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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이야기

사면초가(四面楚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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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실에서 바라본 심리학 이야기 (65)

사마천의 ‘사기(史記)’를 보면 ‘항우본기(項羽本紀)’편에 ‘사면초가(四面楚歌)’라는 말이 나온다. 사방에서 초나라의 노래가 나온다는 말이다. 중국에 진나라가 망하고 초나라의 항우와 한나라의 유방이 천하를 두고 다투던 때의 일이다. 지금도 장기판에 등장하여 있으니 대단히 유명한 일이었다.

 

시작은 항우가 강대하였으나 차츰 유방에게 세력이 기울다가 책사인 범증(范增)이 떠나고 나서 한신(韓信)에게 포위당하게 되었다. 포위를 빠져나갈 길은 없고 군사는 도망가고 식량 역시 바닥을 보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나라의 군대는 점점 포위망을 좁혀 왔다. 그러던 어느 날 밤, 고향을 그리는 구슬픈 초나라의 노래가 사방에 들려왔다. 한나라가 항복한 초나라 병사들로 하여금 고향노래를 부르게 한 것이다.

 

항우는 그 노래를 듣고 초나라가 이미 한나라에 점령당한 것으로 오인한 항우는 진중에서 마지막 연회를 베풀고 결국 자결했다는 내용이다. 즉 고립무원(孤立無援)의 상태를 이야기한다. 요즘 치과계를 보면 딱 생각나는 단어가 사면초가이다. 서민들의 체감 경기가 바닥이다 보니 치과들도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치과의사의 과다 배출로 개원가는 경쟁이 심해지고 있다. 일부 치과들의 과다한 덤핑이 문제를 유발하고 있다.

 

인터넷의 난립으로 환자들의 불신이 커져있다. 모 네트워크 치과 문제는 신문방송을 넘어 국감에서까지 논란이 되어 치과의사들의 윤리성이 땅에 떨어졌다. 환자와의 분쟁으로 살해를 당하는 일마저 발생하였다. 며칠 전 모 일간지에는 유명 치과의사 인터넷 사이트에서 환자들의 정보를 무단으로 유포한다고 일면기사로 내고 모 방송국의 뉴스에는 검찰이 조사하여 처벌하겠다는 내용마저 보도되었다. 참으로 어이없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런 일련의 사태에 처하고 보니 이는 딱 한 단어로 ‘사면초가(四面楚歌)’이다.

 

어쩌다 치과의사들의 위상이 이렇게 되었는지 참으로 한심하고 안타깝기 짝이 없다. 어떤 방송이나 신문 잡지를 보아도 치과의사에 대한 배려는 없었다. 항상 치과의사는 가해자이지 피해자의 신분인 경우는 없었다. 세상에는 보이지 않는 법이 존재한다. 그것이 이 사회를 지탱하여 주는 또 하나의 힘이다. 세상에는 몰라야 하는 것도 있다. 모든 것을 다 아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그래서 세상은 양지와 음지가 공존하는 것이 이치이다.

 

이렇듯 전문가들만이 알고 전문인들만이 공유해야하는 일들이 있는데 그것이 어쩌다가 세상에 나와서 세상의 눈으로 지탄을 받는 것은 보이지 않는 질서의 파괴이다. 치과의사들 사이트에서 치과의사끼리 나눈 대화를 정부가 법의 잣대로 대응한다면 과연 치과의사들은 어디에 묻고 어디에 상의한단 말인가. 치과의사가 신이라도 된단 말인가. 사람이 사람을 치료하는데 얼마의 인내를 요구한다는 것인가. 절대로 험담하면 안 되었던 독재정권시절처럼, 치과의사들끼리도 환자들의 이야기를 하면 안 된다는 것인가. 필자는 법적인 것은 잘 모른다. 다만 세상에는 음양의 이치가 있다. 그것은 서로 각각 존재하며 섞이거나 간섭하지 않는 것이다.

 

어찌 음의 세계(전문가들의 세상)에서 일어난 일들을 양의 세계(일반인들의 세상)로 가져와서 일반의 눈으로 비판을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이는 전문가들에 대한 배려가 없는 것이다. 일본 강점기 시절에 한국 사람끼리 한국말하지 못하게 한 것과 무엇이 다른가. 한국 사람에겐 한국인의 삶이 있듯, 치과의사에겐 치과의사들만의 삶이 있는데, 그것을 침해하는 것이다. 물론 심한 내용도 있겠지만 모든 일이 그러하듯이 스스로의 자정작용이 일어나서 정화가 되는 것도 이치다. 스스로 정화할 시간을 주어야 한다.

 

살면서 알아도 모르는 척하는 경우, 들어도 못 들은 척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 이것이 삶의 지혜이다. 이제 이 세상이 점점 삶의 지혜와 배려가 사라지고 모든 것을 획일화하려 하고 있다. 전문가의 전문성을 인정하지 않으려 한다. 지금 우리 치과의사는 사면초가에 있다. 무엇을 얻으려다 무엇을 잃었는지 모두가 심사숙고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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