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청소년 정관수술이 유행한다는 기사를 읽고 필자가 시대에 뒤떨어진 것인지 요즘 젊은 부모들이 철이 없는 것인지 한동안 이해되지 않았다. 심지어 초등학생을 시키는 경우도 있고 포경수술 한다고 속이고 정관수술을 시행하는 일조차 있다는 기사가 보였다. 청소년 정관수술이란 단어 속에는 많은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우선 부모들이 성적으로 안심할 수 없는 청소년 환경이 되었음을 의미한다. 청소년 사회에서 성에 대한 개념이 바뀌었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두 번째는 엄마가 아들을 관리할 수 있는 심리적 결합이 깨졌음을 의미한다. 심리학에서 엄마와 아들은 심리적으로 강한 결합을 지니고 있다. 그럼에도 아들을 믿을 수 없을 정도의 약한 결합 상태인 것이다. 다음은 정관수술이 지닌 영구 불임 가능성 10%를 감수하고도 시행하는 엄마들의 생각이다. 무엇인가를 감수하고도 시행하는 데에는 꼭 지키고 싶은 그 무엇이 있기 때문이다. 엄마들의 머릿속에는 무엇을 지키고 싶은 것일까? 우선 불장난에 의한 조기 2세 탄생이 가져올 불화이다. 두 번째는 재산이 많은 경우에 재산분할 문제이다. 세 번째는 가장 생각하고 싶지 않는 경우로 아이들 정관수술을 강아지 중성화수술 정도로 가볍게 생각하는
Friday Evening 2018, NYC, USA Nikon D850 | 102㎜ | F8 | 1/4sec | ISO-64 / http://instagram.com/hansol_foto 해가 진 후 도시가 어두워지는 시간. Manhattan Midtown을 멀리서 바라보았다. 붉게 물들어가는 하늘빛은 해가 지평선 아래로 떨어질수록 분홍빛으로 변했고, 뉴욕의 벽돌색 건물들을 붉게 물들이기 시작했다. 전세계 도시들 중 가장 도시다운 곳 뉴욕, 그리고 뉴욕의 심장과도 같은 Empire State Building을 주변으로 펼쳐진 퇴근길의 풍경을 한없이 바라보았던 금요일 저녁이었다. 오한솔 치과의사이자 사진작가. 서울대치의학대학원 졸업 후 현재 화순군보건소에서 공보의로 근무 중. 재학시절 치과신문 학생기자로도 활동한 바 있다. <주요활동> 2014, 2015, 2016. 제42,43,44회 대한민국 관광사진 공모전 입선 2016. 대한민국 한옥공모전 사진부문 특별상 2017. 제16회 길 사진 공모전 동상 국립공원 사진공모전 우수상 제24회 대한항공 여행사진 공모전 금상 제5회 아름다운 우리국토 사진공모전 우수상 제3회 극지사진 공모전 대상 2
초진 환자를 상담하는데 차트에 주소가 적혀 있지 않다. 의료기록지에 주소를 적는 데에는 중요한 이유가 있다. 우선 각종 서류에서 본인 확인을 위한 가장 중요한 기초자료다. 두 번째는 의사가 환자를 치료하는 데 있어 내원 가능성과 내원 횟수와 시간 등을 고려하는 기본 요소가 된다. 특히 치아교정 환자처럼 기간이 오래 걸리는 경우에는 반드시 참고해야 하는 사항이다. 이것을 접수 직원이 너무도 잘 아는 사실이기 때문에 주소가 없다는 것은 아마도 환자가 주소 적기를 거부하였음을 의미한다. 최근 들어 주소를 적는 것을 거부하는 환자도 있고, 상담이 끝나고 돌아가면서 자신의 모든 자료를 삭제해주기를 요청하는 환자들도 가끔 있다. 환자 입장에서 자신의 개인정보를 모르는 사람들에게 남기고 싶지 않은 심리가 있거나, 혹은 개인정보의 도용이나 보이스 피싱 등을 당한 뒤에 생긴 타인에 대한 심리적 트라우마나 공포감일 수도 있다. 상담을 마치고 환자가 돌아간 뒤에 실장에게 물어보니 환자가 주소 적는 것을 거부했다고 하였다. 더불어 상담이 끝난 뒤에 필자의 말과 어투 등이 매우 무뚝뚝했다는 말을 남겼다는 이야기를 했다. 상담 내용을 돌아보니 동일한 이야기를 여러 번 반복한 기억이
