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4.26 (토)

  • 맑음동두천 9.5℃
  • 맑음강릉 13.4℃
  • 맑음서울 10.5℃
  • 맑음대전 10.3℃
  • 맑음대구 13.3℃
  • 맑음울산 11.9℃
  • 맑음광주 11.1℃
  • 맑음부산 13.9℃
  • 맑음고창 5.9℃
  • 맑음제주 12.4℃
  • 맑음강화 8.6℃
  • 맑음보은 6.9℃
  • 맑음금산 7.3℃
  • 맑음강진군 11.3℃
  • 맑음경주시 14.0℃
  • 맑음거제 11.0℃
기상청 제공
PDF 바로가기

[논 단] 북핵 위기, 의료인의 운명은 어찌되나

URL복사

박용호 논설위원

북핵으로 긴장상태가 고조된 요즘, 작가 황석영의 ‘한씨연대기’는 많은 것을 시사한다. 소설 속 주인공 한영덕은 6·25전쟁 전 평양의전과 교토대를 졸업하고 모교에 재직하던 산부인과 교수였다. 전쟁이 터지자 성격이 올곧고 초연한 그는 당성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의무군관 차출에서 제외된다. 동료 교수 서학준의 잠적을 묵인했다는 이유로 사형 위기에 몰린다(서학준은 남하하여 수도육군병원의 군의관이 된다).

천신만고 끝에 홀로 피란한 그는 아들을 찾으려고 미군부대를 배회하다가 간첩으로 오인돼 고초를 겪는다. 납북된 경찰관 미망인과 재혼도 하고 호구지책으로 무면허 업자와 동업하지만 양심적인 의술 이외에는 융통성도 없고 현실타협을 못한다. 치과의사도 연루된 주변인들의 고발에 의료법 위반을 빌미로 정보대에 구금된다. 집행유예로 나오지만 고용의사로 떠돌다가 알코올에 중독되어 적산가옥에서 독거노인으로 마지막을 고한다.
평의전 동창회에서 주인공이 선배와 설전하다가 내뱉는 자조적 절규는 당시 의술의 사회상을 반영한다. “난… 의술이란 걸 대단하게 여기지 않습네다. 요즘 누구레 책임감을 갖구 재세할래는 마음으루 진료에 임하갔습네까. 모두 돈 벌자구 배운 기술루 생각하지 않습네까….” “옳시다. 의술에 사명감 어쩌구 하던 시대는 개화기 때 얘기야요.”

이 소설은 북한의사가 남한에 와서 겪는 생사고락을 서술했는데 만약 남한이 베트남화 되면 남한의사들은 어떻게 될까. 통찰해 보면 알 수 있다. 전쟁 시 그들의 소행전력이 있기 때문이다. 극단적인 예로 폴포트 주동의 크메르 루즈가 캄보디아를 함락했을 때 농민이 지배하는 사회주의를 건설한다고 무자비 학살로 1970년 당시 의사 800명 중 40명만이 생존했다. 전쟁이 터지거나 공산화 되면 의사는 아무것도 아니다. 인력과 물자가 없으므로 소임도 끝난다. 의술 이외 아는 게 없으므로 자존·생존능력도 떨어진다. 국가 생사의 기로에서 진보·보수타령은 헛것이다. 내가 살아야 가족도 환자도 있고 돈도 의미가 있다.

북한에 대한 대화와 인도주의도 힘의 우위가 바탕이 되어야 가능하다. 치과계도 통일치의학회도 출범하고 남북치의학교류협회도 있지만 위기감이 위중한 때 역할이 의문시된다. 우리가 핵 인질이 된 상태에서 선심은 비굴해지고 만용이 된다. 우리 체제로 통일돼야 베풂도 뜻이 있다. 그런 면에서 독일의 통일은 부럽기도 하고 불가사의한 면이 있다. 동독이 1989년 헝가리·체코·폴란드에서 휴가 중이던 동독인의 해외 집단탈출이 잇따르고 평화시위를 유발하자 해외여행규정을 손보기 시작했다. 초안 작성 후 대변인이 선포했고 외국기자가 “여행 개방한다”를 “국경 개방”으로 번역했다. 그러자 군중이 몰려 장벽은 무너졌다. 과정은 급속도이고 단순해 보이지만 우리와는 장기적이고 다른 사회·경제적, 역사적 교류가 있었다.

우리는 힘들다. 역사적으로 타협과 평화에 의한 통일전력이 없었기 때문이다. 남북차이가 엄청 벌어지고 민족성 탓도 있을 것이다. 사실 인류역사가 그렇다. 미국도 내전을 겪지 않았나. 박근혜 전 대통령의 통일대박론이 무색해지고 요원한 지금은 자중할 때가 아닌가 한다. 우리가 이스라엘 식으로 적극 공략해 군비도 늘리고 여성입대도 필수고 일본식 대피훈련을 하고 핵무장을 하든가 아니면 굴복당해야 결판난다.

