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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이야기

시간이 지닌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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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진료실에서 바라본 심리학 이야기(618)

시간을 이해하는데 참 오랜 세월이 걸렸다.

 

시계 초침은 간단하지만, 마음 속 시간은 쉽지 않다. 영화가 재미있으면 시간이 짧아지고 지루하면 길어진다. 축구 경기에서 1:0으로 이기고 있으면 마지막 3분이 30분처럼 길고, 지고 있으면 20분도 2분처럼 짧다. 이처럼 마음 속 시간은 고무줄마냥 늘었다 줄었다 한다. 반면 마음 밖 세상 속 시간은 정해진대로 돌아간다. 자연계 시간은 변함없다. 자전으로 하루가 일정하고 공전으로 1년이 일정하다. 일정한 자연계는 시간의 흐름을 거스르지 않는다. 때가 되면 싹이 트고 때가 되면 열매를 맺는다. 자연은 오랜 세월 동안 시간의 흐름을 거역하지 않아 왔다. 그러나 사람과 연관되면 시간이 고무줄처럼 변한다. 때로는 시간의 흐름도 바뀐다. 비행기가 연착되고, 공사 기간이 지연된다. 인간의 시간은 상황과 환경에 따라서 얼마든지 변한다. 심지어 마음속 시간은 멈추거나 퇴행조차 일어난다.

 

지난 일요일에 등산을 다녀오면서 횡단보도에 도착하니 신호등이 바뀌었고 아직도 몇몇 사람들은 건너는 중이었다. 그중 몇 명이 눈에 띄었다. 신호등이 빨간색으로 변했건만 70대 후반으로 보이는 3명 정도가 천천히 어슬렁거리면서 걸었고 대기선에서 기다리던 택시 기사는 경적을 잠깐 울렸다. 그러자 어슬렁 걷던 한 명이 기사에게 화를 내고는 차가 지나갔는데도 분노를 참지 못하고 욕을 하고 있었다. 잘못은 본인이 하고 남의 탓을 하는 전형적인 편협한 노인의 모습은 나이가 들수록 연륜으로 성숙한 모습을 꿈꾸던 필자에게 깊은 실망감을 주었다. 자연계는 시간이 경과하고 나이가 많아지면 성숙해지는데 왜 사람 마음은 시간이 멈추거나 심지어 역으로 흐르기도 하는가.

 

최근 들어 필자 눈에 너무 많은 것들이 보여서 피곤하다. 출근길에 이어폰이나 헤드셋을 하고 횡단보도를 걷는 중고생을 보면 교통사고가 염려되고, 스마트폰만 보며 계단을 내려가는 사람을 보면 낙상이 걱정되고, 신발끈이 풀리거나 멋으로 트레이닝복 끝단을 조이는 끈을 길게 냈으면 넘어질 것이 염려된다. 라디오 토크에 출연한 국회의원이 자신의 당 사람들은 선생이나 ‘님’자를 사용하고 반대당에서는 ‘씨’라 부르고 심지어 대통령조차 ‘씨’라고 표현하는 것을 들으면 최소한으로 상대를 존중하는 인격이 사라진 것에 안타까움을 느낀다. 존경하지 않아도 일국의 대통령이 존중받아야 하는 이유는 그를 대통령으로 삼고 있는 국민이 불쌍해지기 때문이다. 정치인들에게 무엇인가를 기대하고 바라는 나이는 아니건만 그 정도의 예의도 없는 사람이 나라 국회의원이라는 사실이 슬플 뿐이다. 존경과 존중이 다름도 이해하지 못하고 사람과 직책이 다름도 모른다. 사람은 싫고 좋을 수 있지만 직책은 존중해 주어야 한다.

 

사회 각처에서 점점 상식이 무너지고 있다. 초등학교에서 소풍이든 모임이든 각자가 가져온 음식물은 각자만 먹는다고 한다. 같이 먹었다가 문제가 생기면 부모님의 항의에 선생님이 감당하기 어려워서다. 아무리 사소한 일이라도 담임선생님은 모든 학부모에게 전화해서 허락받는다. 사회의 가장 기초단위인 학교가 이 지경이니 다른 곳은 보지 않아도 뻔하다. 개인적 이기주의가 사회 상식을 넘어서 버렸다. 이혼이 너무 많아지다 보니 이젠 부모 세대가 자식들에게 가급적이면 동거만 하되 결혼하지 말고, 아이를 낳지 말 것을 종용하는 것이 상식인 시대가 되었다. 요즘은 결혼하더라도 1년간은 혼인 신고를 하지 않는 것도 상식인 시대다.

 

인간 세상은 이미 뒤엉켜졌으며 심지어 사계절이 순환하던 자연계 시간도 인간의 환경오염으로 위협받고 있는 지경이다. 인간이 개입하지 않으면 순리대로 흐르건만, 모든 일에 사람이 개입하며 시간조차 오염되었다. 자연이나 세상의 시간 흐름을 믿지 못하는 개인의 조급함이 오류를 만들었다. 각자가 기다리지 못하고 개인이 해결하며 타인을 믿지 못하게 되었다. 점차 스스로 섬이 되어 가건만 본인은 모르고 결국엔 고립되어 외로움과 우울이란 섬에 갇힌다.

