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4.26 (토)

  • 맑음동두천 6.8℃
  • 맑음강릉 12.4℃
  • 맑음서울 9.6℃
  • 맑음대전 8.9℃
  • 맑음대구 12.5℃
  • 맑음울산 10.7℃
  • 맑음광주 8.8℃
  • 맑음부산 12.4℃
  • 맑음고창 4.3℃
  • 맑음제주 11.4℃
  • 맑음강화 8.9℃
  • 맑음보은 4.1℃
  • 맑음금산 4.2℃
  • 맑음강진군 6.3℃
  • 맑음경주시 12.4℃
  • 맑음거제 10.5℃
기상청 제공
PDF 바로가기

심리학이야기

슬픈 시대

URL복사

치과진료실에서 바라본 심리학이야기(682)

최근 한국교원총연합회는 전국 유·초·중·고 교원 3,537명을 대상으로 ‘딥페이크 여파 졸업앨범 제작 등 실태 파악 교원 설문 조사’를 실시했다. 조사에서 교사의 93.1%가 졸업앨범 사진을 활용한 딥페이크 범죄, 사진 합성, 초상권 침해 등이 ‘우려된다’(매우 우려 69.5%, 약간 우려 23.6%)는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게다가 졸업앨범의 제작 여부에 대한 질문에서 ‘제작하지 말아야 한다’가 67.2%, ‘제작해야 한다’가 32.8%였다. 즉 교사 10명 중 9명이 졸업앨범이 딥페이크 등으로 불법합성물에 악용될 우려가 있다고 생각하고 10명 중 7명은 졸업앨범 제작을 반대했다.

 

그럼에도 소속 학교 97.1%에서 졸업앨범을 만드는 것으로 파악됐다. 또 졸업앨범에 담임선생님의 사진이 빠지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4%에서 모든 담임선생 사진을 넣지 않고, 17%에서 희망하는 담임만 넣는 것으로 조사됐다. 학생들도 45%에서 사진을 넣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답했다. 83%의 교사들은 현장학습이나 학교생활 중에서 사진을 찍는 것이 불법사진 합성에 악용될 소지가 있다는 걱정을 지니고 있었다. 교총은 “졸업앨범에서 담임 등 교원들의 모습이 점차 사라지고 사제간 사진 촬영마저 피하는 현실이 안타깝고 씁쓸하다”고 평했다.

 

이제 우리 사회는 사제간에 사진 한 장을 믿고 남길 수 없는 사회가 되었다. 씁쓸함을 넘어 슬픈 사회다. 학교 교육이 완전히 무너졌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모습이다. 담임은 자신이 가르치고 있는 제자를 믿을 수 없는 세상이 되었다. 필자가 아직도 우리나라가 선진국이라고 생각하지 못하는 것이 이런 이유다. 선진국들은 오랜 역사를 지니고 철저하게 자유에 따른 의무와 공익을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 가르친다. 공교육에서 덧셈과 뺄셈보다 먼저 가르치는 것이 사회적 규칙이다. 그것이 교육이다.

 

우리는 유치원부터 덧셈을 가르치고 초등학교에서 고등학교 수학을 선행 학습시키려 하고 있고, 윤리와 도덕을 말하면 시대에 뒤처진 사람으로 취급한다. 철저한 지식 위주의 입시 만능 교육이 만들어낸 결과다. 딥페이크를 만드는 학생들에게 죄의식은 존재하지 않는다. 옳고 그름을 들어보거나 배워본 적이 없다. 요즘은 자신의 아이가 실망하니 어려운 문제는 출제하지 말라는 학부모도 있는 시대다. 교육이 철저하게 무너진 이런 상황에서 과연 우리나라가 진정한 선진국으로 갈 수 있을지 의문이다.

 

모든 선진국들이 바보라서 유치원부터 철저하게 의무와 규칙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다. 그들은 역사 속에서 수많은 경험을 통하여 만들어진 교육시스템이고 그것이 덧셈·뺄셈 지식보다 더 중요함을 일찍 인식했기 때문이다. 우리는 짧은 역사 속에서 그런 경험을 축적하지 못하고, 후진국과 개도국 시절에 통용되던 교육의 형태를 벗어나지 못한 것에다가 윤리와 도덕 교육이 배제되면서 이기주의 팽배가 가중되어 기형적인 학교가 만들어졌다.

 

이같은 기형적 학교 탄생은 학생이나 교사나 학부모나 사회나 모두가 피해자다. 결국 최종적으로 교육이 잘못되었음을 모두가 인식하고, 윤리와 인성과 자유에 따른 의무와 공익이 덧셈·뺄셈보다 더 중요함을 인정해야 변할 수 있다. 학부모의 사고가 변해야 교육의 주체인 교권이 살고 교권이 살아야 교육이 살고 그때 비로소 참다운 교육을 학생들이 받을 수 있다. 그때가 비로소 필자가 생각하는 선진국이 될 것이다.

