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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인칼럼

[사 설] 역사적 오보(誤報)를 꿈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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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9년 가을 어느 날, 베를린 장벽은 순식간에 무너졌다. 이는 통일 정책에 의하거나 동·서독 정부의 결정이 아니었다. 이탈리아 출신 기자의 여행 자유화에 대한 오보(誤報)가 전 세계에 퍼지고 이에 흥분한 주민들이 베를린 장벽을 깨뜨린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흥미로운 건 그 날 직전까지 전 세계 어느 전문가도 독일 통일을 예측하지 못했다는 사실이다. 오히려 “수십 년 내에 절대 불가능하다”는 학자들이 대다수였다고 한다.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 출범 이래 남북관계는 경색 국면이지만 올해 들어 통일 대박론을 내세우며 북한과의 통일에 대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대박론이 정서적으로 북한에 나쁜 영향이 있을 지도 모르지만, 현실적으로 가장 정확한 표현이다. 남한이 치러야 하는 통일비용보다는 파급되는 경제효과가 훨씬 크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있다. 나우앤서베이의 설문조사에서 우리 국민이 통일을 원하는 첫 번째 이유는 ‘국가의 경제적 발전을 위해서’였다. 치과계 현안인 치과의사 인력감축이나 해외진출과 같은 문제가 일거에 해결될 수도 있다.

 

우리는 북한 치과계의 현황과 실태에 대해 거의 알지 못한다. 정부나 민간차원에서 다각도로 연구를 진행하고 있지만 아직은 미미한 실정이다. 북한은 평양의학대학 단 한 곳에서만 치과의사를 배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고 부족한 치과의사를 대신하기 위해 2년제 학부를 졸업한 보철사제도를 운영한다. 전반적인 치의학이나 임상적인 기술력은 매우 낙후되어 있다. 그도 그럴 것이 기반시설인 전기가 불안정하여 수입하거나 기증받은 세밀한 기자재의 고장이 잦을뿐더러 수리할 수 있는 능력도 부족하다. 때문에 치과치료를 위해 동의학(한의학)을 접목하여 처방하고 실제 대학에서는 동의학 실습과정이 필수이다. 지금 남북 치과의사의 수준 차이를 논할 필요는 없다. 단지, 시간이 지날수록 간극이 벌어지는 남북의 구강보건정책과 진료 방법의 차이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

 

남북구강보건협의회(남구협)는 매달 개성공단의 우리나라 근로자들에게 무료 치과 치료를 실시하고 있다.

 

2006년에 시작돼 북한의 정권교체 등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현지에 파견되는 대북구강보건사업 중에 거의 유일하다. 지금은 북한의 반대로 인하여 북한 근로자에게는 접근할 수 없다. 그러나 남북관계가 급물살을 타게 되면 남북한 의료진이 교류할 수 있는 교두보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연속성을 유지하고 발전시켜야 한다.

 

우리나라 치의학 교재를 북한 치과의사들에게 보내어 공부할 수 있게 하고 나아가 재료와 기자재도 북한에 공급하여 우리와의 격차를 좁혀야 한다. 남북한의 상이한 치의학 용어집도 정리하여 홍보하고, 북한에도 알려야 한다. 통일부나 관련 부서의 통일에 관한 준비사항은 대부분 극비로 진행된다. 우리는 정부가 어느 정도 준비를 하고 있는지 알 수도 없다. 치협은 대북교류를 위한 정부와의 언로를 개설하고 긴밀히 협의해야 한다. 전문가 집단의 의견을 계속 개진해야 정부도 방향을 제대로 설정할 수 있다.

 

