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5.01 (목)

  • 맑음동두천 26.0℃
  • 구름많음강릉 28.0℃
  • 구름많음서울 24.5℃
  • 맑음대전 25.8℃
  • 맑음대구 26.1℃
  • 맑음울산 22.5℃
  • 맑음광주 25.0℃
  • 구름조금부산 21.0℃
  • 맑음고창 25.3℃
  • 구름조금제주 18.9℃
  • 구름조금강화 22.5℃
  • 맑음보은 25.4℃
  • 맑음금산 26.8℃
  • 맑음강진군 22.8℃
  • 맑음경주시 28.3℃
  • 맑음거제 21.0℃
기상청 제공
PDF 바로가기

[논 단] 치과계는 파리의 지하철 개찰구인가?

URL복사

박창진 논설위원

프랑스 파리에 다녀오신 분들께서는 모두 느끼셨겠지만 그 곳의 지하철 개찰구는 거의 철문이 열렸다 닫히는 수준이다. 표를 넣지 않고는 절대 플랫폼으로 진입할 수 없을 것처럼 보인다. 표를 넣고도 정해진 시간에 지나가지 못하면 몸이나 가방이 끼는 일도 왕왕 일어난다.

 

하지만 국경을 넘어 오스트리아나 독일에 발을 딛는 순간, 주의 깊게 보지 않으면 개찰구의 존재를 알아챌 수 없을 정도로 작은 형태의 검표기가 넓은 통로에 띄엄띄엄 세워져 있을 뿐이다. 사람들은 신경도 쓰지 않고 그저 플랫폼으로 걸어 들어간다. 하지만 그들 모두의 손에는 어김없이 티켓이 쥐어져 있다. 동일한 경우에 적용되는 아주 상반된 이러한 두 가지 현상의 차이는 무엇일까? 어쩌면 그것은 아마도 내적 규제와 외적 규제의 차이에서 빚어진 문제가 아닐까 하고 생각해본다.


작년 한 해 치과계는 마치 소용돌이에 휩쓸린 것 같았다. 누군가에게는 치과의사 국가면허를 가진 하나의 집단 내의 균열처럼 보였을 수도 있으며, 양심세력과 그렇지 못한 세력 간의 투쟁과 같이 보였을 수도 있다. 혹자에게는 국민의료를 지켜내기 위한 투쟁, 또는 의사들 간의 밥그릇 싸움으로 비쳐졌을 수도 있다.


문득 그러한 현상들이 마치 파리의 지하철문과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조그만 틈이라도 있으면 비집고 들어가 무임승차하려는 사람들, 자신의 작은 이익을 위해서는 법과 도덕, 윤리를 유린하려는 수많은 사람들을 제지하고 단속하기 위해 엄청난 물질적인 투자를 감수함은 물론이요, 국가적인 위신을 실추시키면서까지 철문을 매달아야만 하는 파리의 지하철같이 치과계의 작년 한 해는 큰 도둑과 작은 도둑을 모두 잡고자 하는 일념으로 파리 지하철 개찰구의 철문과 같은 외부규제를 세우기 위해 애쓴 한 해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한 번 결정된 외적 규제는 다시 내적 규제로 환원되기 힘들다. 그리고 이는 근본적인 문제 해결의 방법으로 충분해 보이지 않는다.

 

 어쩌면 그로 인해 근본적인 해결은 점점 더 요원해 질지도 모른다. 한편으로 치과계는 오스트리아나 독일의 개찰구가 아니라 왜 프랑스 파리의 개찰구와 닮아 있을까 하는 생각에 씁쓸함을 떨쳐버릴 수 없다. 누구나 당연하게 표를 사야하고 검사를 하든 안 하든 지킬 것은 지켜야 한다는 당위성을 치과의사들에게는 기대하면 안 되는 것일까? 자신의 작은 이익을 위해 동료에게 상처와 손해를 주는 일, 나아가서는 치과의사 전체의 권위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는 사람들 때문에 전체가 얼마나 많은 손실을 감당하고 있는지를 되돌아보자면 그저 안타까운 마음뿐이다.


또 다른 측면 하나는 보편타당성의 부재인 것 같다. 원칙과 보편성을 아전인수하여 ‘오로지 내가 옳고 나는 그래도 된다’는 식의 자기중심의 비논리성이 팽배하는 현실은 너무도 위험해 보인다. 무엇이 옳은지 어디로 가야 하는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보편타당성을 인정하고 따르지 않는 것이 지금의 혼란을 만든 것은 아닐까? 안타깝지만 특정의 한 집단이나 한 사람의 잘못 뿐 아니라 우리 모두의 내적 규제의 부재 혹은 부족에도 치과계 혼란의 책임 있을지도 모른다.


각종 규제 규약들이 만들어지는 것을 보면 치과계를 포함하여 우리 사회의 현안으로 대두된 문제들이 정리되고 청산될 것이라는 기대 이면에는 인간의 삶이 점점 루소가 예견한 것처럼 더 많은 그리고 더 강력한 쇠사슬로 묶이게 될 것만 같아 씁쓸하기도 하다.


