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6월부터 시행되는 ‘대리수술금지법’ 또는 ‘유령수술방지법’으로 이름 붙여진 의료법 개정안은 ‘설명의 의무’를 형법으로 다루게 된 것으로 시행 전부터 논란이 많다. 강남 성형외과에서 환자 모르게 다른 의사가 수술한 것이 사회적으로 논란이 되면서 만들어진 법이다. 하지만 우선 죄형법정주의가 근간인 형법에서 행하지 않은 것에 대한 책임을 묻는 것이 법리적 모순을 지닌다. 즉 설명되지 않은 것에 대하여까지 책임을 확대하는 것이 문제이다. ‘설명의 의무’는 ‘환자의 알 권리’에서 출발하였다. 그러나 그것이 이젠 형법에서까지 의료행위에 간섭을 하게 되었다. 인간의 생명을 다루는 특수성에 대한 고려가 필요한 의료행위를 단순히 물건을 팔고 사거나 부동산을 계약하는 것과 같다고 생각한 것이다. 이 법이 얼핏 환자를 위한 듯 하지만 조금만 생각하면 이는 의료행위에서 환자의 마음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오류를 범하고 있다. 이 법의 탄생은 환자의 알권리를 넘어서 환자의 마음에 대한 배려를 포함한 의료행위에 대한 진료권을 침해한다. 극단적으로 주사를 맞으면 많이 아프지 않느냐는 아이의 질문에 대하여 아프지 않은 주사라고 대답하면 법 위반이 될 수 있으므로 많이 아플 수 있다는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집착’이란 단어를 자주 사용한다. 집착의 사전적 의미는 ‘어떤 것에 늘 마음이 쏠려 잊지 못하고 매달림’이다. 불교 용어로는 ‘그릇된 분별로써 어떤 것을 탐내어 그것에서 벗어나지 못함’이다. 그런데 영어표현으로 집착에 딱 맞는 용어가 없다는 것은 매우 흥미롭다. Attachment는 애착이고 Fixation은 고착이라 번역한다. Obsession은 강박이고 Paranoia는 편집증이다. 따라서 집착에 정확하게 해당하는 용어를 찾기가 어렵다. 일부 사람들은 애착과 집착이 유사한 유형인데 결과가 긍정적이면 애착이라 하고 부정적 결과를 초래하면 집착이라고 하기도 한다. 하지만 불교적 개념에서의 집착은 애착도 포함한 광범위한 개념이다. 아마도 집착이란 단어가 ‘건달, 이판사판, 아수라판’ 등과 같이 불교적 개념을 지니고 장착한 탓인 듯싶다. 이런 심리를 강도에 따라 분류해보면 ‘애착<집착<고착<강박<편집’이라고 생각해볼 수 있다. 애착에 대한 연구는 2차 세계대전 때 시작됐다. 적의 폭격을 피하기 위해 시골로 피한 아이들이 부모들과 떨어져 생활하면서 심리적 문제가 발생하여 연구가 시작됐다. 애착이나 집착이나 분리불안이나 욕
일본 삿포로를 다녀오던 길에 공항 출국장이 많은 인파로 대기하는 줄이 길게 늘어섰다. 요즘 저가항공의 등장으로 제주와 일본은 과거에 비하여 항공료 반값으로 여행이 가능하여 관광지는 인파가 많은 편이다. 날씨가 추운 탓과 눈이 많이 내린 이유인지 노인 팀은 별로 보이지 않았지만 중장년이 많았다. 긴 줄에서 지루하게 기다리다보니 본의 아니게 앞에 서있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들려온다. 일부러 들으려했다기보다는 쉼 없는 대화가 들려왔다는 것이 옳겠다. 두 팀이 있었다. 앞쪽 6명은 대략 45~50대 정도의 중년 여성 집단이고, 뒤쪽 4명은 30대 초중반 쯤 되어보였다. 오랜 시간 지루했던 두 집단은 자연스럽게 관광을 온 이유로 대화를 시작하였다. 중년여성 팀은 이번에 고3이 끝나고 대입시험이 종료된 엄마들의 관광이었다. 30대 여성 팀은 아이들이 초등학교 3~5학년 정도의 엄마들로 고등학교 동창모임에서 온 것이었다. 중년 팀은 30대 팀에게 끊임없이 앞으로 벌어질 아이들의 일에 대하여 무용담처럼 가르쳐주었다. 그 이야기를 듣던 필자는 그들의 이야기 속에서 그들이 생각하지 못하는 오류를 발견하였다. 그들은 마치 자식이 대학에 합격하는 순간 부모로써 해야 할 일들이 모두
