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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이야기

카카오톡의 두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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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실에서 바라본 심리학이야기 (163)

요즘 카카오톡을 모르는 이는 드물 것이다. 필자는 카카오톡을 아는 사람과 모르는 사람을 기준으로 디지털 생활형 사람과 아날로그 생활형 사람으로 구분한다. 나이로는 대략 사회생활을 접은 70대가 해당할 것이다. 필자는 나름대로 사람들의 나이를 짐작하는 기준이 있다. 황금박쥐를 알면 40대 후반, 아수라백작을 알면 40대 중반, 여자가 선글라스를 머리띠 대용으로 머리에 올려 놓고 있으면 40대 중후반 이상이다. 이것은 지나온 과거의 경험 속에 배어있기 때문에 무의식중에 나오는 행동이다. 특히 머리띠 대용 선글라스는 그 당시의 영화배우들이 즐기던 패션 스타일이었다.

 

카카오톡은 줄여서 카톡이라고도 한다. 스마트폰 시대에 유용한 통신수단이다. 밴드, 라인 등 많은 유사한 어플들도 나와 있다. 요즘 우리가 CCTV에 노출될 가능성이 하루에 29번 정도란다. 그런데 내가 하루에 듣는 ‘카톡’이란 소리도 20~30번은 넘을 것이다. 내 것은 묵음으로 해놓았으니 남의 카톡소리를 듣는 횟수만도 그럴 것이다. 이렇게 카톡은 현대인의 생활에 깊숙이 자리를 잡았다. 그리고 목소리를 통한 대화보다 카톡으로 대화하는 양이 증가하였다. 필자의 경우에도 외국에 있는 아이들과 주로 카톡으로 대화한다. 또 대학동기들의 그룹채팅방에 불려 들어가 매일 동기들의 생활을 대학시절처럼 알 수 있게 되기도 하였다. 지금까지의 것들이 카톡의 순기능이다. 하지만 이런 순기능 뒤에는 역기능도 존재한다. 일단 카톡에서 누군가가 방장이 되어서 멤버들을 초대한다. 그렇게 초대된 멤버 중에는 적극 참여자도 있고 방관자도 있고 탈퇴하는 자도 있다. 그런데 탈퇴하는 자는 무심코 나가지만 방을 개설하고 초대한 방장은 마음속으로 약간의 상처를 받는다. 그리고 그것이 한두 번 반복되면 온라인상이 아닌 오프라인상의 모임에서도 의도하지 않더라도 그 사람을 제외시키는 현상이 생긴다. 물론 탈퇴하는 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대표적인 것은 지속적으로 울리는 ‘카톡’ 소리일 가능성이 많고 그 소리를 끄는 조작이 서투른 사람일 가능성이 높다. 그런데 이런 저런 이유와는 다르게 방장에게는 심리적인 ‘무시’라는 트라우마를 본의 아니게 주게 되는 것이다.

 

요즘 아이들이의 ‘왕따’는 이런 심리적인 요소를 이용하는 데까지 진화하였다. 일명 ‘카따’이다. 4대악의 근절이라는 정부의 대응으로 학교폭력이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지만 반대적으로 신체에 대한 왕따가 아닌 정신적인 왕따로 진화한 것이다. ‘카따’는 일단 방장이 멤버를 소집한다. 물론 왕따의 피해자를 부르는 것은 당연하고 부름에 응하지 않을 수도 없다. 그리고는 그 카톡방 안에서 돌아가며 욕하고 인격적인 모욕을 주며, 심한 경우에는 각자가 왕따 아이에게 자신이 가할 행동들을 경쟁적으로 토론하기도 한다. 왕따 피해자는 일차적으로 온라인상에서 심리적 폭력을 당하고는 다시 오프라인 속에서 왕따를 당할 것에 대한 걱정을 하고, 그 후에 실제로 오프라인에서 왕따를 당한다. 이는 과거에 한번 당하던 것에 비교하여 보면 심적인 고통이 3배로 증가한 것이다. 마치 과거 학창시절에 선생님에게 매를 맞으러 가기 전의 두려움처럼 말이다. 즉 처음 카톡방에서 심리적인 상처를 받고 두 번째로 오프라인에서 당할 것이 무엇인지를 알았으니 기다리면서 고통스럽고 세 번째로 실제로 당하면서 고통을 받는 것이다. 결국 사회적인 환경과 체제가 바뀌지 않고 아이들의 생각을 바꾸지 않은 상태에서 외적인 요소만을 해결하려다 보니 발생된 변종된 모습이다. 이것이 카톡의 역기능이다. 우리 아이들이 이런 ‘카따’에 무방비로 노출되어있다. 그리고 성인인 우리들조차도 카톡방에서 “쫛쫛님이 방을 탈퇴했습니다”라는 메시지를 보면 묘한 무시감을 받는다. 아닌 것을 알지만 마치 초청했는데 거부당한 듯 한 그런 느낌을 받는다. 이제 우리는 끊임없이 변하는 새로운 문화 속에 살고 있다. 그리고 모르는 사이에 그 문화의 역기능의 피해자가 되고 있다. 이제 한번쯤은 우리가 누리는 문화를 재조명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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