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입춘을 맞이하여 모두가 크게 길하시고 경사로운 일이 많으시기를 바라며 수명은 산과 같이 길고 바다와 같이 부유하십시오. 양력이 있기 전에 우리 선조들은 음력을 사용해왔다. 하지만 음력으로는 농사를 짓기에 불편함이 있어 1년을 태양의 위치에 따라 24번으로 나눈 24절기를 사용하였다. 그 24절기의 처음 시작이 입춘이다. 입춘을 기점으로 지난 2015년 을미년에서 2016년 병신년으로 바뀐다. 24절기는 기본축이 4입2분2지(입춘, 입하, 입추, 입동, 춘분, 추분, 동지, 하지)이고, 4입의 4번째 절기가 2분2지이다. 24절기가 해마다 조금씩 다른 이유는 지구가 태양을 타원형으로 돌기 때문이다. 입춘은 봄의 기운이 처음으로 시작되는 시점이고 실제로 봄이라고 체감하는 것은 춘분이 된다. 그렇게 처음 시작하는 봄의 기운과 같이 좋은 일도 시작되라는 의미에서 입춘축을 쓴다. 입춘축이란 ‘입춘에 쓰는 축원문’이며 좋은 글을 써서 집안이나 대문에 붙여두었다. 그 때 가장 많이 애호된 글이 입춘대길 건양다경이다. 건양이란 태양을 세운다는 의미로 지난해에서 새해로 바뀌는 새로운 태양이 뜬다는 의미이다. 새해에 경사스러운 일이 많길 바라는 축원이 건양다경이다.
카톡에서 대학에 다니는 딸이 불만을 토로한다. 이유는 학교의 동아리장인데 회원 중의 몇몇 아이들이 마음에 안 들어서 힘들다는 것이다. 또 다른 하나는 생일에 친한 친구들을 모으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 이유가 재미있다. 친구들이 바빠서 못 오는 것이 아니고 친구들끼리 서로 싫어하는 아이가 오면 안 가겠다고 해서 서로 못 모이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슬프고 화가 난다는 이야기였다. 그래서 딸에게 ‘다양성과 인정, 그리고 포기’라고 한마디로 요약 정리하여 주었다. 딸은 그런 상황이 자신에게만 발생하고 있는 것처럼 생각을 한다. 그러나 그런 상황은 사람이 사는 데에는 늘 존재하는 것이다. 거시적으로 보면 IS와 같은 국제적 테러집단, 사우디와 이란과의 종교적인 갈등, 한국과 일본의 역사적인 갈등, 미국과 중국의 패권적 갈등 등의 국가적인 분쟁이 있다. 단체적으로 보면 사회에서 노동계의 반발과 파업, 방송의 막장화, 치과계에서 보이는 전문의 파동 등이 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나타난 것이 딸이 겪는 생일에 친구를 모으기 어려운 이유이다. 친구가 모이지 않는 또 다른 이유가 하나 더 있다. 생일모임에서 자신이 싫어하는 아이를 보면서까지 참석해서 얻을 수 있
지난 휴일 우연히 TV에서 의료소송을 다룬 프로그램을 보았다. 그 내용이 사실이라면, 의료인의 한 사람으로서 가히 충격이 아닐 수 없었다. 프로그램은 피해자의 입장에서 진행되었다. 이야기는 산통이 시작된 한 산모가 일요일에 강남의 유명 산부인과를 찾으며 시작된다. 환자를 받은 병원에 10시간 동안 원장은 나타나지 않고 카톡으로 자신이 갈 때까지 출산을 지연시키라고 지시를 내렸다. 그동안 태아의 심박수가 점점 약해지는 상황을 의사에게 전달하였는데도 의사는 다른 볼일을 보고 심지어는 커피숍에서 직원들의 커피까지 사오는 느긋함을 보였다.출산 후에 아이는 몇 개월을 살지 못하고 사망하였고 산모의 가족은 출산 지연에 의한 의료사고라고 주장하는 내용이었다. 방송은 10시간 동안 병원에 오지 않은 산부인과 의사의 행적을 추적하였다. 그녀는 일요일인 그 시간에 한 종교 단체의 모임에 참석하였고 자신이 맡은 피아노 연주를 마치고서야 병원으로 온 것으로 방송되었다. 또한 환자의 차트는 분실되었고 간호일지는 조작된 것으로 방송되었다. 요즘 방송들의 과장이 심한 것을 고려하여도 다루어진 내용이 조금이라도 사실이라면 이는 심각한 문제를 지니고 있다. 방송을 보는 동안 종교를 빙자하