Sannenzaka [2016, Kyoto, Japan] Nikon D800 | 85㎜ | F8 | 0.8sec | ISO-200 / http://instagram.com/hansol_foto 일본의 옛 목조건물들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는 교토의 거리를 걸었다. 지붕이 내려다보이는 계단의 가장 위에서 바라본 이른 저녁의 작은 골목. 나를 제외한 모든 사람들이 흘러가고 있는 듯한 감정을 한 프레임 속에 압축감 있게 표현했다. 정갈한 옛 일본의 도심 속 번잡할 수 있는 사람들의 움직임을 대조적으로 묘사하기 위해 느린 셔터스피드를 사용했다. 오한솔 치과의사이자 사진작가. 서울대치의학대학원 졸업 후 현재 화순군보건소에서 공보의로 근무 중. 재학시절 치과신문 학생기자로도 활동한 바 있다. <주요활동> 2014, 2015, 2016. 제42,43,44회 대한민국 관광사진 공모전 입선 2016. 대한민국 한옥공모전 사진부문 특별상 2017. 제16회 길 사진 공모전 동상 국립공원 사진공모전 우수상 제24회 대한항공 여행사진 공모전 금상 제5회 아름다운 우리국토 사진공모전 우수상 제3회 극지사진 공모전 대상 2018. 단체전 - 제10회 이탈리아 영화제 ‘
주걱턱 개선을 위해 양악수술을 받은 환자가 있었다. 술후 교정을 시작한 지 4개월 정도 지나 불만을 토로했다. 수술 후 진료가 처음 이야기한 것보다 길어진다는 불만이었다. 필자는 늘 모든 환자에게 진료를 시작하기 전부터 술후 교정은 최소한 6개월 이상이 걸리는 것을 누누이 고지하기 때문에 모르기보다는 다른 이유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현재 상태와 앞으로 진행 계획을 차분히 설명하고 충분한 시간을 갖고 이야기를 나눠보니 환자는 수술에 대한 불만이 있었다. 그는 수술이 잘못되어서 좌우 귀의 크기가 달라졌고 얼굴이 완전한 대칭이 아니라 하였다. 환자 얼굴을 아무리 보아도 필자가 인식할 수 있는 정도가 아니었다. 이에 필자는 “수술이 잘못된 것은 아닌 것 같고, 수술이 마음에 안 든다는 표현이 맞을 것 같다”고 답변했다. “우선 필자 눈에 차이를 알 수가 없고 수술은 경조직인 뼈를 수술하고 연조직을 수술하는 것이 아니니 좌우가 완벽하게 대칭이 되는 것은 처음부터 불가능한 일입니다. 수술이 잘못됐다는 것은 수술 후에 눈이 안 보인다거나, 말이 안 나오거나, 신경이 마비되거나, 고름이 나오거나, 숨을 못 쉬거나 누가 보아도 개선된 것이 없거나 한 경우입니다. 열 명이
Toward Seoul [2018, Seoul, Korea] Nikon Z7 | 39㎜ | F8 | 0.8sec | ISO-64 / http://instagram.com/hansol_foto 나무의 빛이 노랗게 물들기 시작한 어느 가을날, 용산의 길거리가 내려다보이는 육교에 올랐다. 서울은 복잡한 곳임과 동시에 정갈한 건축의 미학이 도시 속에 공존하는 곳이다. 도면을 그린 듯한 건물의 선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복잡한 버스의 행렬. 마치 남산을 향해 서울로 다가가는 느낌을 느린 셔터스피드로 표현해 도심 속 번잡함과 역동성을 사진 속에 담았다. 