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치과의사협회(회장 김세영·이하 치협)가 지난 한 해 총력을 기울인 불법네트워크 치과 척결사업이 일반 시민들에게 비교적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공중파, 일간지 등에 연일 보도되면서 사회 전반적으로 치과계 내부의 ‘밥그릇 싸움’ 논쟁으로 폄훼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어느 정도 불식된 것으로 보인다.
본지는 12월 1일부터 20일까지 서울지역 치과병의원을 내원한 환자 및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최근 이슈가 된 ‘일부 대형 네트워크 치과에 대한 인식’을 설문조사했다. 설문조사는 서울지부 임원진, 25개 구회장 및 총무이사 치과병의원 등 70여 곳에서 이뤄졌으며, 내원환자 691명이 참여해, 이중 유효한 답변을 해 준 653명의 설문결과가 분석에 활용됐다.
2011년은 대한치과의사협회(회장 김세영·이하 치협)와 UD치과의 언론 홍보전으로 치과계가 대중들의 이목을 집중시킨 한 해였다.
지난해 8월 16일 MBC PD수첩의 ‘의술인가 상술인가’ 방송을 시작으로 양 측은 일간지 광고, 기자회견 등을 진행하며 악화일로로 치달았다. 전체 개원가를 매도하려는 UD치과의 전략으로 인해 치과계에 대한 신뢰도는 적지 않은 타격을 입었고, 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았다.
지난해 8월 PD수첩 방영 이후, 치협과 UD치과가 일간지에 잇달아 게재한 광고에 대한 느낌을 묻는 질문에 응답자 38.9%가 금번 사안을 치과계 내부의 ‘밥 그릇 싸움’으로 인식했다. 가장 높은 비중이었다. 그러나 ‘치협의 주장에 공감한다’는 의견도 30.3%에 달해 ‘UD치과 주장에 공감한다(2.3%)’는 응답보다 월등히 높았던 점은 다소 의미있는 부분이다.
밥그릇 싸움이라고 평가한 한 응답자는 “외부에서 보기에는 진료 가격 등을 놓고 치과의사들끼리 마찰을 빚고 있는 것 같다”며 “진실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알 수는 없지만 모양새가 좋게 보이지 않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치협의 광고에 공감한다는 응답자는 “아무리 돈이 중요하다고 하지만 배울 만큼 배운 의사가 그런 행위를 할 줄은 상상도 못했다”며 “치과 진료비가 서민들에게 부담이 된다는 점을 악용해 싼 가격으로 포장해 자신들의 이익을 창출한 것은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저렴한 수가를 내세워 과잉진료 및 불법 위임진료를 일삼는 그들의 행태에 대해서도 국민들은 분노했다. 특히 방송에서 나온 임플란트 과다 식립 등 환자를 돈벌이 대상으로만 보는 시각에 대해 불편한 감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법네트워크 치과에서 진료를 받은 경험이 있는 응답자들의 생각은 온도차를 보였다.
불법네트워크 치과를 방문한 적이 있다고 답변한 응답자를 대상으로 진료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친절도 △임상숙련도 △수가 △인테리어 모든 항목에서 ‘만족’과 ‘보통’의 비율이 높았다. 뿐만 아니라 추후에도 계속 불법네트워크 치과에서 진료를 받겠다는 의견(53.7%)이 과반수였다. 서민 위주의 저가 진료를 펼치겠다는 불법네트워크 치과의 전략과 진료 행위가 아직까지는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셈이다.
한편, ‘방송’을 통한 보도가 64.7%로 국민들에게 가장 영향력이 큰 것으로 확인됐다. 신문이 9.3%, 인터넷이 8.4%로 그 뒤를 이었다. ‘2가지 이상의 매체에서 본 적이 있다’는 응답은 11.5%로 나타났다.
치협에서는 효과적인 대국민 홍보 방안과 정책을 마련해 불법네트워크 치과 척결에 전력을 쏟을 계획이다. 치협 이민정 홍보이사는 “자극적인 문구로 포장해 국민들을 우롱하는 불법네트워크 치과의 저급한 홍보 활동에 적극 대응해 나갈 것”이라며 “치과계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이 긍정적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다양한 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불법네트워크 치과의 상식과 수준을 벗어나는 행동으로 인해 피해를 입은 개원의가 많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며 “치협에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역시 잘못된 의료 환경 및 의료법 개선에 전력투구를 할 것이며, 제도적 장치 구축을 통해 보다 전략적으로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 개원의는 “불법네트워크 치과들의 파렴치한 대국민 홍보 행위로 인해 전체 치과계의 이미지가 크게 훼손됐다”며 “다수의 선량한 개원의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협회 차원에서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주길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김민수 기자/kms@sda.or.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