상황으로 만들어 놓고 상대가 심리적으로 지치면 그때서야 거래를 하는 비열한 인간형이다. 치과에서 진상환자의 대부분은 돈 때문이다. 치료비를 지불하지 않거나 환불 받고 싶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물론 간혹 의도적인 사기와 협박을 위한 접근도 있지만 통상은 아니다.

 

그럼 대기업 임원이 원한 것은 무엇이었을까? 돈 때문은 아니었을 것이다. 그러나 라면을 여섯 번이나 다시 끓여오라고 했단 사실은 라면이 원인이 아니란 것을 입증한다. 즉 본인이 별도로 원하는 것이 있었을 것이다. 예를 들어 비즈니스를 퍼스트로 바꾸어 주지 않았다는 등 말이다. 보통 항공사에서 진상 고객의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 사용하는 방법 중에 하나가 선물이다. 즉, 좌석을 업그레이드해 준다. 이코노믹을 비즈니스로, 혹은 비즈니스를 퍼스트로 말이다. 그런 선물을 바랬는지도 모른다. 아니면 다른 비행기 안에서 똑같은 진상 행동을 하고 본인이 원하는 것을 얻은 경험이 있어서 그것을 다시 얻기 위해 반복해서 무리한 행동을 했을 수 있다. 즉, 과거 경험이 강화되어 나타난 행동일 수 있다. 그래서 결국 상식 밖의 행동을 했고 그 행동이 만천하에 드러난 것이다.

 

또한 분노한 네티즌들의 심리로 들어가 보면 비열한 행동에 대한 정의감도 있지만 그보다는 네티즌 각자가 진상 고객들에게 당한 기억에 대한 대리 울분도 있다. 필자 또한 그 글을 검색하며 내면 안에서 올라오는 진상 고객들에 대한 분노를 느꼈다. 더불어 임원이 해임됐다는 기사에서 통쾌한 카타르시스를 느꼈지만 해고가 아니고 사직이라는 기사에서는 아쉬움을 느꼈다. 여승무원이 당한 일이 결국 필자가 과거에 당했던 억울한 경험과 합쳐져서 동일시되었던 것이다. 아마도 대부분의 네티즌들도 비슷하였을 것이다.

 

이 사건을 다룬 어떤 기자의 글 속에서 ‘웨이터의 법칙’이란 말이 보였다. 나에게 아무리 잘하는 사람이라도 웨이터에게 함부로 대하는 사람은 절대로 비즈니스 파트너로 삼지 말라는 미국의 어떤 CEO의 교훈이란다. 웨이터에게 함부로 하는 자는 부하직원에게도 그리하기에 시간이 지나면 결국 망하기 때문이란다. 요즘 필자도 말하거나 행동하는데 무척 조심을 한다. 그 임원이 60년생이란다. 필자의 연배이다. 나이를 먹는다는 것, 멋있게 늙어간다는 것에도 준비가 필요하다는 것을 새삼 다시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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