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2.19 (금)

  • 맑음동두천 7.3℃
  • 구름많음강릉 14.3℃
  • 맑음서울 8.8℃
  • 맑음대전 10.5℃
  • 구름조금대구 11.0℃
  • 구름조금울산 14.8℃
  • 맑음광주 15.8℃
  • 맑음부산 15.6℃
  • 맑음고창 15.4℃
  • 구름많음제주 16.9℃
  • 맑음강화 8.3℃
  • 맑음보은 9.3℃
  • 맑음금산 12.2℃
  • 맑음강진군 14.1℃
  • 맑음경주시 12.0℃
  • 맑음거제 10.5℃
기상청 제공
PDF 바로가기

[논 단] 병원과 환자 모두에게 불편한 자보심사 심평원 위탁

URL복사

송윤헌 논설위원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자동차보험 진료비심사가 7월부터 심평원에 위탁 운영된다. 심평원은 지금까지 사회보험인 건강보험에 대한 심사를 담당해 왔다. 자보의 경우는 사회보험이라는 성격보다는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이라는 법률용어에서 보듯이 배상에 대한 보험이다.

 

건보는 소득재분배라는 기능도 있고, 국민 건강권의 보장 등 공익적 목적을 가지는 사회적인 보험이다. 그에 비해서 자보는 상호부조의 목적을 가지지만 피해자를 보호하고 자동차운송의 건전한 발전을 촉진하기 위해서 책임보험 같은 일부분에 대해서 강제성을 가지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또한 자보는 소비자가 자유롭게 상품을 선택하는 민간기업의 상품으로 이에 대해서 공공기관인 심평원이 심사를 하는 경우 이상한 방향의 결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으므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간단하게 생각하면 환자를 진료하는 것에 대한 심사인데 무슨 차이가 있겠냐는 반문이 생길 수 있으나 두 보험체계의 차이점을 생각해보면 간단한 문제가 아닐 수 있다. 우선 건보는 의료계에서 흔히 이야기하는 최소의 진료만을 보장한다. 즉 환자의 질병에 대한 치료는 보장을 하지만 자보의 경우 배상에 초점이 맞춰지기 때문에 의학적으로 원상회복되는 것까지 보장을 해야 한다. 거기에 추가적으로 가해자의 책임까지 보장하는 것이므로 향후 치료나 후유에 대한 보상뿐 아니라 정신적 피해보상과 기타손해에 대해서도 배상을 해야 한다. 따라서 환자를 진료하게 되더라도 단순히 의학적 타당성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자보의 특성이 존재할 수밖에 없는 커다란 차이가 있다.

 

심평원은 지금까지 의학적 타당성으로 심사를 한다고 하지만 재정적 문제 때문에 제한이 있는 심사기준이 현실적으로 존재하게 된다. 그러므로 동일한 잣대를 가지고 자보환자를 심사하는 것은 피해자의 입장에서는 억울한 부분이 생길 수 있다. 자보운영에서도 의료계, 자보진료수가분쟁심의회 및 보험회사 등의 심사사례가 건보기준과 차이가 있는 부분이 존재한다.

 

따라서 이러한 특성을 가지는 별도의 심사기준이 필요한데 아직까지 이러한 구체적인 기준이나 방식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확정된 것이 없다. 특히 재정적인 문제에 있어서 건보수가는 원가 이하의 수가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원가 이하의 진료수가를 병원에서 감수하는 것은 사회보험으로서 공익적 이유로 건보에서는 이야기가 될 수 있으나 민간기업이 운영하는 자보에서 원가 이하의 수가로 환자를 진료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납득할 수 없는 구조인 것이다. 건보는 소득에 따라서 보험료를 차등부과하는 것도 사회적 합의에 의해서 용납이 되지만 자보의 보험료를 그렇게 하지 않는 것도 동일한 이유일 것이다.

 

심평원이 지금까지 해오던 건보의 기준이나 방식으로 자보심사를 운용하는 경우 지금까지의 경험에 비추어 볼 때 결국 자보환자의 진료에서 병원의 소극적인 진료나 병원 스스로 자체점검을 통해서 진료의 범위나 방법을 삭감이 없는 방식으로 최소화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자동차 보험사보다 더 엄격하고 보험사 재정을 보호해 주면서 피해자의 고통은 인정해 주지 않은 진료비 심사가 이뤄지게 된다면 이는 자동차보험사의 드러내 놓지는 못하는 미소가 생기는 일이다. 심평원의 위탁심사는 심사의 투명성 확대와 객관적이며 합리적인 기준을 마련함으로써 궁극적으로 피해자를 보험사로부터 보호해 주기를 바라는 목적에서 출발한 것이다.

 

이제 그 위탁이 맞는 것인지 아닌지에 대한 논쟁은 무의미하다. 결정된 바와 같이 7월부터 심사는 심평원에서 실시하게 되고 그 비극은 피해자들의 몫이 될 것이다. 심평원은 과거 경험상 진료비심사를 잘하고 있다는 근거 없는 자신감 보다는 구체적이고 명확한 심사기준과 방식에 대해서 고민해 보아야 할 것이다.


