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무리한 선거공약 남발 속에서 임플란트 4개 확대공약은 시행 시기가 미정일 뿐 기정사실로 확정된 듯한 분위기다. 사실 국민이 고정성 보철 선호 쪽으로 패러다임도 변화했고 치협 회장 선거 때도 단골 공약이었으므로 새삼스러울 것은 없다. 그러나 세계 어느 선진국도 유래가 없는 공적보험으로 임플란트를 확대보장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협회가 복지부와 심평원과 더불어 숙고할 정책을 너무 대통령의 정치력에 기대는 측면이 있다. 3,000명에 가까운 치의들이 두 그룹으로 나뉘고 치협 부회장들도 가세해서 각기 여당, 야당 후보 지지선언을 하는 것은 이상과열을 반영한다. 퍼주기 공약에 들떠서 누가 되든 따놓은 당상인가? 2014년 박근혜 대통령 재임기간 중 최초 시행된 임플란트 보험화는 사실 공약 단계부터 전격적이었다. 치과의사들도 상상도 못할 시점에 보철의 순서를 뛰어넘은 파격이었다. 공단, 심평원조차 예산추정이 불가하다고 하고 일반 언론들도 우선 순위가 아닌 시기상조라고 부정적일 때 어느 치과의사가 관여했는지는 몰라도 절묘한 숫자 2개는 허를 찔렀다. 물론 긍정적 측면은 크다. 전·구치부에서 단일치 수복으로 브릿지 보철로 넘어갈 케이스를 예방한 차원에
2021년 11월 대한여성치과의사회(이하 대여치)는 창립 50주년을 맞이하였다. 1971년 김찬숙 회장을 중심으로 ‘대한여자치의학사회’를 창립하여 회원 간의 친목을 도모하고, 학술 연마와 후배들을 위한 장학금 제도를 마련하였다. 창립 당시 80여명의 여성치과의사가 이제 8,600여명이 되었다. 연말에 발간된 ‘50주년 특집호 W dentist’에는 진료와 육아에 쫓기면서 이 많은 일들을 해낸 선후배들의 열정과 헌신이 담겨있다. 2018년 일련의 미투 사건 이후 음지에 있었던 여성들이 얘기하기 시작했고, 젠더 갈등과는 무관하게 잘 살아간다고 생각했던 전문직 여성(의료인, 법조인, 교수 등)조차도 감추고 싶은 문제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남성이 디폴트인 사회에서 목소리를 내기 힘들고, 여전히 가사와 육아에 시간을 보내야 하는 불평등한 성문화의 민낯을 수면 위로 떠올렸다. 그동안 대여치는 환자를 대면 진료하고 사적인 공간에서 대부분을 보내는 여한의사회, 여의사회와 여성변호사회들과 어려움과 활동을 공유하고 서로를 격려하기도 했다. 최근 대여치는 양적 질적으로 확대되어 다양한 활동으로 일반회원들의 참여를 이끌어 긍정적인 피드백을 받고 있다. 한편 요즘은 여성치과의사가
언제부터인가 ‘치과보조인력 부족현상의 해결’은 개원가의 상시 과제가 되었다. 치협도 지부들도 해결을 위한 시도들을 경주하고 있지만, 가시적으로 해결되고 있는 모양새는 아니다. 이 시대의 근로자들에게 무릇 일터란 출퇴근 시간은 물론 근무시간 중에도 머그잔을 들고 여유로운 대화들을 나누며, 실무능력이 어떠하든 일단 존중받으며, 만족스러운 급여가 지급되는 조건을 갖추어야한다. 그것이 일자리를 찾는 분들(구직자)의 기대이고 제도와 문화도 그런 기대들을 옹호한다. 한편 인력을 구하는 분들(구인자)의 바람은 대개 그 반대 조건들로 이뤄지는데, 문제의 핵심은 적당해야 할 구직 측의 기대와 구인 측 바람 사이의 거리가 멀어져도 너무 멀어져버렸다는 이 한 가지 명제로 수렴된다. 필자는 서울지부 구인구직특별위원회(이하 위원회) 위원으로 몸담으며 해결방안을 모색하는데 미력으로나마 참여해오고 있다. 치과진료현장에서 보조인력으로 진료행위에 참여할 수 있는 자격자를 치과위생사와 간호조무사로 보면, 치과위생사는 이미 치과진료에 특화된 교육과정을 수료한 상태이니, 치과보조인력교육의 주 대상자를 간호조무사로 보고 진행하는 위원회 시행사업이 하나 있다. 이 사업에서는 치과보조인력 업무교육
