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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 단] 먹고 튀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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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윤헌 논설위원

응급의료비 대지급제도를 아십니까? 응급의료비 대지급제도란 당장 돈이 없어 진료를 받지 못하는 일을 막기 위해 국가가 응급의료비를 대신 지급하고 나중에 환자가 국가에 상환하는 제도를 말한다. 환자가 응급의료비 대지급제도를 이용하겠다는 의사를 병원에 밝히면, 병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대불 신청을 하고, 환자는 이 비용을 최장 12개월까지 분할 상환할 수 있는 것이 이 제도의 가장 큰 특징이다. 즉 당장 돈이 없더라도 수술 후 비용을 지급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할부까지 가능하니 정말 유용한 제도이지만 이러한 제도의 편리성에도 불구하고 이를 이용하는 환자의 수는 많지 않은 이유가 잘 몰라서이고, 최근 홍보를 강화하고 있다.

 

그런데 이 응급의료비대 지급의 회수율에 문제가 생기고 있다. 지난 2008년부터 올해 6월까지 응급의료비용을 정부가 대신 지급한 금액은 130여억원이었으나, 이 가운데 상환된 금액은 5.4%인 7억여원에 불과했다. 더 큰 문제는 미상환자 중 상당수는 당장에라도 응급의료대불금을 상환할 능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것이다. 이번에도 월소득이 1,000만원인 사람이 25만원을 갚지 않고, 500만원인 사람도 3만9,500원을 갚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소득과 재산조사 후 상환능력이 안되는 사람은 결손처분을 하고, 상환능력이 있는데 안 갚는 사람에겐 소송하게 되는데 재산이 15억원 이상이면서 겨우 5만4,000원을 상환하지 않거나, 외제차량을 보유하였음에도 불구하고 62만원을 상환하지 않은 경우가 있으며, 월급이 152만원임에도 불구하고 6만8,000원을 상환하지 않아 소송을 당하는 등 도덕적 해이가 심각한 상황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국가가 환자에게 응급상황에서 대불한 금액의 회수율도 5.4%이며, 소송중인 상황도 많다는 것은 자발적으로 상환하는 경우가 많지 않다는 것이다. 실제 상환능력이 되지 않아서 결손처리를 하는 경우는 제도의 취지에 맞지만 나머지는 요새 이야기로 ‘먹튀’에 해당하는 것이다. 치과를 운영하면서 수납과 미수에 대해서 고민을 하지 않는 원장은 없을 것이다. 미수를 만들지 않는 것이 상책이지만 지갑을 가져오지 않았다 등의 이야기에는 속수무책인 것이 현실이다. 국가에서도 작정하고 낼 생각이 없는 사람들에게 받지 못하는 것을 개인치과에서 소송이든 채권추심이든 받아낼 수 있다고 생각하기는 힘들다. 이 문제는 민사에 해당해 무언가 강제할 방법이 법률적으로는 마땅하지 않다. 심지어 자동차보험도 보험사에서 결정 후 지급하지 않으면 역시 소송으로 가야 한다. 무전취식은 경찰에 신고하고 처벌을 받지만, 치료비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 법이다.

 

그런데 돈 없다고 치료해 주지 않으면 진료거부에 해당한다. 국가도 100% 못 받는 돈이니 개인치과에서는 뻔히 손해 볼 것을 알면서도 치료를 해 주어야 한다. 결손처분을 하면 처분하는 공무원이나 직원들은 자기 손해가 아니지만 개인치과는 고스란히 개인의 손해로 감수해야 한다. 차라리 형편이 어려운 분들을 도와드리면 뿌듯한 마음이라도 들게 되는데, 대부분의 미수는 환자의 형편을 생각해 보면 얄미운 생각과 화가 나면서 당하고 사는 기분이 든다. 먹고 튀는 것이 자랑스럽게 이야기되는 것은 무언가 문제가 있는 것이며, 그 사람이 법의 권리라며 치료를 해 달라고 주장하는 것이 공정한지에 대해서는 매일매일 임상에서 부딪히지만 하소연도 못 하는 구조적인 문제인 것이다. 뚜렷한 해결책은 없지만 법과 제도를 악용하는 사람은 어떤 방법이든 불이익이 돌아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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