통일은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 올해 안에 통일될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없다. 그럼에도 내일 당장 닥칠지도 모를 통일에 대한 준비는 아무리 넘쳐도 부족함이 없다. 체계적인 준비 없이 맞이하는 통일은 대박이 아니라 심각한 혼란과 재앙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한민족의 생명과 건강을 책임질 의료계의 준비는 그 어느 영역보다 중요하다. 폴란드의 대북전문가 호사냑 씨는 “통일은 기획하는 것이 아니라 대비하는 것”이라고 하였다. 언론에는 치욕이지만 이탈리아 기자의 오보(誤報)가 욕심나는 청명한 가을 하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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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사년 첫눈과 송년단상(送年斷想)
올해도 이제 보름밖에 남지 않았다. 개인적으로 별문제가 없었는데도 사회적으로 혼란하다 보니 분위기에 휩쓸려 어떻게 한해가 지나갔는지도 모를 정도로 정신없이 지나간 느낌이다. 우리 사회는 자다가 홍두깨라는 말처럼 느닷없었던 지난해 말 계엄으로 시작된 일련의 사건들이 마무리되어가고 있다. 아마도 올해 10대 뉴스는 대통령선거 등 계엄으로 유발되어 벌어진 사건으로 채워질 가능성이 높다. 지난 금요일 첫눈이 내렸다. 수북하게 내려서 서설이었다. 많이 내린 눈으로 도로는 마비되었고 심지어 자동차를 버리고 가는 일까지 생겼다. 갑자기 내린 눈으로 인한 사고에 대한 이야기만 있었지 뉴스 어디에도 ‘서설’이란 말을 하는 곳은 찾아볼 수 없었다. 낭만이 없어진 탓인지 아니면 MZ기자들이 서설이란 단어를 모를지도 모른다. 혹은 서설이란 단어가 시대에 뒤처진 용어 탓일 수도 있다. 첫눈 교통 대란으로 서설이란 단어는 듣지 못한 채 눈이 녹으며 관심도 녹았다. 서설(瑞雪)이란 상서롭고 길한 징조라는 뜻이다. 옛 농경 시대에 눈이 많이 오면 땅이 얼어붙는 것을 막아주고, 눈이 녹으면서 토양에 충분한 수분을 공급하여 이듬해 농사에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였다. 첫눈이 많이 내릴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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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2월 금리 인하 사이클 후반부, 나스닥100 자산배분

2025년 11월 3일 고점 이후 약 보름간의 가파른 조정을 거친 나스닥100 지수는 12월 10일까지 약 2주간 반등세를 이어왔다. 그러나 지난주 금요일부터 다시 조정이 시작됐고, 이번 주 내내 이어지고 있는 하락 흐름은 자산배분 투자자에게 중요한 판단 구간에 진입했음을 시사한다. 현 시점에서 나스닥100 지수의 위치를 해석하기 위해서는 개별 종목이나 단기적인 수급보다도 연준의 금리 사이클과 그에 따른 시장 구조를 먼저 점검할 필요가 있다. 자산배분 투자는 언제나 방향을 맞히는 수단이 아니라, 현재 시장이 사이클의 어느 지점에 위치해 있는지를 판단하는 전략이기 때문이다. 현재 자산 시장을 이해하는 데 유용한 틀 중 하나는 코스톨라니 달걀 모형이다. 이 모형에서 금리 인하 사이클은 A, B, C, D 네 구간으로 나뉘며, 각 구간마다 자산별 유불리가 뚜렷하게 갈린다. 현 시점은 B에서 C로 넘어가는 과정의 최후반부에 해당한다. 아직 본격적인 위기 국면인 C에 진입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금리 인하가 누적되면서 시장 내부의 긴장도는 분명히 높아지고 있다. 이 구간의 특징은 위험자산이 마지막 상승을 시도할 수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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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두면 힘이 되는 요양급여비 심사제도_④현지조사

건강보험에서의 현지조사는 요양기관이 지급받은 요양급여비용 등에 대해 세부진료내역을 근거로 사실관계 및 적법 여부를 확인·조사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조사 결과에 따라 부당이득이 확인된다면 이에 대해 환수와 행정처분이 이뤄지게 된다. 이러한 현지조사와 유사한 업무로 심평원 주관으로 이뤄지는 방문심사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주관이 되는 현지확인이 있는데, 실제 조사를 받는 입장에서는 조사 자체의 부담감 때문에 모두 다 똑같은 현지조사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실시 주관에 따라 내용 및 절차, 조치사항이 다르기 때문에 해당 조사가 현지조사인지 현지확인인지, 혹은 방문심사인지를 먼저 정확히 파악한 후 적절한 대처를 해야 한다. 건강보험공단의 현지확인은 통상적으로 요양기관 직원의 내부 고발이 있거나 급여 사후관리 과정에서 의심되는 사례가 있을 때 수진자 조회 및 진료기록부와 같은 관련 서류 제출 요구 등의 절차를 거친 후에 이뤄진다. 그 외에도 거짓·부당청구의 개연성이 높은 요양기관의 경우에는 별도의 서류 제출 요구 없이 바로 현지확인을 진행하기도 한다. 그리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방문심사는 심사과정에서 부당청구가 의심되거나, 지표연동자율개선제 미개선기관 중 부당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