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4.27 (일)

  • 구름많음동두천 14.1℃
  • 흐림강릉 17.7℃
  • 구름많음서울 14.1℃
  • 구름많음대전 15.1℃
  • 구름많음대구 14.0℃
  • 구름많음울산 16.3℃
  • 구름많음광주 12.8℃
  • 구름많음부산 16.1℃
  • 구름조금고창 11.7℃
  • 구름조금제주 15.4℃
  • 구름많음강화 14.5℃
  • 구름많음보은 8.9℃
  • 구름조금금산 10.4℃
  • 구름조금강진군 11.0℃
  • 구름조금경주시 14.7℃
  • 구름조금거제 15.7℃
기상청 제공
PDF 바로가기

심리학이야기

스마트폰 분실기

URL복사

치과진료실에서 바라본 심리학 이야기(529)
최용현 대한심신치의학회 부회장

어제 출근길에 지하철에서 나가려는데 스마트폰이 없었다. 첫 번째로 당황한 순간이었다. 생각해보니 대체휴일로 평소와 달리 빈자리가 많아서 앉아오다가 옆자리에 놓고 내린 모양이었다. 일단 출구 옆 역무원에게 이야기하니 내린 위치를 확인하고 오라고 하였다. 다녀오니 어느 방향으로 가는 차였냐고 묻는다. 강변에서 왕십리 방향이라고 답하니 자신은 2호선이 아닌 7호선 역무원이라고 2호선에 가서 말하라고 하였다. 두 번째로 당황한 순간이다.

 

2호선 역무소를 찾다가 시간이 많이 경과되어 더 이상 어느 열차인지 아는 것도 불가능해졌다. 포기하고 분실 폰에 전화를 걸려는데 공중전화가 없다. 일단 출근하는 방법밖에 없었다. 병원 연구실에서 직원에게 휴대폰을 빌려서 전화를 돌리기 시작하였다. 병원 전화기는 거의 구내용이고 외부용이 필요하면 별도로 신청해야 하는데 무제한 통화 스마트폰이 있으니 별로 필요성을 못 느껴서 신청하지 않은 탓이다.

 

우선 분실 폰에 여러 번 전화를 걸었지만 아무도 받지 않는다. 누군가 주워서 돌려줄 의사가 없다는 부정적 생각이 들었다. 일단 분실 폰 기능을 정지시키는 것이 우선이었다. 통신사에 전화해 발신금지로 바꾸고, 제조사 홈페이지에서 위치 추적과 기능 차단을 하려는데 비밀번호가 틀리다고 나왔다. 서너 번 틀리니 20분 뒤에 다시 시행하라는 메시지가 왔다. 생각 끝에 비밀번호를 재설정하려는데 개인 신분증명을 위해 스마트폰 인증을 하라고 한다. 세 번째로 당황한 순간이었다.

 

최근 공인인증서를 사용하지 않다 보니 스마트폰이 없으면 개인을 인증할 방법이 별로 없다. 순간 필자가 살고있는 사회에서 내 자신이 내가 아니고 스마트폰이 나였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로지 오프라인에서만 필자가 자신이었고, 온라인 속에서는 스마트폰 기기가 필자였다. 기기의 기능 차단이 어려운 상황이 되어 제조사에 전화를 거니 통화량이 많아 30분 후에 상담원과 연결되었는데 자신은 세탁기 담당이라고 스마트폰 담당자가 전화할 수 있도록 번호를 남겨달라고 하여 얼마나 걸리냐는 질문에 통상은 1~2일 걸리는데 긴급으로 해도 오후 늦게나 될듯하다는 답변을 들었다. 네 번째 당황이었다. 결국 제조사와의 통화도 불가하였다.

 

순간 섬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서로 촘촘하게 연결된 세계 속에 접근하는 키인 스마트폰을 분실하는 순간 그 세계와 모든 접속이 끊어지고 고립되어 섬이 되어버린다. 다시 개별적으로 기능을 차단해야 한다는 생각에 주거래은행에 전화해 모든 계좌의 입출금을 차단하였다. 각 카드사에 전화해 카드를 중지시키려는데 모두 ARS뿐이다.

 

반나절이 지났다. 중간에 틈틈이 분실 폰에 전화를 걸었지만 받지 않았다. 모든 일을 마무리하고 여러 번 전화해도 역시 받지 않았다. 길어지는 신호음을 기다리다 끊으려는데 누군가 받았다. 조심스러운 마음으로 누구냐고 물으니 강변역 역무원실이라고 했다. 필자가 지하철을 기다리며 앉았던 의자에 놓고 온 것이었다. 점심시간을 이용해 찾아오면서 해프닝은 종료되었다. 다시 카드사에 전화해 정지를 풀었지만 은행은 직접 방문해야 한단다. 제조사에 비밀번호를 바꾸고 들어가 보니 위치 추적에서 스마트 페이 차단 기능과 모든 데이터 삭제 기능도 있고 백업 기능도 있다. 그동안 모르고 살다가 정장 분실하고 나서야 필요성을 깨닫게 되었다. 혹시 다시 분실할 때를 대비해 다른 곳에 ID와 비밀번호를 잘 기록해 두었고 패턴도 조금 어렵게 만들고 은행 앱은 보안 폴더로 옮겨서 한 번 더 확인하는 절차를 설정하였다. 퇴근하려는 즈음에 제조사로부터 전화가 왔다.

