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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이야기

마음이 아픈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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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진료실에서 바라본 심리학 이야기(596)

최근 초진 상담을 하는 젊은 환자 중 우울이나 공황장애 등을 호소하는 경우가 눈에 띄게 증가하는 양상이다. 이유야 다양하겠지만 우선 심리적인 문제에 대해 부정적인 사회적 인식이 개선되어 정신과나 심리상담을 찾는 문턱이 낮아진 영향이 있다. 개인적으로는 아이들이 만나는 모든 현실적 환경이 고립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입시 위주 교육환경은 친구 간에 경쟁주의를 유발시키며 친구가 사라졌다. 가족 속에서 엄마는 보호자와 안내자 역할이 아닌 감시자와 강요자로 바뀌었다. 물론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이런 교육환경 속에서 부모가 강한 교육 철학이나 의지를 갖지 않은 이상 개인적으로 거부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필자가 ‘아이’란 표현을 사용했다. 국어사전적 의미로는 ‘나이가 어린 사람’이란 뜻이다. 그럼 몇 살까지일까. 초등학생까지일까. 확실하지 않지만 법적으로는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촉법소년까지일 가능성이 높다. ‘아이’란 학문적 표현이 아니다. 구체적인 기준이 없기 때문이다. 학문적이라면 나이로 분류하던가 아니면 심리적 단계로 구분 지어야 하는 것이 맞다. ‘아이’란 나이보다도 ‘심리적으로 성숙되지 못한 사람’이란 느낌을 받는다. 이런 아이들을 만날 때마다 최근에 느끼는 것은 ‘성숙되지 못한’보다 ‘성숙될 기회를 상실당한’이란 생각이 들어서 마음이 아프다. 개인적으로 그들 이야기를 들으면 수많은 이유가 있을 게다. 하지만 치아교정 상담이라는 짧은 만남에서 필자가 그 모든 것을 파악하는 것은 어렵다. 다만 같이 동반한 엄마나 아빠의 모습 혹은 행동을 통하여 조금은 유추가 가능할 뿐이다.

 

얼마 전 상담실에서 대학생 아들에게 존댓말을 사용하는 엄마는 많은 생각을 하게 하였다. 필자 눈에 비친 엄마 존댓말은 존중에 의한 대화체가 아니라 아직도 대학생 아들을 초등학교 저학년으로 보며 매사를 구속하고 속박하는 모습으로 보였다. 남자 고등학생이나 대학생 중에 다음 내원일 예약을 엄마에게 물어보는 경우가 종종 있다. 상담실에서 대학생 아들 손을 잡고 나가는 아버지 모습도 필자에게 상당히 깊은 인상을 준 적이 있었다. 부모가 자식을 아이라고 생각하고 대하는 이상 자식은 아이 행동을 벗어나지 못한다. 자식 스스로 인식을 할 수 있다면 다행한 일이지만, 오랜 시간 유지돼왔다면 가스라이팅처럼 심리적 속박이 되어 부모 생각에서 벗어나는 것이 어려울 수 있다. 그중에서 벗어나려는 시도를 하다가 부딪치고 상처를 입은 아이들이 우울이나 공황장애를 호소할 수 있다. 그래도 이들은 스스로 상태를 인식하고 있는 경우니 좋아질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아버지 손을 못 놓는 대학생 아들이나 엄마 존댓말을 수용하는 아들이나 예약 스케줄을 엄마에게 물어보는 아이들은 부모에게 모든 것을 전가시켰기 때문에 자신의 상태를 인식하지 못하기 쉽다. 따라서 나중에 더 많은 문제가 유발되고 치유되기 어려운 고통에 시달릴 가능성이 높다.

 

삶의 어느 한 시점에서 ‘아이’에서 어른으로 전환되어야 하는 때를 만나면 많은 혼란과 판단장애를 겪을 것이다. 그때 비로소 부모로부터 독립할 시기를 놓치고 판단과 저항을 유보시켰던 자신을 돌아보며 후회하고 심지어는 부모를 원망할지도 모른다. 대다수 모든 부모는 최선을 다한다. 다만 자신이 옳다고 믿는 생각 속에서 행동하기 때문에 부모 생각이 강할수록 오류나 잘못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20년이 넘게 한 장소에서 환자를 보다 보니 단점도 많지만, 초등학생이 대학생이 되고 20대 아가씨가 40대 중년이 되어오는 모습을 보는 장점도 있다. 환자 자신들은 잊어버린 옛 모습이지만 필자는 그들을 20년 전 모습으로 기억하기 때문에 현재 모습과 쉽게 비교가 된다. 그들 중 엄마와 친구처럼 소통했던 아이들이 20년 세월에도 큰 변화가 없었던 경우가 많다는 느낌을 받는다. 다시 내원하지 않는 환자들은 알 수 없지만 그렇게 소통하던 아이들이 다시 내원하는 비율이 높을지도 모른다.