2012년은 스스로를 돌아보고 자신의 내적 규제에 대해 고민해보며 시작하려 한다. 앞으로의 치과계가 오스트리아의 개찰구의 그것과 같은 단단한 내부규제를 통해 거듭나길 고대한다.

박 창 진  논설위원
braceinfo@naver.com


오피니언

더보기


배너

심리학 이야기

더보기
같은 시간에 다른 시대를 살고 있다
외국에서 근무하는 딸이 오랜만에 집에 와 모처럼 대화가 이어졌다. 딸과는 따로 지낸지 오래다 보니 늘 공통의 화제가 적었고 생각의 차이도 컸다. 모처럼 가족이 모두 모인 식탁에서 최근 유행한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가 좋은 대화 소재가 되었다. 드라마의 인상적인 장면이 가족 모두 달랐다. 덕분에 각자의 생각이 다름을 알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딸은 서울서 상처받고 제주 집에 돌아온 금명을 가족이 돌봐주는 장면을 말하였고, 필자는 관식이가 병원에서 마취에서 깨어나며 자신이 돌을 쌓으러 가지 않았어야 한다고 혼잣말을 하는 장면이 가장 생각난다고 했다. 딸은 외국생활을 하다가 집에 돌아왔을 때 자신의 모습을 금명을 통해서 본 듯했다. 필자는 아버지 관식이의 삶에 대한 생각을 말했다. 관식은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에 막내아들 동명을 잃는 최악의 불행을 맞았다. 게다가 자신이 바다에 돌을 쌓으러 나가지 않았으면 죽지 않을 수도 있었다. 가장 행복한 순간에 가족에게 가장 큰 불행을 경험하게 되면, 삶에서 행복지수가 올라가는 순간이 오면 불안지수도 같이 올라가게 된다. 행복할수록 더 불안해지는 아이러니한 마음상태가 된다. 관식이 마음의 반은 평생 자신의 잘못으로 막

재테크

더보기

트럼프 관세전쟁과 자산시장 전망 | 미국채 금리와 달러 인덱스 중심 분석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전쟁 선포는 글로벌 경제에 큰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 1930년대 대공황 이후 약 100년 만에 이뤄진 대규모 관세 정책으로, 자산시장은 큰 폭의 변동성을 보이며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모습이다. 특히 미국 증시는 기록적인 변동 폭을 나타내며 투자자들의 우려를 키우고 있다. 오늘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전쟁이 글로벌 자산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미국채(TLT) 금리와 달러 인덱스(DXY)를 중심으로 심층적으로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주기적 자산 배분 전략의 관점에서 향후 대응 전략을 제시해보겠다. 트럼프 행정부는 취임 직후부터 무역 불균형 해소를 목적으로 중국을 포함한 주요 교역국을 대상으로 강력한 관세 부과 조치를 단행했다. 이번 관세 조치는 단순히 무역적자 해소를 넘어 미국과 중국 간 패권 경쟁의 일환으로 해석되고 있으며, 이는 관세전쟁의 장기화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시장은 이러한 불확실성 증가를 반영해 4월 2일 이후 급격한 하락세를 보였고, 시장참여자들은 지금이 긴 하락장의 초입인지, 이벤트로 인한 단기적 주가 조정에 그치는지 알 수 없어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국채 금리의 급격한 변화와 달러 인덱스의


보험칼럼

더보기

알아두면 힘이 되는 요양급여비 심사제도_④현지조사

건강보험에서의 현지조사는 요양기관이 지급받은 요양급여비용 등에 대해 세부진료내역을 근거로 사실관계 및 적법 여부를 확인·조사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조사 결과에 따라 부당이득이 확인된다면 이에 대해 환수와 행정처분이 이뤄지게 된다. 이러한 현지조사와 유사한 업무로 심평원 주관으로 이뤄지는 방문심사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주관이 되는 현지확인이 있는데, 실제 조사를 받는 입장에서는 조사 자체의 부담감 때문에 모두 다 똑같은 현지조사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실시 주관에 따라 내용 및 절차, 조치사항이 다르기 때문에 해당 조사가 현지조사인지 현지확인인지, 혹은 방문심사인지를 먼저 정확히 파악한 후 적절한 대처를 해야 한다. 건강보험공단의 현지확인은 통상적으로 요양기관 직원의 내부 고발이 있거나 급여 사후관리 과정에서 의심되는 사례가 있을 때 수진자 조회 및 진료기록부와 같은 관련 서류 제출 요구 등의 절차를 거친 후에 이뤄진다. 그 외에도 거짓·부당청구의 개연성이 높은 요양기관의 경우에는 별도의 서류 제출 요구 없이 바로 현지확인을 진행하기도 한다. 그리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방문심사는 심사과정에서 부당청구가 의심되거나, 지표연동자율개선제 미개선기관 중 부당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