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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 단] 위기의 건강보험호(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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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형 논설위원

7월 1일부터 75세 이상 어르신 임플란트 보험이 시작되었다. 평생 2개, 재료대를 포함한 수가가 120만원 내외로 아쉬운 점은 있지만, 막가파식 덤핑으로 임플란트를 심어대는 치과들 앞에 무력했던 대부분의 개원의들에게는 분명 도움이 될 것이다.

 

이보다 앞서 2015년도 건강보험의 치과수가 인상률이 2.2%로 결정되었다. 보험공단이 제안한 1.5% 인상률을 도저히 받아 들일 수 없어 협상이 결렬되고 결국 건강보험정책심의회(건정심)의 결정으로 2.2%로 정해진 것이다. 역대 수가인상률의 평균을 밑도는 인상률이고 물가상승률에도 턱없이 부족한 인상률이다. 정부가 밝힌 통계에 따르면 2014년 임금상승률은 3.6%이고, 경제성장률은 3.7%를 전망하고 있다. 한국은행도 2014년 물가상승률을 3.8%로 전망한다고 보고하였다.

 

1980년에 당시 정부는 국민건강보험을 전국민으로 확대 실시를 위해 당시의 관행수가를 조사하였다. 그리고 당시 이 관행수가의 70~80%로 보험수가로 정하면서 점진적으로 올려서 현실화 해주기로 약속하였었다. 그러나 불행히도 이 약속은 지켜진 적이 없다. 건강보험수가 인상율은 의약분업이 있던 2000년을 제외하고는 물가 인상률보다 높았던 적이 거의 없다. 수학적으로 계산하면 처음에 70~80%수준의 보험수가가 30년이 넘게 물가인상률 이하로 인상을 거듭하였다면, 현재의 수가는 적정수가의 50%이하라는 답이 나온다. 그러나 자세한 내막은 이해하기 힘들지만 2007년 심평원의 상대가치연구는 치과의 원가보존율은 61.2%로 30년 전과 비슷한 보존을 해주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의과에 비하여 13%가량 낮은 원가 보존률에 매년마다 반복되는 의협에 비하여 낮은 수가인상률은 어쩌면 치과의사들의 위상과 협회의 협상력을 읽을 수 있는 지표인지도 모르겠다.

 

30년 전 운항을 시작한 건강보험호(號)는 처음부터 70의 적재용량을 가진 배에다 100이라는 화물을 싣고 운행하게 한 것과 같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건강보험호의 선사(船社)인 정부는 지난 30년간 매년 약간의 부력을 추가하고 그보다는 더 많은 화물을 추가 적재하고 운행할 것을 강요하고 있다. 어쩌면 이 건강보험호는 선원인 의료인들은 배의 침몰을 막기 위해 평형수도 빼버리고, 변침도 목숨 걸고 하면서 배를 억지로, 억지로 운행하고 있는 상태인지도 모른다. 어쩌면 이 배는 예상치 못한 낮은 파도라도 오거나 혹은 키를 조금만 더 돌려도 전복될 위험에 처해 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배의 관리를 맞은 공단의 재정현황을 보면 지난 10년간 공단의 운영비와 기타경비의 합은 물론 이월금도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안전은 공짜가 아니다. 안전하고 바른 진료를 하려면 많은 자원이 투입되어야 한다. 바른 장비로 잘 교육되고 훈련된 전문인력들이 정확한 프로토콜에 의하여 진료를 준비하고 진행하여야 사고 없이 원하는 결과에 도달할 수 있다. 정치논리로 진료비를 반토막내고 급여 항목을 확대하는 것은 위험하고 잘못된 진료를 강요하는 것이다. 30년 넘게 이어진 한국 국민건강보험의 저수가 정책과 잘못된 보험정책이 그동안 얼마나 많은 국가적인 손실을 초래하였는지 아무도 모른다. 어쩌면 불필요한 진료를 강요하거나, 필요한 진료와 검사를 못하여 병을 치료할 수 있는 최적의 기회를 놓쳤을 수도 있고 어쩌면, 정말로 어쩌면  생명을 살리 수 있는 기회를 날렸을지도 모른다.

 

OECD 중 하위 5번째 GDP대비 의료비지출, 하위 4번째 공적의료비, 최저수준의 공적의료시설에도 불구하고 한국은 세계적으로 부러워하는 전국민 건강보험 혜택, 세계최초의 임플란트 보험급여는 물론 최고의 외래이용률을 자랑한다.

 

의료인들이 도덕적인 전문가 집단으로 이 사회에서 건강한 역할을 하기 원한다면 그들에게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앵무새처럼 강요해서는 안 된다. 언론과 사회단체들이 틈만 나면 의료인들을 비도덕적이고 밥그릇 싸움이나 하는 집단으로 전락시키면서 ‘노블리스’라고 부르기 미안하지도 않은가? 사회는 그리고 정부는 의료인들이 그들 스스로 ‘노블리스’라는 사실을 이해할 수 있게 존경하고 이에 맞는 사회적 대우를 해 주어야 한다. 그리고 의료인들은 부당한 취급에 침묵하거나 회피하거나 타협하려 하지 말고 자신들의 소신있는 목소리를 분명하게 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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