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2.12 (금)

  • 구름많음동두천 5.6℃
  • 흐림강릉 3.3℃
  • 구름많음서울 6.9℃
  • 맑음대전 9.8℃
  • 구름조금대구 6.9℃
  • 울산 5.5℃
  • 맑음광주 11.1℃
  • 구름조금부산 10.3℃
  • 맑음고창 8.9℃
  • 흐림제주 12.7℃
  • 구름많음강화 3.8℃
  • 맑음보은 6.9℃
  • 맑음금산 9.3℃
  • 맑음강진군 11.3℃
  • 흐림경주시 5.4℃
  • 구름조금거제 9.4℃
기상청 제공
PDF 바로가기

손정필 교수의 NLP 심리상담 - 8

URL복사

생채기 예방주사

형형색색으로 물들인 아름다운 단풍을 뒤로하고 나면 감기라는 것이 우리 곁을 찾아온다. 감기라는 것이 건강한 사람들에게는 있는 듯 마는 듯 스쳐 지나가겠지만 면역력이 약한 사람들에게는 일정기간 머물다가 간다. 기침이나 코막힘과 같은 증상으로 잠깐 머물다 가는 경우도 있지만 심한 경우에는 고열이나 폐렴과 같은 무서운 합병증을 일으켜 죽음에 이르게 할 수도 있다. 그래서 동네병원에 가면 독감예방주사를 접종함으로써 감기를 사전에 예방하려고 한다.


30~40년 전만 하여도 독감예방주사라는 것이 지금처럼 흔하지도 않았고 그러한 조치를 하는 경우도 드물었다. 물론 그 시절에는 의료시설이 열악하였던 이유도 있었겠지만 지금과 같은 다양한 바이러스가 존재하지 않았던 이유도 있었을 것이고 또한 지금처럼 복잡한 사회관계와는 다른 단순한 관계 속에서의 생활이 그 이유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현대인들은 더 많은 사람들과 교류를 하여야 하는 사회환경에서 살아가다 보니 더 다양한 경로를 통하여 감기라는 바이러스에 많이 노출되게 된다. 그래서 이전과는 다른 독감예방주사와 같은 조치를 취함으로써 감기로부터 건강을 지키려고 한다.


똑같지는 않지만 서비스 분야도 비슷한 것 같다. 현재 대한민국 대부분의 산업이 서비스문화에 기초하고 있다. 유통, 금융, 항공, 호텔과 같은 전통적인 분야에서부터 교육, 행정, 의료 등 모든 분야가 서비스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과거와는 전혀 다른 사회환경체제에서 생활하다 보니 이전과는 전혀 다른 현상들이 발생하고 있다.


최근에 모 백화점에서 종업원들이 고객 앞에서 무릎을 꿇은 것이 화제가 되었었다. 참 가슴 아픈 사연이다. 일의 정황을 떠나서 하나의 인격체인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무릎을 꿇는다는 것은 한 개인의 자아존중감에 상처를 주는 인격 모독 행위이다. 마침 그 사건이 일어난 백화점 점장과 개인적 친분이 있는 터라 전화를 하였다. 도대체 어찌된 상황인지 어떻게 해결을 하였는지 궁금했었다. 구체적인 사실은 이야기를 하지 않았지만 10월부터 강화된 그 매장의 서비스 규정 때문에 고객이 납득하지 못한 것과 그 과정에서 무릎을 꿇은 것이라고 한다. 고객이 무릎을 꿇게 한 것인지 아니면 고객과 발생한 갈등을 빨리 수습하려고 그냥 직원이 자발적으로 그러한 행동을 하였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고 한다. 아무튼 그 장면을 지나가는 고객이 휴대폰으로 영상에 담았고 언론에 노출시켰다고 한다. 그 후 직원 두 명에게 일주일간의 휴가를 통하여 정신적 안정을 취하게 하였다고 한다.


필자는 이 사건을 접하면서 제2의, 그리고 제3의 사건이 발생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무릎을 꿇는 그런 일들은 아닐지라도 흔히 말하는 수퍼갑질에 대한 서비스 종사자들의 심리적 정신적 피해가 더 커질 거라고 생각한다. 심리학에서 말하는 자아존중감(Self-esteem)은 자기 자신을 긍정적이고 가치 있는 존재로 생각하는 개념을 말한다. 사람들에게 자아존중감이 중요한 이유는 이러한 자아존중감 지수가 높으면 높을수록 자아효능감(Self-efficacy)이 함께 상승한다.


자아효능감이란 자신이 스스로 주어진 상황을 극복할 수 있고 자신에게 주어진 과제를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는 신념이나 기대를 말하는 것이다. 학교에서 직장에서 사회에서 모든 곳에서 개인이 높은 자아효능감을 가지고 생활한다면 자신에게 내재되어진 잠재능력(Potential Ability)을 발휘하게 되고 사회는 더 생산적이 될 것이다. 특히 지금 대한민국의 모든 산업의 기초가 되는 서비스업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이러한 자아효능감을 가지고 일을 한다면 더 좋은 양질의 서비스를 우리는 고객으로서 제공받을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자아효능감을 높이는 그 근원이 바로 자아존중감에서 시작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수퍼갑질을 하는 고객들의 태도나 시간적으로나 환경적으로 열악한 상태에서는 서비스 종사자들이 자아존중감을 가지기가 쉽지 않다. 아마도 고객과의 관계 속에서 생채기와 같은 상처를 가슴속에 안고 살아갈지도 모른다.