이삿날을 잡고 물건을 정리하다 보니 여러 가지에 놀랐다. 크게는 옷에서 작게는 연필 한 자루까지 내가 지닌 물건이 너무 많음에 놀랐다. 버릴 것을 정리하는데 이런저런 사연으로 쓰지도 않으면서 버리지 못하는 마음에 놀랐다. 무엇을 지니고 있는지도 모르면서도 일단 보면 버리지 못하는 집착에 놀랐다. 특히 책을 정리하면서 한 번에 정리하지 못하는 모습에 놀랐다. 처음 정리에서는 기억 속에서 잊힌 것이 정리되었다. 한 무더기의 책이 빠졌지만 책장에 표도 안 났다. 두 번째로는 오랫동안 보지 않아서 빛바랜 책과 몇 년 이상 보지 않았던 책을 추렸다. 다음에는 공연에서 구입한 팸플릿이나 전시장에서 받은 카탈로그를 추렸다. 그 다음에는 1년 이상 보지 않은 책을 모두 대상에 포함시켰다. 그 후엔 누군가에게 중고로라도 도움이 될 수 있는 책을 포함시켰다. 마지막으로는 필자가 글을 쓰는데 필요한 책을 제외한 모든 책을 정리하는 것으로 마무리하였다. 책마다 사연이 있으니 버리는데 주저했다. 어떤 책은 사진이 좋고 어떤 카탈로그는 유명화가의 작품회인 등 정리하지 못할 나름의 이유를 하나씩은 가지고 있었다. 이것이 나이가 들수록 물건이 늘어나는 이유이고 또 버리지 못하는 이유이다
사람의 마음을 다루는 분야는 크게 학문적으로 심리학과 철학이 있고 종교적으로는 불교적 접근이 있다. 학문적 접근은 결과론에서 시작하는 것이 심리학이고 원인론으로 접근하면 철학이 된다. 여기서 ‘나(self)’를 그냥 인정하고 당연한 존재로 받아들이면 학문이고 나의 존재에 이유를 달면 종교이다. 신이 있는 종교에서 ‘나’는 신의 피조물이고, 신이 없는 종교에서는 우주의 일원이다. 심리학에서 ‘나’는 생각하는 의식과 생각하지 못하는 무의식을 가진다. 학문적 무의식은 살아오는 동안에 경험한 추억으로 우리 기억 어딘가에 숨어있으며 작용을 한다. 이것으로 좀 더 확대하여 전생의 경험까지 포함시키면 종교이며 불교가 속한다. 이런 이론적 확대가 불교의 윤회사상이다. 사람의 생각은 한순간도 쉬지 않는다. 또 생각에 따라 마음은 좋기도 하고, 싫기도 하고, 편안하기도 하고, 화나기도 한다. 결국 마음의 반응은 생각이라는 원인에 따라 나타나는 현상이거나 판정의 결과물이다. 따라서 생각을 알면 마음의 작용을 알기가 조금 쉬워진다. 생각은 크게 셋으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는 외부의 자극에 따라서 반응하는 생각이다. 즉 눈으로 TV를 보거나, 귀로 음악을 듣거나, 냄새를 맡거나
얼마 전 TV에서 드라마로 제작되었던 ‘마음의 소리’라는 인기 웹툰이 있다. 일상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이 사소한 마음에서 시작되는 것을 에피소드로 엮었다. 다양한 시각에서 조명하여 웃음을 준다. 이렇게 우리들의 모든 행동의 시작에는 마음이 있다. 머릿속에서 인위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경우도 있지만 반대로 행동하는 경우도 있다. 생각에는 사회 도덕적으로 당연한 것과 자신의 본능에 따라 생각하는 것이 있다. 이것을 프로이드는 슈퍼에고, 에고, 이드로 나누기도 하고 의식과 무의식으로 나누기도 하였다. 무의식 속에는 기억을 하든지 못하든지 자신이 과거에 체험한 모든 경험이 기록되어있다. 그리고 그런 경험된 추억은 무의식의 창고에 보관되어 있다가 마치 인체의 항원항체 반응처럼 유사한 사건이나 상황을 다시 접하게 되면 튀어나와 작용을 하게 된다. 예를들어 처음 만나지만 어떤 사람은 호감이 가고 어떤 사람은 이유 없이 싫다. 어떤 색은 좋고 어떤 색은 싫다. 이런 모든 개인적인 취향이나 행동의 내면에는 각자 과거의 경험이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 심리학의 가장 기본적인 논리이다. 일례로 선거가 있다. 선거철이 되면 종종 누가 당선될까에 대하여 자주 거론하고 궁금해 한다. 선