남자 중학생과 엄마가 치아교정치료를 위해 상담을 왔다. 약간의 주걱턱이 주소였다. 환자와 처음 상담에 응할 때 필자에게는 몇 가지 원칙이 있다. 나이와 상관없이 질문은 항상 치료받을 본인에게 묻는다. 첫 번째 질문으로 제일 고치고 싶은 것이 무엇인가. 여러 가지가 있다면 중요한 순서대로 3가지가 무엇인지를 묻는다. 가족이 같이 왔다면 누구의 의사인가를 묻는다. 그러면서 엄마가 환자를 부르는 호칭이 무엇인가를 살핀다. 그래서 학생에게 질문을 하니 본인이 말할 순간도 없이 엄마가 대신 말을 한다. 엄마 말을 다 듣고 다시 학생에게 같은 질문을 하니 또 엄마가 말을 가로 채고 같은 말을 반복한다. 세 번째로 엄마에게 엄마 생각은 이해하였으니 대답하지 말 것을 요구하고 학생에게 다시 질문을 하면 아들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엄마만 바라본다. 이런 풍경은 요즘 아주 흔한 모습이다. 유치원생부터 대학생들까지도 이런 상황에서 자신의 의사를 정확히 밝히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그럼 이렇게 엄마가 대신 대답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첫째는 엄마가 항상 옳은 판단을 한다는 자신감이다. 두 번째는 아이의 판단을 무시하거나 믿을 수 없기 때문이다. 세 번째는 아이의 생각이 엄마 자신
어느 날인가부터 연말연시는 번잡함과 설렘이 없이 차분하다. 이유는 다양할 것이다. 어느 날부터 연말에 크리스마스 캐롤송이 잘 들려오지 않는다. 음악 저작권 때문이다. 어느 날부터 지하철에 표를 파는 사람이 없어져서 길을 물어보려 해도 물어볼 곳이 없다. 인건비를 줄이기 위하여 자판기로 대체했다. 어느 날부터 뉴스에서 사람이 한두 명 사망한 사건은 별로 충격적이지 않다. 대형 참사가 많다보니 한두 명 사망 사건은 큰 사건으로 분류되지 않는다. 어느 날부터 앞집에 사는 사람이 누군지 모른다. 전에 살던 사람이 말없이 이사를 갔다. CCTV가 있으면 마음이 불편하던 것이 어느 날부터인가 없으면 불안하다. 어느 날부터 붐비는 지하철에서 한손에는 스마트폰을 들고 무엇인가를 본다. 행여 잘못 접촉하여 성추행범으로 몰릴까 두려워서 양손에 모두 무엇인가를 쥐고 있다. 예쁜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면 성추행이라던 외국 기사에 황당해하였는데 어느 날부터 우리 이야기가 되었다. 어느 날부터 드라마의 여자주인공이 구분되지 않는다. 성형으로 개성이 사라지고 획일적인 압구정 얼굴로 변한 까닭이다. 어느 날부터 거리의 승용차 색깔이 대부분 회색이다. 세차를 자주하지 않아도 덜 지저분해
1992년 4월 어느 날 새벽, 전남대학교병원에서 체중이 1kg 남짓한 저체중 미숙아인 이란성 쌍생아가 태어났다. 당시의 의료기술과 교과서적인 지식으로 신생아 생존이 어렵다고 판단한 의료진은 처치 없이 집으로 돌려보냈다. 그런데 하루가 지난 후 남아는 사망하였으나 여아는 생존하였다. 생존한 여아는 적극적인 치료를 통하여 살아났다. 그리고 사망한 남아에 대한 책임을 묻는 소송이 진행되었고, 그 소송에서 의료인의 과실이 인정되었다. 의료소송에서 확실한 증거나 상황이 아니면 의료사고가 인정되지 않던 시대에서 의료 매뉴얼과 매너리즘을 뛰어넘는 판결이 나왔다. 이 사건은 의료소송에서 기념비적인 일이었다. 처음으로 교과서적인 행동을 넘어 의료인의 기본적인 인지적 소양을 요구하는 판결이었다. 재판에서 승소한 변호사가 잘나가는 의료전문변호사 1호가 되었다. 이 재판을 기점으로 의료소송 시에 환자 측이 의료과실을 입증해야하던 시대에서 의료인이 자신의 무과실을 증명해야하는 시대로 전환되었다. 그 후 세월이 흘러 2015년 11월 현재 대한변호사협회에 등록된 의료전문 변호사가 54명이다. 지난 2010년 1월 변호사 전문분야 등록 제도를 도입한 첫해에 20명 수준이던 의료전문