오한솔 치과의사이자 사진작가. 서울대치의학대학원 졸업 후 현재 화순군보건소에서 공보의로 근무 중. 재학시절 치과신문 학생기자로도 활동한 바 있다. <주요활동> 2014, 2015, 2016. 제42,43,44회 대한민국 관광사진 공모전 입선 2016. 대한민국 한옥공모전 사진부문 특별상 2017. 제16회 길 사진 공모전 동상 국립공원 사진공모전 우수상 제24회 대한항공 여행사진 공모전 금상 제5회 아름다운 우리국토 사진공모전 우수상 제3회 극지사진 공모전 대상 2018. 단체전 - 제10회 이탈리아 영화
Unplugged [2018, Iceland] Nikon D850 | 20㎜ | F1.8 | 30sec | ISO-320/ 웹페이지 : http://instagram.com/hansol_foto 구름이 없어야 볼 수 있는 오로라, 하지만 이날은 강한 빛이 구름 사이로 비쳐 보이면서 하늘이 오묘한 녹색으로 전부 물들었다. 눈이 잠깐 내리던 그 순간, 30년 전 비상착륙한 비행기와 함께 그 빛의 조화를 표현했다. 사진을 담기 위해 어딘가 멀리 떠날 때가 많고 우리나라를 벗어날 때는 비행기를 타곤 한다. 지금 내가 어딘가로 향하는 비행기는 불이 꺼져 있는 상태이지만 녹색빛의 찬란한 오로라처럼 미래에는 또 어딘가로 떠나 아름다운 전세계의 모습을 찾을지도 모른다. 오한솔 치과의사이자 사진작가. 서울대치의학대학원 졸업 후 현재 화순군보건소에서 공보의로 근무 중. 재학시절 치과신문 학생기자로도 활동한 바 있다. <주요활동> 2014, 2015, 2016. 제42,43,44회 대한민국 관광사진 공모전 입선 2016. 대한민국 한옥공모전 사진부문 특별상 2017. 제16회 길 사진 공모전 동상 국립공원 사진공모전 우수상 제24회 대한항공 여행사진 공모전 금
요즘 우리나라 입시제도의 문제점을 신랄하게 비판하고 풍자한 드라마 ‘SKY 캐슬’이 유행이다. 인성이 배제된 교육현장과 투쟁장이 된 입시제도 등 현재 교육현장의 다양한 문제점을 보면서 놀랐고, 100년 전에 ‘인격 없는 교육의 무서움’을 예견한 간디의 예지력에 한 번 더 놀랐다. 2000년 초, 심미치과학회 일로 인도를 방문했었다. 가장 큰 추억은 뉴델리에서 유명한 묘역을 두 군데 다녀온 것이며, 아직도 기억이 생생하다. 타지마할과 간디 묘역이다. 세계 7대 불가사의인 타지마할은 유명세만큼이나 아름다운 궁전의 모습이었다. 하지만 실은 슬픈 역사를 지닌 왕비의 무덤이다. 왕비를 사랑한 무굴제국 황제가 죽은 왕비를 위하여 묘지를 지었지만, 그로 인한 국력 낭비로 나라가 망했다. 반면 인도를 독립으로 이끈 간디의 묘역은 넓고 정갈하였다. 특별함이 없어 보였지만 그의 묘비명은 아직도 필자의 기억에 남아있다. 요즘 ‘SKY 캐슬’을 보면서 그 글이 다시 새롭게 가슴에 와 닿는다. 그는 나라를 멸망으로 이르게 하는 일곱 가지 사회악을 묘비명에 적었다. 1. 원칙 없는 정치(Politics without Principle) 2. 노동 없는 부(Wealth without
Intersection [2019, Tokyo, Japan] Nikon D850 | 35㎜ | F5.6 | 1/8sec | ISO-64/ 웹페이지 : http://instagram.com/hansol_foto 비가 약하게 내리는 늦은 밤 도쿄, 낮에는 수많은 사람들로 붐비던 대각선 횡단보도도 이날은 한적했다. 연속된 영상으로 본다면 단지 사람들이 지나갈 뿐이겠지만, 한 장의 사진 속에서는 마치 횡단보도 가운데 사각형 속에 사람들이 갇혀 있는 것처럼 보였다. 