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2.19 (금)

  • 맑음동두천 7.3℃
  • 구름많음강릉 14.3℃
  • 맑음서울 8.8℃
  • 맑음대전 10.5℃
  • 구름조금대구 11.0℃
  • 구름조금울산 14.8℃
  • 맑음광주 15.8℃
  • 맑음부산 15.6℃
  • 맑음고창 15.4℃
  • 구름많음제주 16.9℃
  • 맑음강화 8.3℃
  • 맑음보은 9.3℃
  • 맑음금산 12.2℃
  • 맑음강진군 14.1℃
  • 맑음경주시 12.0℃
  • 맑음거제 10.5℃
기상청 제공
PDF 바로가기

[치과신문 논단] 선무당

URL복사

조영진 논설위원 / 대전광역시치과의사회장

선한 의도로 시작한 일이라도 재난적 결과를 낳는 상황이 왕왕 나타나곤 하는데, 특히 능력이 부족한 사람이 일을 벌이기 시작하면 그 결과는 주변 사람들에게 엄청난 민폐가 되기 쉽다. 하물며 일국의 국정을 맡은 지도자라면 그 결과는 전 국민에게 무간지옥 같은 재앙으로 쏟아지게 마련이다.

 

前정부는 지난 2017년 8월 성모병원에서 대통령이 비급여 진료의 급여화를 확대하는 보장성 강화 정책인 일명 ‘문재인 케어’를 공표했다. 이는 ‘상급병실의 사용료와 특진비 제도 폐지’, ‘보험급여가 제한되던 CT, MRI, 초음파 촬영의 단계적 보험급여 적용’ 등이 골자였는데, 이는 보여주기식 정치에만 몰두하던 지난 정부의 인기 영합 정책의 끝판왕인 셈이었다.

 

역대 보수 정권이 보장률이 60%에 불과해 국민의 원성을 사곤 했던 국민건강 보험의 보장성 강화를 위해 심혈을 기울여 왔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는 일종의 숨바꼭질 놀음과도 같아 몇몇 종목을 보험화하면 민간 의료 공급자 측에서는 ‘도수치료’와 같은 새로운 비급여 항목을 개발(?)해 정부의 보장성 강화 노력을 수포로 만들곤 했다.

 

문재인 케어 실시로 병의원의 CT, MRI, 초음파 촬영 장비도입이 본격화했고1), 촬영 건수도 급증해2) MRI는 2017년 140만 건에서 2020년 354만 건으로 2.5배, 초음파의 경우 같은 기간 529만 건에서 1,631만 건으로 3배 이상 증가했다.

 

건강보험 재정의 건전성을 위협하고, 실손 보험사는 130%가 넘는 손해율을 보여 가파른 보험료 인상을 예고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단순 두통 환자의 MRI 촬영 건수가 이전과 비교해 10배가량 늘어났지만, 뇌 MRI는 1.02배 늘어난 데 그쳐 해당 정책이 중증질환의 보장보다는 공급자와 진료를 받는 사람의 도덕적 해이로 건강보험 재정 낭비를 촉진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고가로 꼽히는 CT·MRI·PET 진료비는 지난 2015년 약 1조7,000억원에서 2019년 약 2조9,000억원으로 67%나 급증했다. 환자들도 고초를 겪긴 매한가지였다. 낮에 밀려드는 외래환자 촬영을 위해 수술을 앞둔 입원환자는 심야나 새벽이 돼서야 MRI 촬영을 해야 하는 실정이다. 촬영 후 24시간 이내에 판독을 완료해야 하므로 일부에선 판독을 외주하고 있다는 소문도 들린다.

 

치과의사와는 거리가 먼 이야기라 생각할 수 있지만, 잘못된 정책의 재난적 결과는 우리 치과의사에게도 발등의 등불이 됐다. 전 국민의 피폭선량 급증으로 평생 1~2회 정도면 충분하던 진단용 방사선 안전 관리자 교육을 앞으로는 2년에 한 번 받게 되며, 미이수 시 적게는 50만원에서 100만원에 달하는 과태료가 부과된다는 질병관리청의 친절한(?) 공문을 받는 상황이 됐다.

 

국정 운영에 필요한 기본 지식, 균형 감각이나 정책 시행 시의 부작용 확인을 위한 철저한 사전 모의실험은 전혀 없이, 건강보험 관계자나 실무진의 조언을 철저히 무시하고 밀어붙인 선한 의도라는 이념으로 중무장한 선무당의 굿에 녹아나는 것은 결국 선량한 국민 모두인 셈이다. ‘최저임금 인상’이나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도 그러한 예다.