양천구의 어떤 의사가 보건소에 신고를 하였다. 비정상적으로 C형 감염이 많아진 것을 발견한 의사가 역학조사의 필요성을 보건소에 알렸다. 조사결과에서 다나의원이 일회용 주사기를 반복 사용한 것이 원인으로 밝혀졌다. 다나의원을 다닌 환자 787명을 조사하여 현재까지 매독 항체 양성반응 4건, 말라리아 항체 양성 18건, B형 간염 양성반응 23건, C형간염 감염자는 78명인 것으로 확인됐다. 그 중에서 바이러스 유전자 검사를 통해 양성을 보인 55명이 현재 바이러스에 감염된 상태다. 실로 충격적인 사건이 아닐 수 없다. 충격을 넘어 납득가지 않는 것이 너무 많다. 7년 전인 2008년에 개원할 당시부터 주사기를 재사용하였으며 2012년에는 원장이 교통사고로 장애2급에 뇌병변 3급 판정을 받았다고 조사되었다. 대부분의 진료는 간호조무사 출신인 부인이 행하였다는 기사도 보인다. 다나의원의 사태는 의료인의 윤리나 도덕성을 논하는 수위를 넘었다. 이는 청부살인과 같은 정도의 간접살인에 해당될 수 있다. 이 사건은 의료인의 도덕성을 넘어서는 중대한 범죄사건이다. 모든 범죄에는 이유가 있다. 과연 그들 부부에게는 무슨 이유가 있었을까 궁금해진다. 가장 궁금한 것은 원장의
요즘 쇼닥터가 치과계의 문제로 새롭게 떠오르고 있다. 지난 10월 세계의사협회에서 ‘의사 방송 출연 가이드라인’이라는 결의문을 채택하였다. 의협은 방송에서 물구나무서기를 하면 후두부에 혈류량이 5배 증가하여 발모에 효과가 있다고 주장한 의사와 방송에서 “유산균으로 혈당을 조절하면 불임을 치료할 수 있다”고 주장하며 유산균 제품을 만들어 홈쇼핑에서 판매한 산부인과 의사를 방통위에 회부한 상태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모 치과의사가 한 방송에서 “치아가 각기 다른 근육과 장기들로 연관되어, 치아에 이상이 있으면 그와 연결된 부위에도 영향을 주어서, 치아의 문제를 바로 잡으면 전신적인 질환의 해결이 가능하다”고 주장한 것이 치과계에 파문을 일으켰다. 학문적으로 황당한 이론이 전개되는 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치과의사 스스로가 객관적인 검증과 무관하게 신봉하는 경우이다. 즉 자신이 믿는 논리에 대하여 옳고 그름을 논하지 않고 일종의 종교적인 믿음으로 신봉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방송의 문제이다. 요즘 방송은 의료에 대한 계몽적인 요소나 옳고 그름의 문제보다는 최대한 자극적인 내용을 경쟁적으로 요구한다. 따라서 일차적으로 작가가 자극적인 내용을 쓰고 거기에
네이버 첫 번째 기사가 메르스 마지막 80번 환자 사망소식이다. 메르스가 처음 시작하여 6개월이 지났다. 그런데 그 소식이 다른 메르스 환자들과는 달리 마음을 많이 아프게 한다. 그는 치과의사였다. 또한 35살의 장도 창창한 젊은 후배였다. 먹먹한 마음을 뭐라 표한하기 어려워 지면을 통해나마 명복을 빌며 유족들에게 위로의 마음을 전한다. 세상에서 모든 일이 전혀 별개가 아님을 화엄경은 이야기하였다. 성경은 모든 것이 하나님의 뜻임을 이야기한다. 모든 종교는 발생되는 사건에 대하여 옳고 그름을 논하지 않는다. 다만 인간들이 옳은 길에서 스스로 벗어나지 말라고 가르쳐준다. 어떤 치과 관련 신문의 기사제목들이 눈에 들어온다. ‘치과계도 쇼닥터 물의 잇달아’, ‘치대생을 유혹하는 마통(마이너스 통장) 여전히’, ‘치과 방문 시 KTX 비용지원’, ‘스케일링 공짜 진료 면죄부 주나’, ‘정부가 값싼 진료 부추긴다’라는 머리기사가 오늘따라 유난히 다르게 느껴진다. 마치 전통시장 한구석 고무대야 속에서 서로 몸부림치는 미꾸라지들의 모습이 연상된다. 옳고 그름을 따지려는 것이 아니라 필자 또한 그 안에서 그저 단지 꿈틀거리는 한 마리로 생각된다. 치과계의 이런 슬픈 기사들