미국 신임 대통령 트럼프는 2300년 전 중국 진나라 황제였던 진시황을 생각나게 한다. 진시황은 중국을 통일하기 전에 한 때, 법치주의자였던 한비자에게 심취하였다. 그런데 한비자와 연루된 외지인간첩사건이 발생하였다. 당시 힘이 약한 한나라가 진나라를 위하여 치수사업을 도울 전문가와 한비자의 파견을 제안하고 시행하였다. 그러나 실제는 막강한 국력을 지닌 진나라의 국력을 딴 곳으로 돌려서 한나라를 공격하지 못하게 하려는 의도였는데 그것이 들통이 난 사건이다. 이에 진시황은 종실 귀족들의 이야기를 듣고 관직에 있는 진나라 출신이 아닌 모든 외지인들은 진나라를 떠날 것을 명령하였다. 이것이 유명한 축객령(逐客令)이다. 이 사건으로 법가로 유명한 한비자는 투옥되었다가 자살하게 된다. 이 때 진나라의 통일에 지대한 역할을 하게 될 이사도 쫓겨날 처지가 되자 진시황에게 외국인을 쫓아내면 안된다는 상소를 올렸고 그것이 중국 역사상 최고의 명문장으로 손꼽히는 간축객서(諫逐客書)이다. 여기서 이사는 진나라의 부흥과 부국강병에 외국 출신들이 지대한 역할을 하였음을 설파하고 통일을 위해서는 다른 나라의 인재가 절대적으로 필요함을 설명하였다. 이에 진시황은 자신의 판단이 잘못되었음
미국의 사회심리학자 페스팅거는 ‘인지 부조화의 원리(Cognitive dissonance)’를 이야기하였다. ‘인지부조화 이론’은 개인이 가지고 있는 신념, 생각, 태도와 행동 간의 부조화가 유발하는 심리적 불편감을 해소하기 위한 태도나 행동의 변화를 설명하는 이론이다. 이 이론의 탄생에는 재미있는 일화가 있다. 페스팅거가 1950년대 초에 신문을 읽다가 심리학자로서 도무지 이해되지 않는 기사를 보았다. 당시 미국 어느 마을에서 한 사이비 교주가 자신이 신으로부터 계시를 받았는데 조만간 큰 홍수가 닥칠 것이며 오로지 자신을 믿고 따르는 신도들만 비행접시로 구출될 것이라고 주장한 일이 있었다. 흔하고 흔한 종말론이다. 이를 믿은 사람들은 전 재산을 이 교주에게 맡기고 철야기도에 들어갔고 그것만으로도 모자라 친지, 친구 등 연락이 닿는 사람들에게 모두 자신들과 동참할 것을 설득하였다. 많은 사람이 교주와 함께 운명의 날을 기다렸는데 약속했던 운명의 날은 하루 종일 구름 한 점 없는 청명한 날씨로 결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그런데 그를 놀라게 한 것은 그 후에 벌어진 일들이었다. 교주는 신도들을 다시 모이게 한 후 “당신들의 믿음에 힘입어 세계는 멸망의 문
두 달에 걸친 청문회를 보면서 느낀 소감의 첫 번째는 거짓말이었다. 청문회를 볼 때마다 “아! 저 상황에서도 저런 거짓말을 할 수 있구나”라는 놀라움이 있었다. 두 번째는 “저런 사람들이 국가를 운영했구나”라는 사실이었다. 세 번째는 “참, 가지가지 했구나”였다. 일본 릿쇼대학 심리학과 사이토 교수는 저서 <사람은 왜 거짓말을 할까?>에서 “사람은 장소와 상황을 막론하고 거짓말을 할 수 있으며, 이는 인간만이 갖는 특징이다”라고 말하였다. 그는 사람은 인간관계에서 책략적인 거짓말을 수시로 할 수 있다면서 18가지를 제시했다. 즉 권력을 이용한 거짓말, 열등감을 숨기는 거짓말, 작전의 거짓말, 결단을 촉구하는 거짓말, 소풍날의 거짓말, 위장 이혼 거짓말, 체면을 위한 거짓말, 못된 장난으로 하는 거짓말, 방편으로의 거짓말, 필요악인 거짓말, 형식적인 거짓말, 의례상 하는 거짓말, 유머로 하는 거짓말, 애타적인 거짓말, 신경 쓰지 않는 척하는 거짓말, 공격적인 거짓말, 입장을 이용하는 거짓말, 비밀의 거짓말이다. 이런 다양한 거짓말을 하는 심층심리로는 허언증의 심리, 스스로에게 하는 거짓말, 억압 심리, 반동 형성 심리, 합리화 심리, 치환 심리, 투