 

자연의 시간에 맡기고 세상일을 마음속으로 가져오지 않으면 마음의 시간이 작동하지 않는다. 그저 바라볼 수만 있다면 마음의 시간은 멈추고 평화를 얻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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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사년 첫눈과 송년단상(送年斷想)
올해도 이제 보름밖에 남지 않았다. 개인적으로 별문제가 없었는데도 사회적으로 혼란하다 보니 분위기에 휩쓸려 어떻게 한해가 지나갔는지도 모를 정도로 정신없이 지나간 느낌이다. 우리 사회는 자다가 홍두깨라는 말처럼 느닷없었던 지난해 말 계엄으로 시작된 일련의 사건들이 마무리되어가고 있다. 아마도 올해 10대 뉴스는 대통령선거 등 계엄으로 유발되어 벌어진 사건으로 채워질 가능성이 높다. 지난 금요일 첫눈이 내렸다. 수북하게 내려서 서설이었다. 많이 내린 눈으로 도로는 마비되었고 심지어 자동차를 버리고 가는 일까지 생겼다. 갑자기 내린 눈으로 인한 사고에 대한 이야기만 있었지 뉴스 어디에도 ‘서설’이란 말을 하는 곳은 찾아볼 수 없었다. 낭만이 없어진 탓인지 아니면 MZ기자들이 서설이란 단어를 모를지도 모른다. 혹은 서설이란 단어가 시대에 뒤처진 용어 탓일 수도 있다. 첫눈 교통 대란으로 서설이란 단어는 듣지 못한 채 눈이 녹으며 관심도 녹았다. 서설(瑞雪)이란 상서롭고 길한 징조라는 뜻이다. 옛 농경 시대에 눈이 많이 오면 땅이 얼어붙는 것을 막아주고, 눈이 녹으면서 토양에 충분한 수분을 공급하여 이듬해 농사에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였다. 첫눈이 많이 내릴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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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2월 금리 인하 사이클 후반부, 나스닥100 자산배분

2025년 11월 3일 고점 이후 약 보름간의 가파른 조정을 거친 나스닥100 지수는 12월 10일까지 약 2주간 반등세를 이어왔다. 그러나 지난주 금요일부터 다시 조정이 시작됐고, 이번 주 내내 이어지고 있는 하락 흐름은 자산배분 투자자에게 중요한 판단 구간에 진입했음을 시사한다. 현 시점에서 나스닥100 지수의 위치를 해석하기 위해서는 개별 종목이나 단기적인 수급보다도 연준의 금리 사이클과 그에 따른 시장 구조를 먼저 점검할 필요가 있다. 자산배분 투자는 언제나 방향을 맞히는 수단이 아니라, 현재 시장이 사이클의 어느 지점에 위치해 있는지를 판단하는 전략이기 때문이다. 현재 자산 시장을 이해하는 데 유용한 틀 중 하나는 코스톨라니 달걀 모형이다. 이 모형에서 금리 인하 사이클은 A, B, C, D 네 구간으로 나뉘며, 각 구간마다 자산별 유불리가 뚜렷하게 갈린다. 현 시점은 B에서 C로 넘어가는 과정의 최후반부에 해당한다. 아직 본격적인 위기 국면인 C에 진입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금리 인하가 누적되면서 시장 내부의 긴장도는 분명히 높아지고 있다. 이 구간의 특징은 위험자산이 마지막 상승을 시도할 수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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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두면 힘이 되는 요양급여비 심사제도_④현지조사

건강보험에서의 현지조사는 요양기관이 지급받은 요양급여비용 등에 대해 세부진료내역을 근거로 사실관계 및 적법 여부를 확인·조사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조사 결과에 따라 부당이득이 확인된다면 이에 대해 환수와 행정처분이 이뤄지게 된다. 이러한 현지조사와 유사한 업무로 심평원 주관으로 이뤄지는 방문심사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주관이 되는 현지확인이 있는데, 실제 조사를 받는 입장에서는 조사 자체의 부담감 때문에 모두 다 똑같은 현지조사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실시 주관에 따라 내용 및 절차, 조치사항이 다르기 때문에 해당 조사가 현지조사인지 현지확인인지, 혹은 방문심사인지를 먼저 정확히 파악한 후 적절한 대처를 해야 한다. 건강보험공단의 현지확인은 통상적으로 요양기관 직원의 내부 고발이 있거나 급여 사후관리 과정에서 의심되는 사례가 있을 때 수진자 조회 및 진료기록부와 같은 관련 서류 제출 요구 등의 절차를 거친 후에 이뤄진다. 그 외에도 거짓·부당청구의 개연성이 높은 요양기관의 경우에는 별도의 서류 제출 요구 없이 바로 현지확인을 진행하기도 한다. 그리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방문심사는 심사과정에서 부당청구가 의심되거나, 지표연동자율개선제 미개선기관 중 부당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