최근 텔레마케터 출신이 고객 불만 전화에 환불해주던 자신의 경험을 살려서, 시식권을 구입하고 식사 후에 식중독이라고 주장하며 환불을 받는 행위를 반복하다가 경찰에 잡혔다. 고의성 블랙컨슈머의 전형이다. 그동안 고객의 갑질은 지속적으로 사회적인 주목을 받아왔다. 이제는 사회적으로 감정노동이라는 단어가 그리 낯설지도 않고 사회의 한 현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분위기이다. 이에 지난 2일 고용노동부는 직장에서 겪는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산업재해로 인정하겠다는 내용을 담은 ‘산업재해보상보험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하였다. 개정안에는 업무와 관련하여 고객으로부터 폭력 또는 폭언 등의 정신적 충격을 유발할 수 있는 사건으로 인하여 스트레스가 발생하고 이로 인한 적응장애와 우울병 등을 업무상 질병 인정기준으로 포함시키도록 했다. 또한 고용주는 고객대응 매뉴얼을 비치하도록 의무화했다. 한편 한국고용정보원에서 발행한 2015년 10월호 고용동향브리프에서 우리나라 730개 직업의 감정노동을 평가하고 100위까지를 발표하였다. 1위는 텔레마케터이고 2위는 호텔리어, 3위는 네일아티스트였다. 그중에서 눈에 띄는 것이 치과위생사로 14위를 하였다. 의료계 종사 직업으로는 16위 의료코디
한 매체에서 50대 남성을 대상으로 심리상태에 대한 설문조사를 하였다. 그 중에 우울증의 척도를 알아보기 위한 ‘외로움을 느끼는가?’라는 질문에 69%가 ‘그렇다’고 답했다. ‘그렇지 않다’는 18%, ‘전혀 그렇지 않다’는 13%에 불과했다. 이 결과는 단적으로 표현하면 지금 현 시대의 우리나라 중년 남성들 중에서 많은 사람이 정서·심리적으로 불안과 우울을 경험 하고 있다고 해석하게 한다. 불안과 우울은 부정적인 정서와 심리의 양대산맥이다. 이 두 가지의 단어는 시간과 연관되어 있다. 일반적으로 시간은 셋이나 둘로 구분한다. 존재하는 현재와 존재하지 않는 것(과거와 미래)이다. 혹은 지나온 과거와 존재하는 현재와 앞으로 다가올 미래이다. 우울은 지나온 과거의 잔존효과이다. 지난 과거가 현재의 상황을 지배하면서 생겨나는 감정이고 정서이다. 반면 불안은 미래에 벌어질 일에 대한 상상이 현재에 반영된 것이다. 정신의학에서 뇌는 현실과 상상을 구분하지 못하는 단순함을 지닌다. 그래서 시어머니를 생각하면 눈앞에 없는데도 무섭고 연인을 생각하면 가슴이 뛸 수 있다. 따라서 미래에 불행한 상황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불안은 증폭될 수 있다. 또 지나온 과거의 안 좋았던
지금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먹거리가 부족하였던 지난 시절의 추억 중에 하나가 바로 풍선껌이다. 지금 생각하면 생고무처럼 질기고 단단한 풍선껌이었지만 그 시절에는 그 풍선껌이 정말 귀해서 함부로 다룰 수도, 버릴 수도 없었다. 그래서 단물이 이미 빠져버린 껌이지만 책상이나 벽에 붙여놓고 다시 음미하곤 하였던 시절이 있었다. 아마 요즘 어린 아이들에게 그런 이야기는 진부한 이야기처럼 들릴지 모른다. 많은 사람이 가난했었던 시절이었기에 그렇다고 말할지 모르지만 가난이라는 환경보다도 더 중요한 것은 풍선껌에 부여하는 의미 때문이다.그 시절에는 풍선껌을 긍정적인 의미로 받아들였기에 소중하고 가치 있게 다루었다. 가만히 우리 주위를 살펴보면 자신이 긍정적인 의미로 투사하는 물건은 너무도 소중하고 가치 있게 다룬다. 비록 중고차일지라도 자신의 차에 긍정적인 의미를 둔 사람들은 늘 세차를 하고 광택을 내는데 많은 노력과 수고를 아끼지 않는다. 그래서 남들이 보아도 그 차에 대한 애정을 느낄 수 있다.사랑하는 자녀에게는 긍정적인 의미를 두기 때문에 세상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가치 있는 존재로 생각한다. 참 신기한 것은 아무리 값비싼 차라고 하여도 긍정적인 의미를 부여하