 

교육개혁을 한다는 정부계획에서 ‘인성’이란 단어가 보이지 않는 것을 못내 아쉬워하며 마음 아픈 아이들이 적어지는 환경이 되기를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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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사년 첫눈과 송년단상(送年斷想)
올해도 이제 보름밖에 남지 않았다. 개인적으로 별문제가 없었는데도 사회적으로 혼란하다 보니 분위기에 휩쓸려 어떻게 한해가 지나갔는지도 모를 정도로 정신없이 지나간 느낌이다. 우리 사회는 자다가 홍두깨라는 말처럼 느닷없었던 지난해 말 계엄으로 시작된 일련의 사건들이 마무리되어가고 있다. 아마도 올해 10대 뉴스는 대통령선거 등 계엄으로 유발되어 벌어진 사건으로 채워질 가능성이 높다. 지난 금요일 첫눈이 내렸다. 수북하게 내려서 서설이었다. 많이 내린 눈으로 도로는 마비되었고 심지어 자동차를 버리고 가는 일까지 생겼다. 갑자기 내린 눈으로 인한 사고에 대한 이야기만 있었지 뉴스 어디에도 ‘서설’이란 말을 하는 곳은 찾아볼 수 없었다. 낭만이 없어진 탓인지 아니면 MZ기자들이 서설이란 단어를 모를지도 모른다. 혹은 서설이란 단어가 시대에 뒤처진 용어 탓일 수도 있다. 첫눈 교통 대란으로 서설이란 단어는 듣지 못한 채 눈이 녹으며 관심도 녹았다. 서설(瑞雪)이란 상서롭고 길한 징조라는 뜻이다. 옛 농경 시대에 눈이 많이 오면 땅이 얼어붙는 것을 막아주고, 눈이 녹으면서 토양에 충분한 수분을 공급하여 이듬해 농사에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였다. 첫눈이 많이 내릴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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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2월 금리 인하 사이클 후반부, 나스닥100 자산배분

2025년 11월 3일 고점 이후 약 보름간의 가파른 조정을 거친 나스닥100 지수는 12월 10일까지 약 2주간 반등세를 이어왔다. 그러나 지난주 금요일부터 다시 조정이 시작됐고, 이번 주 내내 이어지고 있는 하락 흐름은 자산배분 투자자에게 중요한 판단 구간에 진입했음을 시사한다. 현 시점에서 나스닥100 지수의 위치를 해석하기 위해서는 개별 종목이나 단기적인 수급보다도 연준의 금리 사이클과 그에 따른 시장 구조를 먼저 점검할 필요가 있다. 자산배분 투자는 언제나 방향을 맞히는 수단이 아니라, 현재 시장이 사이클의 어느 지점에 위치해 있는지를 판단하는 전략이기 때문이다. 현재 자산 시장을 이해하는 데 유용한 틀 중 하나는 코스톨라니 달걀 모형이다. 이 모형에서 금리 인하 사이클은 A, B, C, D 네 구간으로 나뉘며, 각 구간마다 자산별 유불리가 뚜렷하게 갈린다. 현 시점은 B에서 C로 넘어가는 과정의 최후반부에 해당한다. 아직 본격적인 위기 국면인 C에 진입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금리 인하가 누적되면서 시장 내부의 긴장도는 분명히 높아지고 있다. 이 구간의 특징은 위험자산이 마지막 상승을 시도할 수 있다는 점이다.


보험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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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두면 힘이 되는 요양급여비 심사제도_④현지조사

건강보험에서의 현지조사는 요양기관이 지급받은 요양급여비용 등에 대해 세부진료내역을 근거로 사실관계 및 적법 여부를 확인·조사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조사 결과에 따라 부당이득이 확인된다면 이에 대해 환수와 행정처분이 이뤄지게 된다. 이러한 현지조사와 유사한 업무로 심평원 주관으로 이뤄지는 방문심사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주관이 되는 현지확인이 있는데, 실제 조사를 받는 입장에서는 조사 자체의 부담감 때문에 모두 다 똑같은 현지조사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실시 주관에 따라 내용 및 절차, 조치사항이 다르기 때문에 해당 조사가 현지조사인지 현지확인인지, 혹은 방문심사인지를 먼저 정확히 파악한 후 적절한 대처를 해야 한다. 건강보험공단의 현지확인은 통상적으로 요양기관 직원의 내부 고발이 있거나 급여 사후관리 과정에서 의심되는 사례가 있을 때 수진자 조회 및 진료기록부와 같은 관련 서류 제출 요구 등의 절차를 거친 후에 이뤄진다. 그 외에도 거짓·부당청구의 개연성이 높은 요양기관의 경우에는 별도의 서류 제출 요구 없이 바로 현지확인을 진행하기도 한다. 그리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방문심사는 심사과정에서 부당청구가 의심되거나, 지표연동자율개선제 미개선기관 중 부당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