지금 국민들은 말폭탄에 시달리고 있다. 아니 무감각해지는 중이다. 관리들도 엇박자중이다. 미 국방장관은 “미래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는 여러분도, 나도 말할 수 없다. 미 육군이 할 수 있는 한 가지 일은 대통령이 활용할 수 있는 군사 옵션을 보장하는 것”이라고 공언했다. 누가 임진왜란 때의 김성일이고 황윤길 역인지 짐작이 간다. 율곡의 십만양병설을 본받자는 정치가도 없다. 있다 해도 큰 공감을 못 얻을 분위기다. “미군 군속이 대피 중”이라는 거짓 카톡이 오가고 아름아름 대피소를 알아보고 생존배낭들을 준비하고 있다. 어서 국민을 안심시키는 대통령의 신뢰할 수 있는 확고한 내외 정책이 나와야 할 때다.

오피니언

더보기


배너

심리학 이야기

더보기
같은 시간에 다른 시대를 살고 있다
외국에서 근무하는 딸이 오랜만에 집에 와 모처럼 대화가 이어졌다. 딸과는 따로 지낸지 오래다 보니 늘 공통의 화제가 적었고 생각의 차이도 컸다. 모처럼 가족이 모두 모인 식탁에서 최근 유행한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가 좋은 대화 소재가 되었다. 드라마의 인상적인 장면이 가족 모두 달랐다. 덕분에 각자의 생각이 다름을 알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딸은 서울서 상처받고 제주 집에 돌아온 금명을 가족이 돌봐주는 장면을 말하였고, 필자는 관식이가 병원에서 마취에서 깨어나며 자신이 돌을 쌓으러 가지 않았어야 한다고 혼잣말을 하는 장면이 가장 생각난다고 했다. 딸은 외국생활을 하다가 집에 돌아왔을 때 자신의 모습을 금명을 통해서 본 듯했다. 필자는 아버지 관식이의 삶에 대한 생각을 말했다. 관식은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에 막내아들 동명을 잃는 최악의 불행을 맞았다. 게다가 자신이 바다에 돌을 쌓으러 나가지 않았으면 죽지 않을 수도 있었다. 가장 행복한 순간에 가족에게 가장 큰 불행을 경험하게 되면, 삶에서 행복지수가 올라가는 순간이 오면 불안지수도 같이 올라가게 된다. 행복할수록 더 불안해지는 아이러니한 마음상태가 된다. 관식이 마음의 반은 평생 자신의 잘못으로 막

재테크

더보기

트럼프 관세전쟁과 자산시장 전망 | 미국채 금리와 달러 인덱스 중심 분석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전쟁 선포는 글로벌 경제에 큰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 1930년대 대공황 이후 약 100년 만에 이뤄진 대규모 관세 정책으로, 자산시장은 큰 폭의 변동성을 보이며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모습이다. 특히 미국 증시는 기록적인 변동 폭을 나타내며 투자자들의 우려를 키우고 있다. 오늘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전쟁이 글로벌 자산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미국채(TLT) 금리와 달러 인덱스(DXY)를 중심으로 심층적으로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주기적 자산 배분 전략의 관점에서 향후 대응 전략을 제시해보겠다. 트럼프 행정부는 취임 직후부터 무역 불균형 해소를 목적으로 중국을 포함한 주요 교역국을 대상으로 강력한 관세 부과 조치를 단행했다. 이번 관세 조치는 단순히 무역적자 해소를 넘어 미국과 중국 간 패권 경쟁의 일환으로 해석되고 있으며, 이는 관세전쟁의 장기화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시장은 이러한 불확실성 증가를 반영해 4월 2일 이후 급격한 하락세를 보였고, 시장참여자들은 지금이 긴 하락장의 초입인지, 이벤트로 인한 단기적 주가 조정에 그치는지 알 수 없어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국채 금리의 급격한 변화와 달러 인덱스의


보험칼럼

더보기

알아두면 힘이 되는 요양급여비 심사제도_④현지조사

건강보험에서의 현지조사는 요양기관이 지급받은 요양급여비용 등에 대해 세부진료내역을 근거로 사실관계 및 적법 여부를 확인·조사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조사 결과에 따라 부당이득이 확인된다면 이에 대해 환수와 행정처분이 이뤄지게 된다. 이러한 현지조사와 유사한 업무로 심평원 주관으로 이뤄지는 방문심사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주관이 되는 현지확인이 있는데, 실제 조사를 받는 입장에서는 조사 자체의 부담감 때문에 모두 다 똑같은 현지조사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실시 주관에 따라 내용 및 절차, 조치사항이 다르기 때문에 해당 조사가 현지조사인지 현지확인인지, 혹은 방문심사인지를 먼저 정확히 파악한 후 적절한 대처를 해야 한다. 건강보험공단의 현지확인은 통상적으로 요양기관 직원의 내부 고발이 있거나 급여 사후관리 과정에서 의심되는 사례가 있을 때 수진자 조회 및 진료기록부와 같은 관련 서류 제출 요구 등의 절차를 거친 후에 이뤄진다. 그 외에도 거짓·부당청구의 개연성이 높은 요양기관의 경우에는 별도의 서류 제출 요구 없이 바로 현지확인을 진행하기도 한다. 그리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방문심사는 심사과정에서 부당청구가 의심되거나, 지표연동자율개선제 미개선기관 중 부당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