얼마 전 한 레스토랑에서 합당하지 않고 부당한 요구를 하는 손님은 거부하겠다는 의사를 내건 것이 사회적인 이슈가 되고 공감대를 형성하였다. 사실 이런 행동은 미국 사우스웨스트 항공사의 창립멤버인 허브 켈러허 회장의 생각으로, 진상(black consumer)고객에게 일일이 전화하여 직원의 정당성과 직원 뒤에 회사가 있음을 이야기한 일화는 유명하다. 고객이 왕이라고 외치던 당시의 풍토에서 변호사 출신이었던 그는 고객이 항상 옳다고 볼 수 없다며 직원과 고객 모두에게 “자신이 대우를 받고 싶은 것처럼 상대방을 대우하라”고 주문하였다. 그 후 항공사는 가장 불만이 적은 항공사가 되었고 허브 회장은 세상을 바꾼 리더십의 반열에 올랐다. 그와 같은 생각을 지닌 레스토랑에서 고객을 최고로 대우하겠으나 상식에 벗어나는 경우에는 거부하겠다는 문구를 문 앞에 걸어놓았다. 이것은 단순히 사장의 생각이라기보다는 우리 사회도 이제 성숙한 사회로 진입하기 시작했다고 해석이 된다.우리나라는 후진국에서 개도국을 지나 신흥국으로 너무 급격하게 바뀌면서 사회나 개인 모두가 심리와 정서적인 혼란을 겪었다. 그 중에 나타난 여러 가지 부작용의 하나가 갑질과 진상이었다. 특권의식과 선민사상에서
이제 졸업한 새내기 치과의사의 92%가 미래가 암울하다고 답변했다는 기사가 보인다. 지난해 우리나라 4년제 대학 졸업자의 취업률은 겨우 50% 정도였다. 요즘 청년들 사이에는 금수저(흙수저) 빙고게임이 있다. 게임은 빙고용지에 25개의 내용이 적혀있다. 그리고 그것 중에서 자신에게 맞는 것이 연결되면 빙고이다. 내용은 대략 ‘집에 욕조가 없다’, ‘세뱃돈이 10만원이 못 넘음’, ‘TV가 30인치 이하’, ‘부모님이 정기 건강검진 안받음’, ‘1년에 신발 한 두개로 번갈아 신음’, ‘집에 비데 없음’, ‘집에 숫자로 기록 가능한 재산이 없음’, ‘집에 차가 없거나 7년이 지났다’, ‘가계부채가 있다’, ‘월세나 1억 이하 전세에 산다’, ‘부모님이 취미생활이 없다’, ‘고기 요리할 때 물을 넣는 요리가 많다’ 등등의 25개 내용이다. 이 중에서 하나도 해당이 안 되면 금수저이고, 한 개이면 은수저, 두 개면 동수저, 3개 이상이면 흙수저, 전부면 똥수저라고 한다. 필자는 처음 빙고 내용을 보면서 소름이 돋았다. 그 25개 내용의 깊이가 너무 많은 것을 내포하기 때문이다. 단순히 돈만을 측정하는 것이 아니고 생활 문화와 품위까지 들어 있기 때문이다. ‘식탁유리
세상에서는 훈민정음 해례본 상주본을 지닌 이가 1,000억원을 주면 내놓겠다는 기사가 보인다. 치과계에서는 블랙프라이데이에 교정 덤핑이 발생했다는 기사와 더불어 유디치과가 미국에서 검찰에 기소되었다는 내용이 보인다. 이 세 가지의 사건을 보면 전혀 다른 내용이지만 공통점이 하나 있다. 도덕적 가치가 배제된 이윤추구이다. 한마디로 표현하면 ‘돈’이다. 오로지 돈을 위한 행동이다. 해례본은 우리민족의 자랑과 자부심의 존재하는 증거이기 때문에 1,000억원을 부른 것이다. 두 번째는 남보다 많은 환자를 유치하려는 전략으로 덤핑을 기획한 것이다. 세 번째는 체인점을 통한 이익 실현을 추구한 것뿐이었다. 돈을 목적으로 하였다는 점에서는 비슷하지만 그 내면을 보면 전혀 다른 도덕성을 보인다. 세상의 물건에는 사물적 가치 외에 정신적 가치가 있다. 종교적으로 불교에서 부처님의 사리는 그 가치가 대단하지만 돈으로 환산하지 않는다. 기독교에서 예수님의 성의를 감히 돈으로 논할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 이렇듯이 훈민정음 해례본은 물건 가치가 아니라 해인사 팔만대장경과 같이 우리민족의 정신적 가치를 지닌 물건이다. 이미 돈의 가치를 넘어선 것이다. 그런 것을 개인적인 욕심에 금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