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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신문 논단] 국가정책의 공정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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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민호 논설위원

2020년 연봉자료에 의하면 9급 공무원이 처음 임용돼 받는 연봉은 1,971만3,600원(수당제외)이고, 대통령 연봉은 2억3,823만원이다. 12배 이상의 차이가 난다. 근무여건이 여러모로 다르니 직접 비교하기는 어렵겠지만, 같은 공무원임에도 불구하고 능력과 업무의 중요성 등 여러 가지를 고려한 것 같다.

 

업무수행능력과 업무관련 경험은 같은 직종에서 일하는 사람사이에도 큰 차이가 있다. 대통령이 9급 공무원보다 12배의 연봉을 받는다는 것이 불공정한 일일까? CEO와 신입사원이 동일한 연봉을 받도록 강제한다면 오히려 그것이 불공정한 일일 것이다. 업무를 수행하는 능력에 따라 연봉에 차이가 있는 것은 당연하다.

 

막 치과의사 면허를 취득한 새내기 치과의사와 20년간 신경치료를 전문적으로 수행해온 대학병원 보존과 교수가 신경치료를 수행하는 능력에 아무런 차이가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까? 놀랍게도,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보존과 교수가 대학병원을 그만두고 개원의가 되면, 두 사람이 하는 신경치료는 동일한 대가를 받는다. 다시 말해서, 건강보험공단은 이 두 사람이 수행하는 진료가 동일한 대가를 지급해야 하는, 같은 퀄리티의 서비스라고 판단하고 있는 셈이다.

 

건강보험공단은 진료를 수행하는 장소의 규모에 따라 약간의 차등을 두고 있지만, 업무를 수행하는 개인의 능력차이는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 이런 판단을 하고 있는 건강보험공단은 물론이고 어떤 직장에서나 경력이 쌓일수록 업무수행에 대한 대가(연봉)는 점차 높아진다. 의료분야에 국가가 강요하는 이런 획일적이고 일방적인 수가체계는 과연 공정할까?

 

부동산 보유세를 얼마나 내고 있을까? 미국에 비해 부동산 보유세가 너무 낮다며 가파르게 오르는 보유세를 당연한 것처럼 말하는 이들을 종종 보게 된다. 부동산 투기와 무관한 1주택자에게도 거래세는 그대로 둔 채 보유세를 급격하게 올렸는데, 세금이 증가하는 속도와 추진방식을 보면 마치 무슨 죄를 지어 처벌을 받는 분위기다.

 

부동산 보유세는 발생한 소득에 대한 세금이 아니다. 주택가격이 떨어져 손해를 입더라도 낸 보유세는 환급받지 못한다. 거주하는 지역의 교육, 치안 등 지방에 필요한 예산을 십시일반으로 마련하기 위해 생겨난 미국의 보유세와는 달리, 우리나라에서는 급등하는 부동산시장의 안정을 위해 필요하다며 보유세를 크게 올렸다. 그러나 보유세 인상의 목표가 정부의 주장처럼 부동산시장의 안정이라면, 3~4억원 짜리 집은 가격안정이 필요 없고 20~30억원짜리 집만 안정이 필요하지는 않을 테니, 미국처럼 집 가격과 상관없이 단일세율로 보유세를 부과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고가주택에 대해서만 투기와 무관한 1주택자에게 보유세를 급격하게 올리는 정책은 소수의 고가주택소유자를 ‘악인’으로 몰아 편 가르기로 표를 얻는 데는 효과가 있을지 모르지만, 전체 부동산시장의 안정에는 효과가 떨어질 뿐 아니라 납세제도가 공정하지 못하고 포퓰리즘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불공정한 제도라는 인상을 준다.

 

국가정책에 대한 국민의 신뢰와 지지는 그럴싸한 말이나 단발성으로 연출된 행사로는 유지되기 어렵다고 생각하고, 정책들이 특정세력의 유불리와 상관없이 모두에게 공정한 방향으로 추진되는 사회가 되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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