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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인칼럼

[사 설] 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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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16일 수능시험은 처음으로 천재지변인 지진 때문에 연기되었다. 그러나 수능 추위는 관행(?)처럼 다가왔다. 일주일 연기된 수능 전날인 22일 아침에는 비가 내렸고, 수능 당일인 23일에는 어김없이 수능 추위가 다시 찾아왔다.


국정원 특수활동비는 역대 어느 정권이든 자유롭지 않은 것 같다. 관행이라는 허울 좋은 이름 아래 정기적으로 특수활동비가 여기저기 뿌려진 흔적이 나온다. 안보상 기밀이라는 이유만으로 묻지마 예산에다가 감사까지 건너뛰는 관행이 이제는 당연시 될 수 없다. 정보기관의 성격을 고려해서 전체는 아니더라도 가능한 영역을 투명하게 들여다볼 수 있도록 개혁해야 한다.


그리고 충격적인 간호사 인권침해 행태도 보도되었다. 성심병원 재단 행사에 동원된 간호사들이 선정적인 춤을 추도록 강요받은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됐다.


체육대회에서 야한 옷을 입고 선정적인 춤을 추도록 강요받은 성심병원 간호사들의 얘기가 화두가 되고 있다. 선임 간호사가 신참 간호사들을 선발해서 늦은 저녁 시간까지 연습을 시켜 장기자랑에 참여한다는 것이다. 그 외에도 선배가 후배를 괴롭히다 못해 영혼까지 태운다는 ‘태움 문화(후배들의 영혼까지 태운다는 군기)’라는 것이 있고, 임신도 입사 순으로 해야 한다는 시대착오적 갑질 문화가 함께 보도되었다.


신분제도가 있었던 조선시대 ‘의녀제도’의 관행이 유령처럼 되살아난 것 같다. 과거에 통했던 관행이 현재의 법과 제도하에서 용납될 수 있는지 재조명해보아야 한다. 관행은 ‘법률인 관습’과 비교하여 ‘사실인 관습’이라고 표현된다. 즉, 관습법이란 사회의 거듭된 관행으로 생성한 사회생활 규범이 사회의 법적 확신과 인식에 의해 법적 규범으로 승인·강제된 것을 말한다. 반면, 관행은 사회의 법적 확신이나 인식에 의하여 법적 규범으로서 승인될 정도에 이르지 않는 것이다.


얼마 전에는 전공의 세계에서 폭행 사건과 같은 인권유린이 보도되어 세간에 큰 충격을 준 적이 있었다. 문외한이라도 이 정도의 잘잘못은 판단할진대, 최고의 지식인들인 의사집단에서 이런 일이 일어났다는 것만 봐도 관행의 힘은 대단하다. 선배 시절부터 내려온 전통이고, 자신도 겪어서 힘들었지만, 전통을 이어간다는 사명감(관행)이라는 명목 하에 폭력으로 감정을 풀어버린다.


관행으로 행해지는 것 중에는 미풍양속에 속하는 아름다운 전통도 있지만, 인간의 욕망에 깊이 뿌리를 내리고 법의 테두리를 벗어나는 나쁜 관행들이 더 많다. 특히 급변하는 대한민국은 미풍양속의 좋은 관례를 전통으로 계승시키기에는 너무 바쁜 사회가 되어버렸다. 또한, 소위 떡값으로 불리는 눈먼 돈의 유혹을 뿌리치기 어려운 황금 만능주의 세상이 만연해 있다.


악마의 유혹 같은 관행을 뿌리치기가 어려운 이유이다. 관행으로 만들어진 떡값은 감사의 인사라는 포장으로 잘 싸여있기에 ‘이게 아닌데?’라는 생각을 애써 외면하게 만든다. 관행으로 포장된 행사들은 ‘선배들도 다한 일이니까 당연히 해야 한다’는 사명감을 부여하기에는 잘잘못을 따지지 않고 행해져 왔다.


개혁은 이런 관행의 고리를 끊어버리는 일이다. 이것은 문재인 대통령이 “적폐청산, 사정이 아닌 관행 혁신”이라고 말한 것과 일맥상통한다.