요즘은 치료를 받으러 오는 외국인 노동자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합법적으로 또는 비합법적으로 국내에 거주하고 있는 외국인이 점점 늘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주말이면 삼삼오오 시내중심가에 낯선 이방인처럼 모여 있는 그들은 이제 합법과 불법 경계의 불안한 시간을 지나 우리 경제체제에서 중요한 구성원으로 조금씩 자리 잡고 있다. 외국인 노동자의 증가는 일견 코리아드림을 쫓아 온 것처럼 보이지만, 우리 사회의 필요가 더 크다고 볼 수 있다. 90년 이후 경제수준이 크게 향상되면서 제조업, 조선업, 건설업 등 3D업종은 치솟는 임금을 감당할 수 없게 되었다. 임금문제로 고민하던 정부와 재계의 유일한 대안이 값싼 외국 인력의 수입이었다. 단순노동 저임금산업의 인력구조는 자연스럽게 내국인에서 외국인으로 바뀌었다. 외국인 노동자들은 우리 경제의 필요에 의해서 왔고 지금도 그 역할을 다하고 있다. 그렇지만 우리 사회에서 외국인 노동자를 대하는 시선은 그리 살갑지 않다. 사회 시선은 여전히 피부색을 구분하고 있고, 3D업종을 담당하는 외국인 노동자들에 대한 감정은 고마움보다는 차별에 더 가깝다. 미국이나 유럽에서 보던 외국인에 대한 차별과 혐오가 우리 사회 곳곳에서 나타나
여당에서 노년층에 대한 임플란트 건강보험 적용 범위 확대 공약을 내놨다. 65세 이상에 대한 임플란트 건강보험 적용 개수를 현행 2개에서 4개로 늘리고, 적용 대상이 아니었던 60∼64세도 2개까지 건강보험을 적용한다는 내용이다. 이런 공약을 두고 포퓰리즘이라는 지적도 나왔지만 구강건강의 중요성을 최우선으로 하는 정책이 공약으로 나온 것에 대해 치과계의 노력을 높이 평가하고 치과인의 입장에서 크게 환영한다. 아직 다른 당에서는 공약으로 나오지 않았고 대선의 결과가 어떻게 될지 알 수는 없지만, 임플란트 수가가 유지되고 이 정책이 실현된다면 개원가에선 이보다도 더 반가운 소식은 없을 것이다. 그리고 국민들에게도 박수 받을 만한 공약이다. 이번 공약이 발표되기 전에 협회 차원에서 임플란트 보험 4개 확대 정책을 적극 제안한 것에 대해서 일부에서 걱정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일반 개원의 입장에서는 이번 정책제안에 대해서 적극 찬성하는 분위기다. 다만, 임플란트 보험적용 수가 증가하면서 임플란트 보험수가가 내려 갈까봐 우려하고 있다. 이것은 정부와 건강보험공단에 대한 치과계의 신뢰가 높지 않기 때문에 일어나는 염려일 것이다. “이 걱정은 기우였다”라는 결론을 만들
현재 대한치과의사협회의 이사 임면권에 대한 논의가 한창이다. 임명권이 아닌 임면권, 과연 어떤 차이가 있는가? 임면권은 임명하고 해임할 수 있는 권한을 회장에게 부여하는 것이다. 치과의사로 살면서 지부 분회에서 임원을 한다는 것은 말 그대로 봉사직이자 명예직이다. 서로 직을 맡으려고 다투는 상황은 과거의 이야기가 됐다. 지금의 현실은 서로 안 하려고 미루다가 어쩔 수 없이 맡게 되는 게 대다수 분회 임원이지 않을까? 현재 대다수 분회에서 임원은 회장이 선임하고 총회의 승인을 받는 방식이다. 회장이 선임하는 것은 회장과 뜻이 잘 맞는 인사를 영입하려고 하는 것이고, 총회의 승인은 임원의 독립성을 보장하기 위함이다. 회장이 임원을 선임했지만, 임원은 총회의 승인이라는 절차를 거쳐 독립된 지위를 획득하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임원 각자는 회원이 결국 선출하는 것이다. 임원은 회장의 회무에 찬성할 수도 있지만, 필요할 때 반대의견을 피력함으로써 회원들의 이익을 극대화하겠다는 우리 선배들의 의지가 담겨있는 것이다. 이러한 임원 독립성의 꽃은 함부로 해임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대한치과의사협회 정관에서도 오로지 총회의 의결로만 해임이 가능토록 했다. 그것은 임원이 업무를