오피니언

더보기


배너

심리학 이야기

더보기
을사년 첫눈과 송년단상(送年斷想)
올해도 이제 보름밖에 남지 않았다. 개인적으로 별문제가 없었는데도 사회적으로 혼란하다 보니 분위기에 휩쓸려 어떻게 한해가 지나갔는지도 모를 정도로 정신없이 지나간 느낌이다. 우리 사회는 자다가 홍두깨라는 말처럼 느닷없었던 지난해 말 계엄으로 시작된 일련의 사건들이 마무리되어가고 있다. 아마도 올해 10대 뉴스는 대통령선거 등 계엄으로 유발되어 벌어진 사건으로 채워질 가능성이 높다. 지난 금요일 첫눈이 내렸다. 수북하게 내려서 서설이었다. 많이 내린 눈으로 도로는 마비되었고 심지어 자동차를 버리고 가는 일까지 생겼다. 갑자기 내린 눈으로 인한 사고에 대한 이야기만 있었지 뉴스 어디에도 ‘서설’이란 말을 하는 곳은 찾아볼 수 없었다. 낭만이 없어진 탓인지 아니면 MZ기자들이 서설이란 단어를 모를지도 모른다. 혹은 서설이란 단어가 시대에 뒤처진 용어 탓일 수도 있다. 첫눈 교통 대란으로 서설이란 단어는 듣지 못한 채 눈이 녹으며 관심도 녹았다. 서설(瑞雪)이란 상서롭고 길한 징조라는 뜻이다. 옛 농경 시대에 눈이 많이 오면 땅이 얼어붙는 것을 막아주고, 눈이 녹으면서 토양에 충분한 수분을 공급하여 이듬해 농사에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였다. 첫눈이 많이 내릴수록

재테크

더보기

2025년 12월 금리 인하 사이클 후반부, 나스닥100 자산배분

2025년 11월 3일 고점 이후 약 보름간의 가파른 조정을 거친 나스닥100 지수는 12월 10일까지 약 2주간 반등세를 이어왔다. 그러나 지난주 금요일부터 다시 조정이 시작됐고, 이번 주 내내 이어지고 있는 하락 흐름은 자산배분 투자자에게 중요한 판단 구간에 진입했음을 시사한다. 현 시점에서 나스닥100 지수의 위치를 해석하기 위해서는 개별 종목이나 단기적인 수급보다도 연준의 금리 사이클과 그에 따른 시장 구조를 먼저 점검할 필요가 있다. 자산배분 투자는 언제나 방향을 맞히는 수단이 아니라, 현재 시장이 사이클의 어느 지점에 위치해 있는지를 판단하는 전략이기 때문이다. 현재 자산 시장을 이해하는 데 유용한 틀 중 하나는 코스톨라니 달걀 모형이다. 이 모형에서 금리 인하 사이클은 A, B, C, D 네 구간으로 나뉘며, 각 구간마다 자산별 유불리가 뚜렷하게 갈린다. 현 시점은 B에서 C로 넘어가는 과정의 최후반부에 해당한다. 아직 본격적인 위기 국면인 C에 진입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금리 인하가 누적되면서 시장 내부의 긴장도는 분명히 높아지고 있다. 이 구간의 특징은 위험자산이 마지막 상승을 시도할 수 있다는 점이다.


보험칼럼

더보기

알아두면 힘이 되는 요양급여비 심사제도_④현지조사

건강보험에서의 현지조사는 요양기관이 지급받은 요양급여비용 등에 대해 세부진료내역을 근거로 사실관계 및 적법 여부를 확인·조사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조사 결과에 따라 부당이득이 확인된다면 이에 대해 환수와 행정처분이 이뤄지게 된다. 이러한 현지조사와 유사한 업무로 심평원 주관으로 이뤄지는 방문심사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주관이 되는 현지확인이 있는데, 실제 조사를 받는 입장에서는 조사 자체의 부담감 때문에 모두 다 똑같은 현지조사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실시 주관에 따라 내용 및 절차, 조치사항이 다르기 때문에 해당 조사가 현지조사인지 현지확인인지, 혹은 방문심사인지를 먼저 정확히 파악한 후 적절한 대처를 해야 한다. 건강보험공단의 현지확인은 통상적으로 요양기관 직원의 내부 고발이 있거나 급여 사후관리 과정에서 의심되는 사례가 있을 때 수진자 조회 및 진료기록부와 같은 관련 서류 제출 요구 등의 절차를 거친 후에 이뤄진다. 그 외에도 거짓·부당청구의 개연성이 높은 요양기관의 경우에는 별도의 서류 제출 요구 없이 바로 현지확인을 진행하기도 한다. 그리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방문심사는 심사과정에서 부당청구가 의심되거나, 지표연동자율개선제 미개선기관 중 부당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