목적지로 향하는 네 갈래의 정해진 밝은 길도 있고, 길은 아니지만 어떠한 목표를 향해 걸어갈 수 있는 어두운 땅도 있다. 반면에 아직 어디로 가야 할지 주저하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도 보인다. 서로 다른 길을 향해 나아가는 타인의 삶을 바라보며 망설이고 있는 사람들. 길이 정해지지 않은 젊은 날의 고민을 도쿄의 밤거리에서 찾을 수 있었다. 오한솔 치과의사이자 사진작가. 서울대치의학대학원 졸업 후 현재 화순군보건소에서 공보의로 근무 중. 재학시절 치과신문 학생기자로도 활동한 바 있다. <주요활동> 2014, 2015, 2016. 제42,43,44회 대한민국 관광사진 공모전 입선 2016. 대한민국
한 대학에서 급한 일로 강의를 휴강했던 교수가 어떤 학생으로부터 메일을 받았다. 택시를 타고 어렵게 출강했는데도 불구하고 휴강하여 손해를 보았기 때문에 택시비를 요청한다는 내용이었다. 이에 교수는 학생에게 택시비를 보내주었던 일을 푸념처럼 올린 글이 인터넷에 보인다. 요즘 젊은 20~30대에서 일어나는 일과 사고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이라고 생각한다. 이 일이 당연하게 느끼거나 이해가 되면 요즘 젊은 사람이거나 시대를 따라가는 사람이다. 이해가 잘되지 않지만 이해해 보려고 노력하면 시대에 적응하려는 사람이다. 반면 비난하거나 분노가 올라오면 이미 낡은 구시대 사람이다. 그동안 자신들이 경험하고 살아왔던 행동이나 생각을 모두 뒤집어버리는 상황을 접했을 때 쉽게 인정하고 마음속 깊이에서 동조하기는 그리 쉽지 않다. 필자의 심리적 사고가 완성되던 1970~80년 시기에 우리나라 국민소득은 1,000불이었으며 선생님은 학교에서 무소불위의 권력을 지녔다. 지난 세월 동안 선생님의 권위가 끊임없이 추락하였고 이제는 학생의 의식구조에서 그저 지식을 전달하는 하나의 도구로 인식되었기 때문에 위와 같은 거래가 가능하게 되었다. 필자의 세대는 비록 이렇게 선생님들에 대한 사
Prelude [2018, Anchorage, USA] Nikon D850 | 15㎜ | F4 | 3sec | ISO-3200 / http://instagram.com/hansol_foto 인천을 출발해 뉴욕으로 가는 항공기는 12시간이 넘는 긴 여정이었습니다. 한참을 자다 깨어나 창문을 열어본 순간, 녹색 빛 오로라가 비행기 창문 밖으로 피어오르고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음악의 시작을 알리는 작은 곡이었던 전주곡 Prelude는 나중에 하나의 아름다운 음악 장르로 발전하게 되었습니다. 어딘가로 떠나는 여행은 비행기 창문 밖을 보며 시작되고, 보통 설렘과 기대의 감정으로 가득하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때때로 소소한 여행의 시작이 이처럼 화려하고 아름다운 모습일 수 있다는 사실을 느꼈습니다. 이 때 저의 뉴욕 여행은 마치 음악에서의 Prelude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오한솔 치과의사이자 사진작가. 서울대치의학대학원 졸업 후 현재 화순군보건소에서 공보의로 근무 중. 재학시절 치과신문 학생기자로도 활동한 바 있다. <주요활동> 2014, 2015, 2016. 제42,43,44회 대한민국 관광사진 공모전 입선 2016. 대한민국 한옥공모전 사진부문 특별상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