목요일이던 지난해 5월 27일 저녁 무렵, 김 실장이 파래진 얼굴로 원장실에 들어와 “원장님, 야단났어요, 월요일 오후에 임플란트 브릿지가 빠져서 다시 붙이고 갔던 아무개 환자분이 수요일에 코로나 확진이 되어서 우리 치과에 역학조사 나온대요, 어떡하죠? 방금 연락이 왔어요. 서구보건소에서 역학조사 나온다고요” 이렇게 말했다. 여섯 시가 되기 조금 전에 소독통을 메고 나타난 방역요원은 서구보건소에서 나왔다며 치과의 이곳저곳에 약을 뿌려댄 후 사라졌다. 곧이어 올라온 역학조사 요원들은 문제의 환자를 어디에서 진료했는지 물어봤다. 치과 구조를 살핀 후 진료공간이 모두 분리돼 환자 간의 전파는 없었을 거라고 했다. 코로나 확진 환자를 진료했던 24일은 백화점 정기휴일이라 문 연 매장이 없었다는 사실을 확인한 후 진료를 했던 필자와 김 실장만을 밀접 접촉자로 분류했다. 그리고는 5월 28일부터 6월 8일 오전까지 집에서 2주간의 격리를 해야 한다는 사실과 내일 거주지 관할 보건소에 가서 검사를 받으라 하고는 사라졌다. 다행히도 오전 근무인 김선생과 오후 근무인 남선생은 동선이 겹치지 않았기에 남선생과 김선생에게 뒷일을 부탁하고 2주간의 격리생활을 시작했다. 담당 보건
진료를 하면서 답답하게 느꼈던 부분 중 하나는 환자의 치료결과를 ‘정확하게예상’하기가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이었다. 턱관절이 불편한 환자에게 주의사항을 설명하고 약을 처방하고 물리치료를 한다면 얼마만큼 치료해야 환자의 증상이 없어질지 미리 알 수 있을까? 입술돌출감이 있는 환자에서 제1소구치 발치를 하면 치료 후 입술이 3.5㎜ 들어갈지 4.0㎜ 들어갈지 정확하게 예측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이과생의 특성인지, 정확한 결과를 모르는 상태로 진료를 해야 한다는 점 때문에 마음이 불편했다. 그러던 어느 날, 캐드캠을 이용한 투명교정치료가 개발되고 점점 인기를 끌게 되었다. 환자의 치아들을 모니터로 살펴보면서, 0.1㎜ 단위로 치아를 정밀하게 순차적으로 이동시켜 좋은 교합을 만드는 모습은 무척 아름답게 보였고, 결과를 정밀하게 계획하여 치료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었다. 평소 아쉽게 느꼈던 예측의 어려움, 매번 환자의 상태를 살펴 철사를 조절해야하는 번거로움을 극복하고 처음부터 쭉 계획한대로 이루어지는 치료라니! 투명교정치료가 기업들에 의해 본격적으로 소개되고 사용된 지 20년이 넘어가면서 많은 환자들의 치료결과가 나왔고 많은 관련논문이 발표되었다. 수많은 투명교정
1년 전 코로나19 백신 임상실험이 성공한 뒤부터 코로나19 대재앙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희망을 갖고 버킷 리스트를 작성하며 2021년을 상상해 왔다. 그러나 1년이 지난 지금 달라진 건 없었다. 백신 접종으로 불안감은 일부 해소되었으나 오히려 인도의 델타, 남아공의 오미크론이라는 새로운 바이러스 변종에 의해 전 세계의 위드 코로나 상황은 더욱 악화되었다. 정부의 백신 공급이 늦어진 탓에 세계 다른 나라들보다 늦은 11월부터 진행된 우리나라의 위드 코로나는 시행 45일만에 다시 1년 전 상황인 거리두기 4단계로 돌아가게 되었다. 코로나19 확진자, 위중증 환자, 사망자 수가 연일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늘어나면서 정부가 결국 복귀 카드를 꺼냈다. 정부의 조기 백신 도입이 실패했음에도 빠르게 세계 최고 수준의 접종률을 기록할 만큼 협조를 다한 국민들도 허탈감에 빠졌다. 마스크를 과감히 벗어던진 서구권 국가들과 달리 접종 완료 후에도 마스크를 쓰며 정부의 방역지침을 준수하며 견뎠기에 상실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더 심각한 문제는 위중증 환자 수와 사망자 수다. 14일 0시 기준으로 하루 사망자는 94명에 이르렀다. 신규 위중증 환자 수도 19일 0시 기준 1
