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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 단] 판관 포청천이 그리워지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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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태석 논설위원

90년도 중반쯤인가 판관 포청천이라는 중국 드라마가 유행한 적이 있었다.


풀릴 것 같지 않은 민원을 정의의 이름으로 상하 고하를 가리지 않고 철저히 조사하여 백성의 편에서 억울함을 해결해 주는 모습에 그 시대를 억눌리며 살던 우리는 카타르시스를 느꼈던 기억이 난다. 특히  “개 작두를 날려라” 라는 주인공의 모습은 아직도 눈에 선하다


최근 주변에서 일어났던 일 몇 가지를 소개하고자한다


출근하던 중 구회장의 다급한 전화를 받는다. 평소 성실하기로 소문나고 구회 임원으로도 열심인 모 회원이 환자 보호자로부터 무면허 진료행위로 고발당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치위생사 업무영역이 문제였다. 치과의사나 치위생사는 무엇을 잘못했는지 모르는데 환자 보호자는 정확히 알고 있었다. 빨리 합의를 보라고 조언해 줄 수밖에 없었다.


또 한 가지, 환자가 다른 치과의사를 고소하기 위한 진단서를 요구한다. 이유는 진료 보조원의 무면허 의료행위 도중 가벼운 의료 사고에 대한 것이었다. 필자가 보기에도 터무니없는 액수를 요구하다 거부당하고 고소하겠단다.

 

진료한 치과의사는 잘못한 것이 없으니 혼내주기 위해 맞고소 하겠단다. 이런 경우 현행법에 의해 당하게 되는 의료인의 처벌사례를 설명해 주었고 환자의 억지로 참고 있는 야릇한 미소를 보면서 토요일 오후 직원들이 퇴근한 우리 병원에서 거액의 합의금이 오간 다음에야 해결되었다,


또 다른 사례. 민원이 많이 들어오는 치과가 있었다. 보건소에서는 그 치과를 어떻게 해서든 손을 보고 싶은데 결정적으로 증거를 잡기가 쉽지 않았다. 결국 치위생사 업무를 문제 삼아 영업 정지를 시키는 것으로 쉽게 목적을 달성할 수 있었다. 복지부나 보건소도 이 법이 현 시점에서 불합리하다는 것을 알지만 상황에 따라서는 이처럼 무기로 돌변할 수도 있을 만큼 치과의료 보조 인력의 업무 범위는 애매하거나 전혀 적시되어 있지 않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자 대한치과의사협회, 대한치과위생사협회, 대한간호조무사협회가 지금 업무영역에 대한 협상을 진행하고 있지만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세 단체 모두 회원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곳이라 쉽게 합의점을 찾을 것이라고는 애초에 기대하기 어렵다.

 

그렇다고 포기하기에는 너무 많은 회원들이 고통 받고 있고 그것이 그대로 환자에게 전가되어지기에 복지부가 관심을 가지는 이번만큼은 반드시 업무 영역 현실화를 이뤄내야 할 것이다.

 

세 단체가 의료기사법 시행령이 수십 년 전에 만들어져 현실에 맞지 않아 과감히 바꾸어야한다는 당위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자신의 주장만을 되풀이 한다면 또 한 번의 기회를 놓치는 우를 범할 것이다.

 

복지부가 항상 그래왔던 것처럼 되지도 않을 이익 단체 간의 합의를 더 이상 기다려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진정 국민들을 위한다면 먼저 나서서 국민의 편에서 현실에 맞는 정확한 선을 그어주어야 할 것이다.

 

서로 먼저 가겠다는 교차로에서 계속 사고가 나는데 교통경찰이 당사자들끼리 해결하라고 바라만 보고 있다면 심각한 직무 유기라고 난리가 날 것이다. 같은 이치로 이해가 상충하는 단체 간의 문제에도 오로지 국가 전체의 미래를 바라보고 정리해 줄 수 있는 공무원이 필요한 것이다.


이익 단체의 움직임에 눈치만 보면서 되지도 않을 합의를 종용하고 시간만 죽이는 사이 애궂은 국민이 피해를 보고 있다는 것을 직시하고 오로지 정의의 편에서 어떤 눈치도 보지 않고 용작두(황실), 호작두(귀족), 개작두(평민)를 호쾌하게 날렸던 판관 포청천(실존 인물이라 함)의 공직자로서의 자세를 복지부에서 음미해 볼 것을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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