심리학을 간단히 정의하면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는 학문이다. 심리학에서는 특히 마음의 반응을 중요시 여긴다. 예를 들면 우리가 아프리카 어느 원주민으로부터 엄청난 욕을 들었다고 가정했을 때 원주민 말을 모르는 우리 마음은 어떤 반응도 하지 않는다. 하지만 한국어 통역을 들었다면 심히 불쾌하든지 아니면 매우 화가 날 것이다. 결국 마음에서 화가 나는 것은 욕이라는 본질에 있는 것이 아니고 그것을 이해할 수 있는 과거의 경험이 매개반응을 하는 것이다. 단지 주어지는 조건에 대하여 과거에 축척된 경험이 반응으로 나타난 것뿐이다. 따라서 의지와 무관하다. 기억을 하면 의식이고 기억하지 못하면 무의식이다. 출생에서 현재에 이르는 모든 경험의 축적이 시간에 따른 망각과 합쳐지면 무의식이 된다. 예를 들어 과거를 생각해 보자. 가장 어렸을 때 기억의 시작은 어디이며 그 장면이 몇 개나 될까? 아마도 초등학교 이전 기억이며 대부분 잘해야 한두 가지 기억이다. 그 후 초등학교시절의 기억은 그것보다는 많지만 수십 가지는 안 된다. 중학교 시절의 기억도 초등학교 시절과 별반 차이가 없다. 그러나 고등학교에서 대학시절은 중학교 이전보다는 더 많은 기억들이 존재한다. 기억이 나는 순
정유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치과계에 종사하시는 모든 분들에게 행복이 가득하기를 기원합니다. 동양학에서 정(丁)은 음의 화(火)입니다. 양의 화(火)였던 지난해는 태양(丙申)의 해로 모든 곳을 구석구석 비추는 해였습니다. 따라서 좋은 일이든지 나쁜 일이든지 모든 숨겨진 일들이 백일 천하에 드러나는 해였습니다. 태양은 벼에도 비추고 잡초에도 비추는 공평성을 지녔다면 음의 火는 공평성이 아닌 현실적인 분별을 하고 구분하는 의미를 지니고 또 결과의 돌출을 의미합니다. 수확한 벼에서 돌과 뉘를 고르고 구별하는 작업을 의미합니다. 쓸모 있는 것은 취하고 용도가 다한 것은 폐기하는 것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즉 구조조정의 의미가 큰 것이 丁(음의 火)입니다. 허례와 허식이 정리되고 실용이 강조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마음에서 미련을 정리하는 의미도 있습니다. 지나온 과거에서 안 되었던 일이나 이루지 못한 것들을 과감히 정리하고 새로운 일을 추진해야하는 것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유(酉)는 닭을, 시간적으로는 수확의 마지막인 가을을 의미합니다. 즉 봄에 열심히 일을 했다면 수확이라는 결과를 얻을 수 있는 때입니다. 하지만 봄에 씨를 뿌리거나 노력을 하지 않았다면 그에 대한 대가
9시 뉴스에서 발표된 강남 모치과의 야반도주사건이 이젠 충격으로 느껴지지도 않는 것이 이 시대를 사는 슬픔인 듯하다. 근간에 너무 강한 사건들을 접하다보니 무뎌진 탓이다. 요즘은 이해되지 않는 일이나 비상식적인 일에 대하여 분노하거나 화를 내지 않고 또 집착하지 않으려 무척 노력한다. 그냥 소나기 후에 심한 격류가 흐르는 강물 정도로 생각하기로 했다. 무슨 사연과 까닭이 나름 있었으리라. 그런데 이번 야반도주는 다분히 조직적이고 의도성이 보인다. 교정치료비를 66만원에 터무니없는 할인을 해주고 또 진료중인 환자에게서 치료비를 현금선납을 하면 30%를 할인해준다며 미리 수금하고는 하루아침에 도주를 했다. 게다가 잡힐 것을 대비한 것인지 보건소에는 폐업신고를 했고 환자들에게는 문자를 보내고 병원 문 앞에는 연고가 없는 다른 치과에 의뢰한 듯한 문구가 적힌 메모를 남겼다. 의도성을 피하려는 치밀함으로 보인다. 법적으로 의도성이 있을 때에는 사기죄로 형사사건이지만 의도성이 없었을 때는 민사사건인 것을 악용하려는 교활함이 의심된다. 이와 동시에 경제수석을 지냈던 모씨의 “시키는 대로 했을 뿐인데 자신은 억울하다”는 뉴스도 들린다. 그는 한국 최고 학부를 나오고 미국