선천성 기형 중 다섯 번째로 높은 빈도를 보이는 질환이 있다. 구순구개열이다. 우리나라에서 구순구개열의 발생률은 1만명당 11~17명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러한 구순구개열 환자의 교정치료는 치과교정 영역에서도 난이도가 높은 술식에 해당된다. 치조열이 있는 경우, 치아의 결손이 많고, 정상적인 치아의 맹출이 어렵고 치조골 이식술이 수반되는 교정치료를 해야 한다. 경구개열이 있는 경우 술 후 발생되는 반흔 조직 때문에 악궁 확장 치료를 하여도 치료가 잘 안될 뿐만 아니라 정상적인 환자에 비해 재발이 잘 되고, 안정성이 떨어진다. 그리고 구개열을 가진 환자의 경우 수술의 반흔 때문에 상악 성장이 저해되어, 결국 악교정수술을 동반한 치료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 또한 각 단계에서 적절한 치료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이는 다음 단계 치료의 예후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단계별로 적절한 치료를 시행하는 것은 치과교정과 전문의에게도 쉬운 일이 아니다. 따라서 구순구개열 환자는 출생부터 성인기까지 치과교정과전문의 내지는 구순구개열 환자에 대한 치료 경험이 많은 치과의사의 주도 하에 일관된 프로토콜에 따른 적절히 관리를 받아야 한다. 건강보험 중기보장성 강화방안 중 하나로 구순구
최근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와 코로나19 환자의 폭발적인 증가에 따라 갑자기 방역에 비상이 걸리고 방역수칙 단계도 올라갔다. 지난 2년여 동안 힘겹게 방역을 하고 백신을 맞고 방역수칙을 잘 지켰건만, 확진자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더군다나 오미크론 변이까지 등장, 환자가 마스크를 벗고 진료에 임해야 하는 치과 의료기관에겐 더욱 더 힘든 일의 연속이라 할 수 있다. 잠자는 시간과 먹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줄곧 마스크를 써야하고, 해외여행도 마음 편히 가지 못하니 코로나 블루(코로나 우울증)가 염려되기도 한다. 바이러스가 계속 잡히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정부와 정책을 세우고 하는 사람들의 잘못인가? 우리는 백신도 맞고 수칙도 잘 지키지 않았는가라고 원망을 해보기도 한다. ‘과거만큼 좋은 스승은 없다’라는 말이 있다. 경험이라는 것이 쌓여서 그것이 삶을 살아가는 지혜가 되고 좋은 스승이 될 거라는 말이다. 작년 초 코로나 바이러스가 처음 우리나라에 들어왔을 때 누가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조심하고 사람들과의 모임도 미뤘다. 또 하루에 30명 정도의 확진자만 나와도 마치 큰일이라도 난 것처럼 스스로 방역수칙을 잘 지켰다. 하지만 지금은 그러한 초심은 온 데 간 데
과거 역사 속 인물을 얘기할 때 우리는 그들의 수많은 일화 속에 한 두 가지만 기억한다. 세세한 기억은 역사가나 그들 자손들의 몫일 뿐 대중의 머릿속에는 그리 많은 용량을 담지 않는다. 손기정하면 우리는 마라톤 영웅을 떠올리고, 백남준하면 요란한 브라운관 속에서 시간을 넘나든 미디어 아티스트를 떠올린다. 우리는 단 한 줄 프로필로 그들을 기억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평범하게 사는 우리들이야 대중에게 그마저 기억나게 하는 존재는 아닐 수 있겠지만 적어도 진료실이라는 울타리 안에서는 엄한 선생님, 친구같은 의사아저씨 등등 환자들에게 어떤 모습으로든지 한줄 평을 얻을 수는 있을 것이다. 잊지 말자는 것이다. 자신이 사람들에게 어떤 한 줄의 평으로 남아 있을지, 최소한 좋은 이미지, 선한 이미지로 남아 있기를 바라자는 것이다. 우리가 속한 이 사회에서 그래도 내가 살다가면서 나를 기억하는 모든 이들에게 공통으로 좋은 언어로 한 줄짜리 기억이라도 얻어낼 수 있다면 살아온 인생이 그래도 좀 괜찮다고 생각하지 않을까. 그러나 사실 그게 쉽지만은 않은 일이다. 요즘은 그나마 그런 한 줄의 평을 얻기도 힘든 시대에 살고 있는 것 같다. 세상이 과거처럼 음미할 시간을 주지 않
