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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 단] 치과계에 오실 미륵불을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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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태석 논설위원

내가 살고 있는 대전은 국토의 중심에 있다 보니, 취미로 시작한 고적 답사를 하기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여건을 갖추고 있다. 웬만한 곳은 당일치기로 다녀올 수 있고, 요즘처럼 해가 길면 토요일 오후에도 가능하다. 지난주 일요일에 백양사를 다녀오던 길에 미륵 신앙의 성지인 김제 금산사 표지판을 보고서 내친김에 이번 토요일에 가기로 일정을 잡았다. 불교 신자는 아니지만 미륵 신앙에 대한 막연한 호기심에 언젠가 가보고 싶던 곳이었다.
 
미륵이라 함은 미래에 오실 부처라는 것은 대부분 알 것이고, 미륵 신앙이란 것은 “모든 중생이 십선을 열심히 닦아 자비와 평화의 불국토를 만들어 대자대비의 세상이 되었을 때 미륵부처님이 오셔서 미처 깨닫지 못하는 중생들까지 설법으로 깨달음의 길로 인도 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십선이라 함은 10가지 악행을 하지 않음으로 선을 닦으라는 것인데 그 내용을 보면 놀랍게도 말에 관한 것이 네 가지나 된다. 
 
불망어(不妄語) 거짓말을 해선 안 된다.  
불기어(不綺語) 현란스러운 말을 해선 안 된다. 
불악구(不惡口) 험담을 해선 안 된다. 
불양설(不兩舌) 이간질을 해선 안 된다. 
 
그만큼 선을 지키기 위해서는 말을 조심해야 한다는 가르침일 것이다. 요즘 신문에 오르내리는 모든 일이 말과 관련 있는 것을 보면서 새삼 미륵 신앙의 가르침을 금산사에서 되새겨 본다.
 
정치권에서는 NLL에 관한 전직 대통령의 말, 귀태라는 생소한 말을 알기 쉽게 가르쳐 주신 야당 국회의원, 교수를 평가한답시고 학생들이 퍼부은 막말 폭탄들, 연예인을 죽음으로 모는 악플들, 모두가 우리의 일상이 되어버렸다. 과연 이런 말들이 누구를 위하고 무엇을 위한 말인지 조금만 신경을 썼다면 자기에게 돌아오는 화살에 맞지 않았을 것이다. 개인이나 조그만 집단의 이익을 위해 무심코 던진 말이 크게는 국가나 민족, 더 나가 인류에게 커다란 상처를 주지 말란 법이 없다. “국방에는 여야가 따로 없다”라는 말이 있다. NLL 문제는 같은 민족끼리의 문제였기에 다행이지 일본과의 독도 문제로 이런 일이 발생했다면 우리 민족이 받았을 상처는 생각조차 하기 싫다. 이처럼 해서는 안 될 말이 있는 것이다.
 
최근 치과계는 실체를 알 수 없는 힘에 조금씩 수렁에 빠져 들고 있다. 미래를 알 수 없어 불안은 가중되고 저마다 말을 내뱉으며 처방책을 내놓는다. 개인을 넘어 치과전문 언론매체들까지 흔들리고 있다는 느낌마저 든다. 우리가 분열될 때 마귀들이 창궐한다고 한다. 더욱이 다가오는 협회장 선거를 앞두고 쏟아지는 말 속에 치과계 전체를 파묻어버릴 말들이 나오지 말란 법은 없다. 무심코 뱉어버린 말을 주워담기도 어렵지만 그것으로 생긴 상처는 영영 치유되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UD치과 문제, 공정거래위원회 문제, 전문의 문제 등 할 말은 많고 또 해야 하는 문제지만 무엇이 모두를 위한 일인지 한 번 더 생각하고 말하는 지혜를 보여야 할 때이다. 
 
찾아간 금산사 미륵전(국내 유일의 3층 목조 건물 국보 제62호)은 암울한 치과계를 외면하는 현실처럼 가림막을 치고 보수공사 중이었고 십선을 행하면 오신다는 미륵불(높이 11.82m)도 도색을 위해 뿌연 비닐 차양에 가려 볼 수는 없었지만 모든 시련을 거치며 천여 년을 버티고 부처님 진신 사리를 모셨다는 방등계단에서 언젠가 오실 미륵불을 기약하며 치과계도 국민 구강 보건을 위한 행보를 멈추지 않는다면 언젠가는 미륵불이 우리 모두에게 나타날 것이라는 기대를 가져보니, 마음도 장마 속 뜨거운 태양 아래에서 시원한 내가 흐르는 녹음 속으로 돌아온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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