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4.24 (금)

  • 맑음동두천 10.0℃
  • 맑음강릉 8.9℃
  • 맑음서울 14.1℃
  • 맑음대전 14.3℃
  • 구름많음대구 11.4℃
  • 맑음울산 11.3℃
  • 맑음광주 15.0℃
  • 맑음부산 12.1℃
  • 구름많음고창 12.3℃
  • 흐림제주 14.3℃
  • 맑음강화 11.6℃
  • 맑음보은 10.6℃
  • 맑음금산 11.7℃
  • 흐림강진군 11.6℃
  • 맑음경주시 11.0℃
  • 구름많음거제 10.2℃
기상청 제공
PDF 바로가기

심리학이야기

슬픈 역사의 반복성

URL복사

치과진료실에서 바라본 심리학이야기(690)

상식이 무너진 사회인 것은 알고 있었지만, 지난 12월 3일 비상계엄사건은 상식을 넘어 상상을 초월한 사건이었다. 치과신문에 투고할 글을 쓰던 때, 갑자기 고등학교 친구로부터 전화가 왔다. TV 속보를 보라는 내용이었다. 비상계엄이 발표되었다는 말에 만우절도 아니고 장난 전화도 적당히 하라고 말하고, TV를 보니 진짜로 비상계엄을 발표하고 있었다. 어찌 2024년인 지금 저런 방송이 나올 수 있는 것인지 이해되지 않았다.

 

사실 친구로부터 전화가 온 이유가 있다. 1981년 고3 시절에 그 친구와 독서실에서 공부하던 때였다. 신군부로부터 7월 30일 밤 7시경에 본고사 폐지 발표를 같이 들었기 때문이다. 대학 입시를 3개월 앞두고 입시 제도를 강제로 바꾼 긴급조치였다. 그런 황당한 사태를 같이 겪은 친구였기에 비상계엄 뉴스를 보자마자 바로 전화한 것이었다. TV를 보며 43년 전 후진국 군사정권 시절에 느꼈던 참담함을 다시 느끼고 그날 밤잠을 이루지 못하였다. 국회에 진입하는 군인의 모습 또한 광주민주화운동을 연상하게 하여 만감이 교차했다. TV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국회 비상계엄 해지 결의와 발표까지 보고 참담함에 겨우 눈을 붙이고 출근했다.

 

아무리 생각해보아도 이해되지 않았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아프리카도 아니고 어떻게 2024년에 한국에서 비상계엄을 생각할 수 있을까? 어떻게 대통령이 상식 밖의 일을 그렇게 가볍게 말할 수 있는 것일까? 벼룩 잡으려고 초가삼간 다 태운 것인가. 환율은 1,450원에 육박하고, 국제신용도는 하락위기에 놓였고, 외교는 중단되었고, 주가는 폭락하고, 무정부 상태에 이르렀다. 그나마 위기에 강한 높은 시민의식이 사회를 지탱하고 있어 다행이다. 이런 와중에도 정치인들이 오로지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집단이기주의에 매몰되어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참으로 추하기 그지없다.

 

국회 군사진입을 지휘한 707 단장의 길거리 기자회견을 보면서 그의 참된 군인으로서의 진정성에 공감하였고, 대한민국 최정예 군인이 그런 기자회견을 해야 하는 믿기 어려운 현실에 가슴이 아팠다. 1년이 지나면 국민은 모두 잊어버리고 다시 찍어준다고 말하는 정치인의 주장도 틀린 말이 아닌 것을 본인이 직접 보여주었기에 슬프다. 탄핵 투표장에 가지 않는 것도 자유의지에 의한 행사권이라고 주장하는 정치인의 모습이 연쇄살인범이 살인하는 것도 자유의지라고 말하는 괘변처럼 들리기에 슬프다.

 

43년 만에 또 충격적인 ‘비상사태’라는 말에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작금의 상황이 슬프다. 그나마 명령으로 출동한 군인들이 최대한 자제하려는 성숙한 모습, 군인을 맨몸으로 막아선 시민들의 모습, 국회를 차단하라는 명령 중에도 국회의원들이 어떤 식으로든지 들어갈 수 있도록 여지를 준 의식 있는 경찰들의 모습, 담을 넘는 국회의장의 모습, 이런 모습들이 모두 모여 계엄해제 의결이 가능했다. 시민, 군인, 경찰, 국회의원, 보좌관, 기자 등 그날 그곳에 있던 모든 개개인들이 보여준 민주주의에 대한 성숙한 모습에 희망이 보여서 다행이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한강 작가가 노벨문학상을 수상하고 있다. 한국인이 노벨문학상을 받는 모습을 TV로 보는 순간에 다른 방송에서는 계엄에 대한 방송을 하고 있다. 이 두 사건 모두 상상할 수 없었던 일이 벌어진 것 때문에 머릿속에서 현타에 대한 충돌이 생기고 있다. 그녀는 광주민주화운동을 배경으로 글을 썼다. 과거 군사정권에서 자행된 5·18 유혈 폭력에 대한 반성을 하는 시점에서 다시 군인들이 국회에 진입하는 역사적 사건이 발생한 것은 시간적으로는 아이러니하고 실체적으로는 참담하다.