신체적으로 생긴 생채기는 눈에 보여서 치료하기가 쉽겠지만 마음속 깊이 생긴 생채기는 눈에 보이지 않으니 치유가 어려울 수도 있다. 그래서 지금 대한민국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은 고객과의 관계에서 얻게 된 생채기를 힐링(Healing)하는 것과 아울러 그런 상처가 생기지 않게 미리 예방할 수 있는 생채기 예방주사라고 생각한다. 가을이 지나가는 환절기에 독감예방주사뿐만 아니라 생채기 예방주사를 접종하는 것을 병원에서라도 먼저 시작해 보는 것은 어떨지 제안해본다.



글 / 손정필

평택대학교 교수
한국서비스문화학 회장
관계심리연구소 대표


오피니언

더보기


배너

심리학 이야기

더보기
을사년 첫눈과 송년단상(送年斷想)
올해도 이제 보름밖에 남지 않았다. 개인적으로 별문제가 없었는데도 사회적으로 혼란하다 보니 분위기에 휩쓸려 어떻게 한해가 지나갔는지도 모를 정도로 정신없이 지나간 느낌이다. 우리 사회는 자다가 홍두깨라는 말처럼 느닷없었던 지난해 말 계엄으로 시작된 일련의 사건들이 마무리되어가고 있다. 아마도 올해 10대 뉴스는 대통령선거 등 계엄으로 유발되어 벌어진 사건으로 채워질 가능성이 높다. 지난 금요일 첫눈이 내렸다. 수북하게 내려서 서설이었다. 많이 내린 눈으로 도로는 마비되었고 심지어 자동차를 버리고 가는 일까지 생겼다. 갑자기 내린 눈으로 인한 사고에 대한 이야기만 있었지 뉴스 어디에도 ‘서설’이란 말을 하는 곳은 찾아볼 수 없었다. 낭만이 없어진 탓인지 아니면 MZ기자들이 서설이란 단어를 모를지도 모른다. 혹은 서설이란 단어가 시대에 뒤처진 용어 탓일 수도 있다. 첫눈 교통 대란으로 서설이란 단어는 듣지 못한 채 눈이 녹으며 관심도 녹았다. 서설(瑞雪)이란 상서롭고 길한 징조라는 뜻이다. 옛 농경 시대에 눈이 많이 오면 땅이 얼어붙는 것을 막아주고, 눈이 녹으면서 토양에 충분한 수분을 공급하여 이듬해 농사에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였다. 첫눈이 많이 내릴수록

재테크

더보기

2025년 국내증시 코스피 분석 | 금리사이클 후반부에서의 전략적 자산배분

2025년 12월 10일, 국내 증시는 다시 한 번 중대한 분기점 앞에 서 있다. 코스피는 11월 24일 저점 이후 단기간에 가파른 반등을 보이며 시장 참여자의 관심을 끌었지만, 이러한 상승 흐름이 앞으로도 이어질지 확신하기는 어렵다. 자산배분 관점에서는 현재 우리가 금리사이클의 어느 국면에 위치해 있는지, 그리고 그 사이클 속에서 향후 코스피 지수가 어떤 흐름을 보일지를 거시적 관점에서 이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주기적 자산배분 전략은 단기적인 매매 타이밍보다 금리의 위치와 방향을 중심으로 투자 비중을 조정하는 방식이다. 코스톨라니의 달걀 모형은 금리 사이클의 각 국면에서 어떤 자산이 유리해지고 불리해지는지를 명확하게 보여주는 나침반 역할을 한다. 2025년 말 현재 시장은 금리 인하 사이클의 B~C 구간 극후반부에 진입해 있으며, 이 시기는 위험자산이 마지막 랠리를 펼치는 시점으로 해석된다. 겉으로 보기에는 자산시장이 활황을 누리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곧 이어지는 경제위기 C 국면은 경기 침체와 시장 조정이 본격적으로 전개되는 단계다. 따라서 지금의 상승 흐름은 ‘새로운 랠리의 시작’이라기보다 ‘사이클 후반부의 마지막 불꽃’이라는 인식이 더욱


보험칼럼

더보기

알아두면 힘이 되는 요양급여비 심사제도_④현지조사

건강보험에서의 현지조사는 요양기관이 지급받은 요양급여비용 등에 대해 세부진료내역을 근거로 사실관계 및 적법 여부를 확인·조사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조사 결과에 따라 부당이득이 확인된다면 이에 대해 환수와 행정처분이 이뤄지게 된다. 이러한 현지조사와 유사한 업무로 심평원 주관으로 이뤄지는 방문심사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주관이 되는 현지확인이 있는데, 실제 조사를 받는 입장에서는 조사 자체의 부담감 때문에 모두 다 똑같은 현지조사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실시 주관에 따라 내용 및 절차, 조치사항이 다르기 때문에 해당 조사가 현지조사인지 현지확인인지, 혹은 방문심사인지를 먼저 정확히 파악한 후 적절한 대처를 해야 한다. 건강보험공단의 현지확인은 통상적으로 요양기관 직원의 내부 고발이 있거나 급여 사후관리 과정에서 의심되는 사례가 있을 때 수진자 조회 및 진료기록부와 같은 관련 서류 제출 요구 등의 절차를 거친 후에 이뤄진다. 그 외에도 거짓·부당청구의 개연성이 높은 요양기관의 경우에는 별도의 서류 제출 요구 없이 바로 현지확인을 진행하기도 한다. 그리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방문심사는 심사과정에서 부당청구가 의심되거나, 지표연동자율개선제 미개선기관 중 부당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