 

역사적으로 사회적으로 한 생각이 바뀌기까지 수많은 아픔을 겪었다. 우리 선조들은 자식들에게 가난을 물려주지 않기 위해 극단적인 가족 형태를 감내했다. 그런 잔재 중의 하나가 무너진 지금의 교육현장이다. 가난은 벗어났건만 입시 위주 극단적 교육 습성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이 지금의 기형적 학교다. 가난은 벗어났는데 습성에 묶여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문명의 이기인 도구가 그렇듯이 사용자의 인성에 따라 이기와 흉기가 결정된다. 딥페이크도 마찬가지다. 인성이 무너지면 어떤 이기도 흉기다. 졸업앨법을 만들기도 두려운 시대가 슬프다.

 


오피니언

더보기


배너

심리학 이야기

더보기
같은 시간에 다른 시대를 살고 있다
외국에서 근무하는 딸이 오랜만에 집에 와 모처럼 대화가 이어졌다. 딸과는 따로 지낸지 오래다 보니 늘 공통의 화제가 적었고 생각의 차이도 컸다. 모처럼 가족이 모두 모인 식탁에서 최근 유행한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가 좋은 대화 소재가 되었다. 드라마의 인상적인 장면이 가족 모두 달랐다. 덕분에 각자의 생각이 다름을 알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딸은 서울서 상처받고 제주 집에 돌아온 금명을 가족이 돌봐주는 장면을 말하였고, 필자는 관식이가 병원에서 마취에서 깨어나며 자신이 돌을 쌓으러 가지 않았어야 한다고 혼잣말을 하는 장면이 가장 생각난다고 했다. 딸은 외국생활을 하다가 집에 돌아왔을 때 자신의 모습을 금명을 통해서 본 듯했다. 필자는 아버지 관식이의 삶에 대한 생각을 말했다. 관식은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에 막내아들 동명을 잃는 최악의 불행을 맞았다. 게다가 자신이 바다에 돌을 쌓으러 나가지 않았으면 죽지 않을 수도 있었다. 가장 행복한 순간에 가족에게 가장 큰 불행을 경험하게 되면, 삶에서 행복지수가 올라가는 순간이 오면 불안지수도 같이 올라가게 된다. 행복할수록 더 불안해지는 아이러니한 마음상태가 된다. 관식이 마음의 반은 평생 자신의 잘못으로 막

재테크

더보기

트럼프 관세전쟁과 자산시장 전망 | 미국채 금리와 달러 인덱스 중심 분석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전쟁 선포는 글로벌 경제에 큰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 1930년대 대공황 이후 약 100년 만에 이뤄진 대규모 관세 정책으로, 자산시장은 큰 폭의 변동성을 보이며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모습이다. 특히 미국 증시는 기록적인 변동 폭을 나타내며 투자자들의 우려를 키우고 있다. 오늘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전쟁이 글로벌 자산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미국채(TLT) 금리와 달러 인덱스(DXY)를 중심으로 심층적으로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주기적 자산 배분 전략의 관점에서 향후 대응 전략을 제시해보겠다. 트럼프 행정부는 취임 직후부터 무역 불균형 해소를 목적으로 중국을 포함한 주요 교역국을 대상으로 강력한 관세 부과 조치를 단행했다. 이번 관세 조치는 단순히 무역적자 해소를 넘어 미국과 중국 간 패권 경쟁의 일환으로 해석되고 있으며, 이는 관세전쟁의 장기화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시장은 이러한 불확실성 증가를 반영해 4월 2일 이후 급격한 하락세를 보였고, 시장참여자들은 지금이 긴 하락장의 초입인지, 이벤트로 인한 단기적 주가 조정에 그치는지 알 수 없어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국채 금리의 급격한 변화와 달러 인덱스의


보험칼럼

더보기

알아두면 힘이 되는 요양급여비 심사제도_④현지조사

건강보험에서의 현지조사는 요양기관이 지급받은 요양급여비용 등에 대해 세부진료내역을 근거로 사실관계 및 적법 여부를 확인·조사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조사 결과에 따라 부당이득이 확인된다면 이에 대해 환수와 행정처분이 이뤄지게 된다. 이러한 현지조사와 유사한 업무로 심평원 주관으로 이뤄지는 방문심사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주관이 되는 현지확인이 있는데, 실제 조사를 받는 입장에서는 조사 자체의 부담감 때문에 모두 다 똑같은 현지조사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실시 주관에 따라 내용 및 절차, 조치사항이 다르기 때문에 해당 조사가 현지조사인지 현지확인인지, 혹은 방문심사인지를 먼저 정확히 파악한 후 적절한 대처를 해야 한다. 건강보험공단의 현지확인은 통상적으로 요양기관 직원의 내부 고발이 있거나 급여 사후관리 과정에서 의심되는 사례가 있을 때 수진자 조회 및 진료기록부와 같은 관련 서류 제출 요구 등의 절차를 거친 후에 이뤄진다. 그 외에도 거짓·부당청구의 개연성이 높은 요양기관의 경우에는 별도의 서류 제출 요구 없이 바로 현지확인을 진행하기도 한다. 그리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방문심사는 심사과정에서 부당청구가 의심되거나, 지표연동자율개선제 미개선기관 중 부당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