 

 


1. 초음파장비는 2016년 2만7,161대에서 2020년 3만5,660대로 증가, 이하 데일리팜, 이정환 기자 2021-08-19

2. MRI는 2017년 140만 건에서 2020년 354만 건으로 2.5배, 초음파의 경우 같은 기간 529만 건에서 1,631만 건으로 3배 이상 증가했다.


오피니언

더보기


배너

심리학 이야기

더보기
을사년 첫눈과 송년단상(送年斷想)
올해도 이제 보름밖에 남지 않았다. 개인적으로 별문제가 없었는데도 사회적으로 혼란하다 보니 분위기에 휩쓸려 어떻게 한해가 지나갔는지도 모를 정도로 정신없이 지나간 느낌이다. 우리 사회는 자다가 홍두깨라는 말처럼 느닷없었던 지난해 말 계엄으로 시작된 일련의 사건들이 마무리되어가고 있다. 아마도 올해 10대 뉴스는 대통령선거 등 계엄으로 유발되어 벌어진 사건으로 채워질 가능성이 높다. 지난 금요일 첫눈이 내렸다. 수북하게 내려서 서설이었다. 많이 내린 눈으로 도로는 마비되었고 심지어 자동차를 버리고 가는 일까지 생겼다. 갑자기 내린 눈으로 인한 사고에 대한 이야기만 있었지 뉴스 어디에도 ‘서설’이란 말을 하는 곳은 찾아볼 수 없었다. 낭만이 없어진 탓인지 아니면 MZ기자들이 서설이란 단어를 모를지도 모른다. 혹은 서설이란 단어가 시대에 뒤처진 용어 탓일 수도 있다. 첫눈 교통 대란으로 서설이란 단어는 듣지 못한 채 눈이 녹으며 관심도 녹았다. 서설(瑞雪)이란 상서롭고 길한 징조라는 뜻이다. 옛 농경 시대에 눈이 많이 오면 땅이 얼어붙는 것을 막아주고, 눈이 녹으면서 토양에 충분한 수분을 공급하여 이듬해 농사에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였다. 첫눈이 많이 내릴수록

재테크

더보기

2025년 12월 금리 인하 사이클 후반부, 나스닥100 자산배분

2025년 11월 3일 고점 이후 약 보름간의 가파른 조정을 거친 나스닥100 지수는 12월 10일까지 약 2주간 반등세를 이어왔다. 그러나 지난주 금요일부터 다시 조정이 시작됐고, 이번 주 내내 이어지고 있는 하락 흐름은 자산배분 투자자에게 중요한 판단 구간에 진입했음을 시사한다. 현 시점에서 나스닥100 지수의 위치를 해석하기 위해서는 개별 종목이나 단기적인 수급보다도 연준의 금리 사이클과 그에 따른 시장 구조를 먼저 점검할 필요가 있다. 자산배분 투자는 언제나 방향을 맞히는 수단이 아니라, 현재 시장이 사이클의 어느 지점에 위치해 있는지를 판단하는 전략이기 때문이다. 현재 자산 시장을 이해하는 데 유용한 틀 중 하나는 코스톨라니 달걀 모형이다. 이 모형에서 금리 인하 사이클은 A, B, C, D 네 구간으로 나뉘며, 각 구간마다 자산별 유불리가 뚜렷하게 갈린다. 현 시점은 B에서 C로 넘어가는 과정의 최후반부에 해당한다. 아직 본격적인 위기 국면인 C에 진입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금리 인하가 누적되면서 시장 내부의 긴장도는 분명히 높아지고 있다. 이 구간의 특징은 위험자산이 마지막 상승을 시도할 수 있다는 점이다.


보험칼럼

더보기

알아두면 힘이 되는 요양급여비 심사제도_④현지조사

건강보험에서의 현지조사는 요양기관이 지급받은 요양급여비용 등에 대해 세부진료내역을 근거로 사실관계 및 적법 여부를 확인·조사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조사 결과에 따라 부당이득이 확인된다면 이에 대해 환수와 행정처분이 이뤄지게 된다. 이러한 현지조사와 유사한 업무로 심평원 주관으로 이뤄지는 방문심사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주관이 되는 현지확인이 있는데, 실제 조사를 받는 입장에서는 조사 자체의 부담감 때문에 모두 다 똑같은 현지조사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실시 주관에 따라 내용 및 절차, 조치사항이 다르기 때문에 해당 조사가 현지조사인지 현지확인인지, 혹은 방문심사인지를 먼저 정확히 파악한 후 적절한 대처를 해야 한다. 건강보험공단의 현지확인은 통상적으로 요양기관 직원의 내부 고발이 있거나 급여 사후관리 과정에서 의심되는 사례가 있을 때 수진자 조회 및 진료기록부와 같은 관련 서류 제출 요구 등의 절차를 거친 후에 이뤄진다. 그 외에도 거짓·부당청구의 개연성이 높은 요양기관의 경우에는 별도의 서류 제출 요구 없이 바로 현지확인을 진행하기도 한다. 그리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방문심사는 심사과정에서 부당청구가 의심되거나, 지표연동자율개선제 미개선기관 중 부당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