이번 촛불집회 관련 기사를 읽다보면 프레임이라는 단어가 가끔 나온다. “꼭 비폭력이라는 프레임에 갇혀야 하는가”라고 토로하는 집회참가자의 인터뷰 기사이다. 이는 몇 가지 생각을 요하는 심리적이고 철학적인 가치에 대한 명제이다. 얼핏 생각하면 프레임을 벗어난 생각과 사상의 자유를 향한 메시지처럼 들릴 수 있다. 하지만 생각과 사상을 넘어 행동으로 이어질 때는 법과 도덕이라는 규제를 받아야 한다. 또한 단순히 법과 도덕의 문제를 넘어 철학적 의미의 진리에 대한 정의도 수반되어야 한다. 우선 법과 도덕은 선악으로 구분된다. 선악은 이분법적인 논리로써 기준에 대한 상대적인 가치이다. 즉 내가 선이면 상대가 악이다. 그래서 철학과 종교는 상대적 개념인 선악보다는 진리란 표현을 사용하였다. 철학은 인간의 기준인 선악을 넘어 진리를 말하였다. 종교에서 기독교는 선악과를 말하였고 석가모니는 정도를 이야기하였다. 즉 동양철학은 선악의 이분법을 넘어 바름(正)을 말하였다. 바름이란 상대적인 선이 아닌 절대 선이다. 종교는 이 절대 선을 행하면 마음의 평화와 행복을 얻을 수 있다고 해석을 한다. 철학은 절대 선에서 인간의 존재의 가치를 찾았다. 일반적으로 절대 선은 양심이라고도
요즘 지겹도록 많이 듣는 단어 중에 ‘농단’이 있다. 그런데 정작 농단의 정확한 의미를 아는 이는 드물다. 사실 농단은 고사 성어에 나오는 단어이다. 4자 성어로는 ‘농단세금’이라고 한다. 농단(壟斷)은 맹자의 공송추 하편에 나오는 이야기이다. 농단의 한자적 의미는 주변을 모두 살필 수 있는 깎은 듯 높은 언덕이다. 그럼 왜 높은 언덕이 나쁜 의미로 변한 것일까를 생각해보자. 맹자가 백성을 구하고 평화로운 세상을 만들겠다는 생각으로 제나라를 떠나려고 하자 임금이 붙잡으면서 후한 대접을 제시하였다. 이에 맹자가 말한 것이 농단이다. 옛날에는 시장상인들에게 세금이 없었다. 그래서 모두 평화롭게 지냈다. 그러던 어느 날 영악하고 교활한 자가 나타나서 시장이 한눈에 보이는 높은 단을 쌓고 시장의 형편을 낱낱이 살펴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자기가 알아낸 있는 정보를 이용하여 장사를 해서 결국 시장의 이익이 모두 이 자의 손에 넘어갔다. 이에 관청에서 이 얄미운 자에게 세금을 부과하기로 하였다. 장사꾼에게 세금이 부과된 이유를 임금에게 빗대어 설명하고 맹자는 제나라를 떠났다. 이때 높이 쌓은 단을 농단이라고 하였다. 농단에 의해 세금이 탄생하게 되어 농단세금이란 4자 성
미국 경제학자 짐 콜린스의 ‘거울과 창문’ 비유는 경제학을 공부하는 이들에게 유명한 이야기이며, 이 글이 실린 2001년 저서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 Good to Great’는 MBA과정 학생들의 필독서이기도 하다. 이 책은 영문 제목이 번역 제목보다 멋지고 시사하는 바가 더 깊다. 기업에 국한하지 않고 모든 것에 적용될 수 있음을 포함하고 있다. 그는 ‘Great’의 최대 적은 ‘Good’이라고 정의하였다. 즉 “좋은 것이 위대한 것의 적이다.” 얼핏 들으면 역설적인 이야기로 들리지만 그의 주장에는 타당성이 있다. 그는 좋은 사람, 좋은 정부, 좋은 학교, 좋은 기업들은 좋은 상태에 만족하기 때문에 더 이상 발전하지 못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Great’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가차 없는 엄격한 기준을 준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더불어 자기만족이 기업 활동의 가장 큰 적이라고 표현하였다. 이는 시장경쟁에서 금방 뒤쳐지기 때문이라 하였다. 더불어 훌륭한 업적을 이루어낸 기업의 특징으로 위대한 11개의 기업을 소개하며 이들 기업의 CEO에게는 공통적인 특징이 있음을 재미있는 비유를 통해 설명했다. 그것이 유명한 ‘창문과 거울’이라는 비유이다. 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