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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이야기

묘조장(苗助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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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실에서 바라본 심리학이야기 (149)

최근 TV 뉴스를 보면 모 국제중학교의 입시비리문제로 온 나라 전체가 들썩거리도록 난리가 아니다. 급기야는 조사를 받던 교감선생이 자살을 하기까지 상황은 최악에 다다르고 있지만 의혹은 더욱 증폭되어 가고 있다. 마치 복마전을 연상케 한다. 밝혀지는 내용은 온갖 비리의 총결정체로 비리의 교과서를 보는 듯 하여 마음에 충격이 심하다. 더욱이 그것이 교육계의 비리이기에 더욱 가슴 아프다. 이번 사건은 옛날 촌지와 같이 내 아이를 조금 잘 봐달라는, 약간의 이기심은 있지만 모성애가 느껴지는 그런 차원이 아니다. 조직적이고 시스템적이다. 심지어 대외적으로 선전에 사용할 희생양의 학생까지 구색을 골고루 갖추어 놓고 부모들의 심리를 이용한 장사를 했다는 것이 문제다. 그리고 장사할 곳이 생기면 기존에 진학하고 있는 학생 중에서 희생할 아이를 선택하였다.

 

사소한 문제라도 발생하면 그것을 구실로 아이를 퇴학시키고 그 자리를 다시 매매에 이용하는 진정한(?) 상인의 본모습을 보여 주었다. 그들은 교육자로서 최소한의 양심도 없는 행동을 자행하였다. 2천년 전에 장자는 도둑에게도 도덕이 있다고 하였거늘 그들은 교육자임에도 불구하고 최소한의 양심도 없었다. 도둑이 앞장서서 먼저 들어가는 것이 용(勇)이고, 나올 때 마지막으로 나오는 것이 의(義)이며, 공평하게 분배하는 것이 인(仁)이고, 성사될 것을 판단하는 것이 지(知)라 하였다. 이것을 잘하는 자가 큰 도둑이 되고 가장 큰 도둑이 나라를 훔치는 도둑이라 하였다.

 

돈을 벌기 위하여 체계적으로 입시비리 시스템을 만든 이들이 나쁜 것은 거론할 거리조차 없다. 하지만 이들의 농간에 놀아난 매수 입학학생들의 부모들 또한 생각을 깊이 해보아야한다. 그 부모들은 조금이라도 좋은 환경의 학교에서 좋은 교육을 받고 훌륭한 사람으로 아이들이 자라기를 바랐을 것이다. 편법이고 나쁜 일인 줄 알면서도 자식을 위한다는 명분아래 그런 일을 수락했다. 그러나 이런 판단은 교육학이나 심리학적인 면에서 보면 참으로 어리석은 일이다. 요즘은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의 발달로 정보는 어떤 식으로든지 공개되고 결국 아이는 기부입학을 알게 된다. 이때 아이는 그 아이의 성격에 따라서 다양한 반응을 보인다. 돈이면 다된다는 식의 배금사상에 빠지든지, 혹은 자만심이나 우월주의에 빠질 수도 있고 혹은 자책감에 허덕일 수도 있다. 즉 정상적인 자아형성에 문제를 발생시킨다는 말이다. 결국 자존감을 만들고 자아를 완성시켜야 하는 시기에 부모의 입학비리가 아이들의 마음과 정서에 보이지 않는 부작용을 유발시키며 사회 부적응자로 만들어 질 가능성이 높다.

 

옛날 중국 송나라에 한 농부가 있었다. 그 농부는 모를 심어놓고 기다리는데 좀처럼 모가 자라지 않자 조바심이 났다. 어떻게 하면 모를 빨리 자랄 수 있을까 궁리하던 농부는 모를 조금씩 잡아당겨 뽑아서 늘려주었다. 그리고 집에 돌아가 아내에게 자신의 영리한 행동(?)을 자랑하였다. 이에 깜짝 놀란 아내가 논에 가보았더니 벌써 모는 다 말라 죽어버렸다.‘모가 빨리 자라는 것을 도와주다’란 의미로 묘조장(苗助長)이라 하였으며 맹자가 말한 이야기이다. 어떤 일을 억지로 하였을 때 발생하는 폐해를 지적한 일화이다. 입학비리의 부모를 생각하면 맹자의 말라죽어버린 모가 떠오른다. 필자가 요즘 청소년지도학을 공부하다보니 더욱 청소년들의 교육과 심리에 관심이 높아진 탓일 수도 있을 것이다.

 

살다보면 예기치 않은 일들이 발생하고 또한 유혹도 만날 수 있다. 완전한 어둠에 놓인 선장과 같이 암담할 때가 있다. 그 때 과거에 손해를 감수하더라도 의연한 부모의 옳고 현명한 행동을 자식이 보았다면, 그런 부모의 의로운 모습은 어둠속의 등대가 되어 자식의 삶 속에서 한줄기 빛으로 인생의 행로를 인도하는 길잡이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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