 

지난주는 계엄이 선포되었고, 지금은 한강 작가가 노벨상을 받고 있다. 과거에 군사정권의 유혈사건이 있었듯이 불과 1주일 전에 계엄사건이 있었다는 것이 현실이다. 안타깝게도 늘 그랬듯이 해결해야 하는 것은 저지른 자가 아닌 당한 국민들의 몫이다. 임진왜란 때도 구한말 동학혁명 때도 역사적으로 기득권은 자기 살기 위해서 도망가고 국민들이 희생으로 해결하였다. 이번 역시 또 국민의 희생으로 해결될 것이 슬프다.

 


오피니언

더보기


배너

심리학 이야기

더보기
레바논에서 발생한 신성모욕
이스라엘 병사가 레바논의 예수상을 파괴하는 사진은 25년 전 아프카니스탄에서 바미안 석불이 파괴되던 일을 떠올리며 충격과 더불어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종교적 성인인 부처나 예수님 상에 저 정도 짓을 한다면 포로나 피점령지 사람들에게 행할 짓은 미뤄 짐작이 된다. 종교적 상징물을 파괴하는 것은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선민사상이다. 내가 믿는 신이 최고니 나머지는 모두 우상이고 미신이라서 무슨 짓을 해도 본인이 믿는 신을 위한 잘한 짓이라 생각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정령신앙이 없는 것이다. 정령신앙은 모든 사물에 영혼이 있다는 신앙이다. 이는 고등종교가 발달하기 전에 원시 종교형태였으며 아직도 우리나라는 민속종교 형태로 남아있다. 예를 들면 만약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불상이나 예수상을 실수라도 파괴하거나 손상을 입히면 그날부터 꿈자리가 사납고 잠을 설치게 된다. 천벌을 두려워하는 것도 정령신앙의 일종이다. 우리나라는 역사적으로 수많은 종교가 들어오고 정착과정에서 종교적 박해는 심하게 있었으나 아직까지도 종교 간에 유혈사태는 없었다. 그 근간이 정령신앙이다. 상대 종교의 신이나 상징물에도 힘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감히 해하려 하지 못한다. 한반도에 살

재테크

더보기

금리 사이클 전환 구간, 미국채의 역할은 어떻게 달라지는가

최근 미국 증시는 신고가를 경신하며 강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다만 장기 금리는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시장 내부의 긴장감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모습이다. 이러한 흐름은 현재 시장이 단순한 상승 국면이 아니라 사이클 전환 구간에 위치해 있음을 시사한다. 금리 사이클로 보면 현재는 첫 금리 인하 이후 B 구간을 지나 경제위기 C 국면으로 이동하는 흐름에 가깝다. 과거에는 이 구간에서 비교적 빠르게 경기 침체로 이어졌지만, 이번 사이클은 금리 인상 폭이 컸음에도 경기 둔화가 지연되면서 B에서 C까지의 시간이 길어지고 있다. 다만 구조 자체는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이 구간의 후반부에서는 결국 경제위기 국면(C)으로 이어지는 흐름이 반복돼 왔다. 미국채 30년물 수익률 월봉 차트를 보면 이러한 구조 변화는 더욱 명확하다. 1980년대 이후 장기 금리는 하락 채널을 형성하며 디플레이션 사이클을 이어왔지만, 최근에는 저점과 고점이 동시에 높아지는 상승 채널로 전환됐다. 이는 단순한 금리 반등이 아니라 인플레이션 사이클로의 구조적 전환을 의미한다. 현재 금리도 이 상승 채널 안에서 움직이며 4.8%대의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 구조에서 중요한 포인


보험칼럼

더보기

알아두면 힘이 되는 요양급여비 심사제도_④현지조사

건강보험에서의 현지조사는 요양기관이 지급받은 요양급여비용 등에 대해 세부진료내역을 근거로 사실관계 및 적법 여부를 확인·조사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조사 결과에 따라 부당이득이 확인된다면 이에 대해 환수와 행정처분이 이뤄지게 된다. 이러한 현지조사와 유사한 업무로 심평원 주관으로 이뤄지는 방문심사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주관이 되는 현지확인이 있는데, 실제 조사를 받는 입장에서는 조사 자체의 부담감 때문에 모두 다 똑같은 현지조사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실시 주관에 따라 내용 및 절차, 조치사항이 다르기 때문에 해당 조사가 현지조사인지 현지확인인지, 혹은 방문심사인지를 먼저 정확히 파악한 후 적절한 대처를 해야 한다. 건강보험공단의 현지확인은 통상적으로 요양기관 직원의 내부 고발이 있거나 급여 사후관리 과정에서 의심되는 사례가 있을 때 수진자 조회 및 진료기록부와 같은 관련 서류 제출 요구 등의 절차를 거친 후에 이뤄진다. 그 외에도 거짓·부당청구의 개연성이 높은 요양기관의 경우에는 별도의 서류 제출 요구 없이 바로 현지확인을 진행하기도 한다. 그리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방문심사는 심사과정에서 부당청구가 의심되거나, 지표연동자율개선제 미개선기관 중 부당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