경기도치과의사회에서 일어난 사건의 원인도 관행이라는 탈 속에 감춰진 부조리를 재빠르게 발견하고 조치를 취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짐작된다. 우리 모두는 이제 주변을 잘 살펴보아야 한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용서받던 관행들이 법적, 도덕적, 윤리적으로 더 이상 용납되지 않는 세상이 됐다. 눈먼 돈은 없고, 앞으로 영원히 밝혀지지 않을 갑질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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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사년 첫눈과 송년단상(送年斷想)
올해도 이제 보름밖에 남지 않았다. 개인적으로 별문제가 없었는데도 사회적으로 혼란하다 보니 분위기에 휩쓸려 어떻게 한해가 지나갔는지도 모를 정도로 정신없이 지나간 느낌이다. 우리 사회는 자다가 홍두깨라는 말처럼 느닷없었던 지난해 말 계엄으로 시작된 일련의 사건들이 마무리되어가고 있다. 아마도 올해 10대 뉴스는 대통령선거 등 계엄으로 유발되어 벌어진 사건으로 채워질 가능성이 높다. 지난 금요일 첫눈이 내렸다. 수북하게 내려서 서설이었다. 많이 내린 눈으로 도로는 마비되었고 심지어 자동차를 버리고 가는 일까지 생겼다. 갑자기 내린 눈으로 인한 사고에 대한 이야기만 있었지 뉴스 어디에도 ‘서설’이란 말을 하는 곳은 찾아볼 수 없었다. 낭만이 없어진 탓인지 아니면 MZ기자들이 서설이란 단어를 모를지도 모른다. 혹은 서설이란 단어가 시대에 뒤처진 용어 탓일 수도 있다. 첫눈 교통 대란으로 서설이란 단어는 듣지 못한 채 눈이 녹으며 관심도 녹았다. 서설(瑞雪)이란 상서롭고 길한 징조라는 뜻이다. 옛 농경 시대에 눈이 많이 오면 땅이 얼어붙는 것을 막아주고, 눈이 녹으면서 토양에 충분한 수분을 공급하여 이듬해 농사에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였다. 첫눈이 많이 내릴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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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2월 금리 인하 사이클 후반부, 나스닥100 자산배분

2025년 11월 3일 고점 이후 약 보름간의 가파른 조정을 거친 나스닥100 지수는 12월 10일까지 약 2주간 반등세를 이어왔다. 그러나 지난주 금요일부터 다시 조정이 시작됐고, 이번 주 내내 이어지고 있는 하락 흐름은 자산배분 투자자에게 중요한 판단 구간에 진입했음을 시사한다. 현 시점에서 나스닥100 지수의 위치를 해석하기 위해서는 개별 종목이나 단기적인 수급보다도 연준의 금리 사이클과 그에 따른 시장 구조를 먼저 점검할 필요가 있다. 자산배분 투자는 언제나 방향을 맞히는 수단이 아니라, 현재 시장이 사이클의 어느 지점에 위치해 있는지를 판단하는 전략이기 때문이다. 현재 자산 시장을 이해하는 데 유용한 틀 중 하나는 코스톨라니 달걀 모형이다. 이 모형에서 금리 인하 사이클은 A, B, C, D 네 구간으로 나뉘며, 각 구간마다 자산별 유불리가 뚜렷하게 갈린다. 현 시점은 B에서 C로 넘어가는 과정의 최후반부에 해당한다. 아직 본격적인 위기 국면인 C에 진입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금리 인하가 누적되면서 시장 내부의 긴장도는 분명히 높아지고 있다. 이 구간의 특징은 위험자산이 마지막 상승을 시도할 수 있다는 점이다.


보험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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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두면 힘이 되는 요양급여비 심사제도_④현지조사

건강보험에서의 현지조사는 요양기관이 지급받은 요양급여비용 등에 대해 세부진료내역을 근거로 사실관계 및 적법 여부를 확인·조사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조사 결과에 따라 부당이득이 확인된다면 이에 대해 환수와 행정처분이 이뤄지게 된다. 이러한 현지조사와 유사한 업무로 심평원 주관으로 이뤄지는 방문심사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주관이 되는 현지확인이 있는데, 실제 조사를 받는 입장에서는 조사 자체의 부담감 때문에 모두 다 똑같은 현지조사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실시 주관에 따라 내용 및 절차, 조치사항이 다르기 때문에 해당 조사가 현지조사인지 현지확인인지, 혹은 방문심사인지를 먼저 정확히 파악한 후 적절한 대처를 해야 한다. 건강보험공단의 현지확인은 통상적으로 요양기관 직원의 내부 고발이 있거나 급여 사후관리 과정에서 의심되는 사례가 있을 때 수진자 조회 및 진료기록부와 같은 관련 서류 제출 요구 등의 절차를 거친 후에 이뤄진다. 그 외에도 거짓·부당청구의 개연성이 높은 요양기관의 경우에는 별도의 서류 제출 요구 없이 바로 현지확인을 진행하기도 한다. 그리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방문심사는 심사과정에서 부당청구가 의심되거나, 지표연동자율개선제 미개선기관 중 부당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