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길 교수(부산치대 보존과)에게 강연은 “즐거운 설렘”이라고 했다.
“강연 날이 다가오면 시험을 준비하는 학생처럼 두근거린다”며 “시험을 준비하며 관련 자료를 정리하고 내용의 흐름을 파악해 ‘달달’ 외워두었다가 시험지에 지식을 쏟아내듯, 연단에 서면 그동안 쌓은 모든 지식들을 아낌없이 쏟아내게 된다”는 박 교수는 “그러나 강연이 시험보다 훨씬 재미있다”며 눙쳤다.
박 교수의 관심 분야는 ‘레진’이다. 치과의사가 매일 행하는 치료 중 직접레진수복치료의 비중은 상당하다. 때문에 임상가라면 레진치료로 인한 스트레스를 ‘달고 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터. 전치부에서 Shade가 맞지 않거나, 구치부 수복 후 환자가 술 후 과민증을 호소하는 등 곤란한 상황이 발생하면 환자의 신뢰에도 금이 갈뿐더러 의사 스스로도 자신감을 상실할 수 있다.
보존수복학을 전공한 박 교수는 “이처럼 임상에서 마주치는 레진수복치료의 문제점과 어려움에 대비하기 위한 기본적인 가이드라인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그리고 바로 그 ‘가이드라인’을 이번 SIDEX 강연을 통해 제시할 계획이다.
그가 맡은 강연의 제목은 ‘레진치료에서 치과의사 스트레스 줄이기-수복 시 발생하는 문제점의 원인과 해결’이다. 같은 레진치료라고 해도 수복 부위가 전치부냐 구치부냐에 따라 접근법은 상이할 테다. “전치부와 구치부 수복은 임상가를 괴롭히는 각기 다른 문제점을 안고 있다”는 박 교수는 본인의 관심은 전치부로 더 기울어 있음을 내비쳤다. “외부에 더 많이 노출되는 만큼 환자의 관심과 기대가 크기 때문에 시간도 노력도 많이 투자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그렇다면 전치부 레진수복치료의 가장 큰 어려움은 무엇일까. 박 교수는 두 가지를 꼽았다. 첫째, 왜 내가 치료한 전치부 레진수복은 치아 본연의 색과 차이가 나고 거짓 티가 날까? 둘째, Diastema closure를 쉽게 할 수는 없을까?
“심미란 자연스러움의 다른 이름”이라는 박 교수는 레진수복 시 자연치에 가장 가까운 색조와 형태를 갖추는 데에 주안을 둔다고 했다. 접착치의학회, 치과기자재학회 등에서 활동하며 다양한 치과 재료별 색의 안정성과 광학적 특성들에 대한 연구도 진행 중일 만큼 열성적이다. 박 교수는 “SIDEX에서는 이렇듯 자연스럽고 정교한 전치부 레진수복치료의 노하우를 짚어주는 한편 구치부 레진수복 시 중합수축을 최소화 하는 방법, 접착레진 수복 후 민감증이 생기는 원인과 해결법, 그리고 tight한 접촉점을 만드는 방법도 함께 소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원리와 evidence를 담은 슬라이드를 바탕으로 1년차 임상가도, 10년차 임상가도 쉽고 재미있게 들을 수 있는 강연을 펼치기 위해 최선을 다 하고 있다는 박 교수는 “훌륭한 연자가 되기보다는 동시대를 살아가는 평범한 동료, 친근한 이웃집 아저씨처럼 청자들과 공감하고 고민하는 연자가 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그동안은 부산을 크게 벗어나지 않았지만 앞으로는 타 지역에서도 강연을 펼치며 레진치료에 대한 개원가의 다양한 고민을 접하고 함께 해결책을 찾아보려 한다”는 계획도 내비쳤다.
전국구로 뻗어나갈 그의 강연 행보가 기대를 모은다.
홍혜미 기자/hhm@sd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