1999년 12월 31일. 2000년 새해를 맞이하기 직전에 지구촌의 수많은 사람들은 두려움과 불안에 떨었다. 그 중에는 Y2K로 인한 혼란과 정전사태 등에 대비하여 가정용 발전기 등을 구입하고 생필품을 비축하겠다는 사람들도 적지 않았다. 신문과 방송에서는 혹 발생할지도 모르는 ‘Y2K 가상 시나리오’들을 여러 차례에 걸쳐서 보도하기에 바빴다. 가상 시나리오의 주요 내용들은 △원자력 발전소에서 오작동이 일어나서 전력 공급이 끊기거나 방사능 누출 사고가 일어난다 △신용카드와 은행의 전산망이 마비되어 금융 시스템에 일대 혼란이 일어난다 △병원의 의료기기가 오류를 일으켜서 중환자가 사망하고 환자들의 전산기록이 엉망이 된다 등 우리 일상생활의 여러 분야에 걸쳐서 커다란 혼란이 초래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심지어 컴퓨터 오작동으로 3차 세계대전이 일어나거나 핵폭탄을 관리하는 컴퓨터가 오작동을 일으켜 핵전쟁으로 인류가 멸망한다는 이야기로 종말론까지 나오기도 하였다. KT의 유·무선 인터넷 서비스가 내부 장애로 멈춰선 지난 10월 25일 오전 11시 20분부터 40여분간 대한민국 전국에 대혼란이 일어났다. 온라인수업은 멈추었고, 재택근무 시 업무는 마비되었다. 배달주문,
11월부터 위드코로나가 시행됨을 환영한다. 진작에 했어야 할 것인데 햇수로는 2년 만에 졸업이다. 매일 뉴스에서 보는 확진자수는 전두환 대통령 시대 국보위 소식을 접하는 듯하다. 아예 다른 채널로 돌린다는 사람도 있고, 지겹고 무감각해져서 정말 코로나 실체가 있기는 있는 건가 의구심이 든다는 사람도 있다. 조기암 발견하듯 진단기술이 너무 발전해서 확진자라는 주홍글씨 딱지를 붙여 격리시키는 탓이다. 진술에 의존하는 역학조사와 코호트 격리는 한계가 있다. 국가와 인간과 언론이 병을 우대하고 포장해 확대재생산 한다는 느낌이 있다. 중국 연구소에서 유출된 바이러스 탓이라는 의심도 여전하다. 늦었지만 정부는 ‘정치방역’ 오명과 누명을 벗은 셈이 됐지만 자영업자들은 큰 희생을 당했다. 이만큼이라도 진정시킨 것은 의료인들의 헌신 덕분이고 국민들의 수동적 수용 덕분이다. 그간 세계 각국의 코로나 대처법을 보면 그 나라의 성격과 국격이 엿보인다. 이번 세계적 사태에서 제일 큰 공헌을 한 국가는 영국으로 보인다. 19세기 대국의 저력이 다시 한 번 재현된 것이며 이미 17세기에 국민들의 혁명으로 민주주의를 쟁취한 나라답다. 최초로 AZ백신을 생산했으며, 위드코로나 정책을 실시
얼마 전 친하게 지내던 고등학교 친구를 만났다. 지방에서 대학을 나와 바로 굴지의 대기업 연구소에 입사하여 지금껏 대접받으며 다녔는데 귀농을 준비 중이라고 하였다. 퇴직까지 2년이 남긴했지만 그는 벌써 시골에 땅도 사고 집도 사두었다고 했다. 귀농 후 삶에 대한 기대에 들떠 있었고 너무나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농사계획까지 하고 있었다. 비슷하겠지만 필자 나이 54세니 퇴직한 친구가 많다. 퇴직…, 사실 우리 같은 자영업자에겐 실감나는 말은 아니다. 시쳇말로 손 안떨릴 때까지 일을 할 수 있으니 말이다. 한번은 집근처에 사는 후배 둘이 저녁을 사겠다고 해서 나갔다. 둘 다 쉰이 넘은 친구들이라 병원도 안정적으로 꾸려가는 지라 여유가 있다. 문득 퇴직에 대해, 퇴직 후의 삶에 대해 준비를 하고 있는지 물었다. 둘 다 아무런 준비를 하고 있지 않다고 했다. 사실 주변에 퇴직을 미리 준비하는 동료를 거의 본적이 없는 것 같다. 화수분처럼 병원에 출근하면 돈은 늘 나오는 거 아닌가하는 생각을 필자 역시 하고 있다. 2020년 국민연금에서 발표한 은퇴 후 1인 한 달 적정 생활비는 154만원이다. 1인 기준으로 은퇴 후 30년을 산다면 5억5,400만원이 필요하다. 부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