 

디지털 사회에서 스마트폰이 은행업무, 카드, 신분증 등 다양한 기능을 하다 보니 분실하는 순간 사회로부터 차단된다. 아날로그인 본인은 사회로부터 차단되고 섬이 되어버린다. ID, 비번, 전화번호 등등 모든 개인 정보가 그 안에 있으니 분실하는 순간 모든 것이 사라진다. 공중전화도 없지만 스스로 외우는 번호도 별로 없다. 스마트폰 기기가 80%는 필자를 대신하고 있었다. 고작 20%가 필자이다. 그 20%가 지금 글을 쓰고 있다. 이제 차단 해지를 위해 은행에 가야 할 시간이다.

 


오피니언

더보기


배너

심리학 이야기

더보기
같은 시간에 다른 시대를 살고 있다
외국에서 근무하는 딸이 오랜만에 집에 와 모처럼 대화가 이어졌다. 딸과는 따로 지낸지 오래다 보니 늘 공통의 화제가 적었고 생각의 차이도 컸다. 모처럼 가족이 모두 모인 식탁에서 최근 유행한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가 좋은 대화 소재가 되었다. 드라마의 인상적인 장면이 가족 모두 달랐다. 덕분에 각자의 생각이 다름을 알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딸은 서울서 상처받고 제주 집에 돌아온 금명을 가족이 돌봐주는 장면을 말하였고, 필자는 관식이가 병원에서 마취에서 깨어나며 자신이 돌을 쌓으러 가지 않았어야 한다고 혼잣말을 하는 장면이 가장 생각난다고 했다. 딸은 외국생활을 하다가 집에 돌아왔을 때 자신의 모습을 금명을 통해서 본 듯했다. 필자는 아버지 관식이의 삶에 대한 생각을 말했다. 관식은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에 막내아들 동명을 잃는 최악의 불행을 맞았다. 게다가 자신이 바다에 돌을 쌓으러 나가지 않았으면 죽지 않을 수도 있었다. 가장 행복한 순간에 가족에게 가장 큰 불행을 경험하게 되면, 삶에서 행복지수가 올라가는 순간이 오면 불안지수도 같이 올라가게 된다. 행복할수록 더 불안해지는 아이러니한 마음상태가 된다. 관식이 마음의 반은 평생 자신의 잘못으로 막

재테크

더보기

트럼프 관세전쟁과 자산시장 전망 | 미국채 금리와 달러 인덱스 중심 분석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전쟁 선포는 글로벌 경제에 큰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 1930년대 대공황 이후 약 100년 만에 이뤄진 대규모 관세 정책으로, 자산시장은 큰 폭의 변동성을 보이며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모습이다. 특히 미국 증시는 기록적인 변동 폭을 나타내며 투자자들의 우려를 키우고 있다. 오늘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전쟁이 글로벌 자산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미국채(TLT) 금리와 달러 인덱스(DXY)를 중심으로 심층적으로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주기적 자산 배분 전략의 관점에서 향후 대응 전략을 제시해보겠다. 트럼프 행정부는 취임 직후부터 무역 불균형 해소를 목적으로 중국을 포함한 주요 교역국을 대상으로 강력한 관세 부과 조치를 단행했다. 이번 관세 조치는 단순히 무역적자 해소를 넘어 미국과 중국 간 패권 경쟁의 일환으로 해석되고 있으며, 이는 관세전쟁의 장기화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시장은 이러한 불확실성 증가를 반영해 4월 2일 이후 급격한 하락세를 보였고, 시장참여자들은 지금이 긴 하락장의 초입인지, 이벤트로 인한 단기적 주가 조정에 그치는지 알 수 없어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국채 금리의 급격한 변화와 달러 인덱스의


보험칼럼

더보기

알아두면 힘이 되는 요양급여비 심사제도_④현지조사

건강보험에서의 현지조사는 요양기관이 지급받은 요양급여비용 등에 대해 세부진료내역을 근거로 사실관계 및 적법 여부를 확인·조사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조사 결과에 따라 부당이득이 확인된다면 이에 대해 환수와 행정처분이 이뤄지게 된다. 이러한 현지조사와 유사한 업무로 심평원 주관으로 이뤄지는 방문심사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주관이 되는 현지확인이 있는데, 실제 조사를 받는 입장에서는 조사 자체의 부담감 때문에 모두 다 똑같은 현지조사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실시 주관에 따라 내용 및 절차, 조치사항이 다르기 때문에 해당 조사가 현지조사인지 현지확인인지, 혹은 방문심사인지를 먼저 정확히 파악한 후 적절한 대처를 해야 한다. 건강보험공단의 현지확인은 통상적으로 요양기관 직원의 내부 고발이 있거나 급여 사후관리 과정에서 의심되는 사례가 있을 때 수진자 조회 및 진료기록부와 같은 관련 서류 제출 요구 등의 절차를 거친 후에 이뤄진다. 그 외에도 거짓·부당청구의 개연성이 높은 요양기관의 경우에는 별도의 서류 제출 요구 없이 바로 현지확인을 진행하기도 한다. 그리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방문심사는 심사과정에서 부당청구가 의심되거나, 지표연동자율개선제 미개선기관 중 부당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