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호에서는 기간제 근로계약과 해고에 대한 최근 판결을 소개한다. 비록 대법원 판례는 아니지만, 기간제 근로계약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보여준 판결이므로, 이번 호의 내용을 잘 숙지해두길 바란다.
1.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했으나, 시용계약으로 본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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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번호:광주고법2024나23049, 선고일자:2025-06-12 1) 시용근로계약과 기간제 근로계약의 구분 기준 시용계약은 사용자가 본 근로계약을 체결하기 전에 해당 근로자의 직업적 능력, 자질, 인품, 성실성 등 업무 적격성을 관찰, 판단하고 평가하기 위해 일정 기간 시험적으로 고용하는 것을 의미한다.
한편 기간제 근로계약은 사용자나 근로자의 특정한 필요(사업의 완료나 특정한 업무의 완성에 필요한 기간 동안 노동력을 제공받아야 할 경우, 휴직·파견 등으로 결원이 발생하여 해당 근로자가 복귀할 때까지 그 업무를 대신할 필요가 있는 경우, 근로자가 학업·직업훈련 등을 이수함에 따라 그 이수에 필요한 기간을 정한 경우 등)로 인해 정해진 기간 동안 노동력을 제공하기로 하는 계약이다
근로계약에 기간이 정해진 경우 그 계약이 시용근로계약인지 혹은 기간제 근로계약인지는 채용공고, 근로계약서, 취업규칙 및 사용자의 채용 관행 등을 토대로 사용자와 근로자가 해당 기간을 정한 목적과 경위, 해당 기간에 근로자가 수행하는 업무의 내용과 그에 대한 평가 여부, 해당 기간이 종료된 이후 근로자의 지위에 대해 정한 내용 등을 관찰하여, 사용자와 근로자가 기간을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한 진정한 의사가 무엇인지 해석해야 할 것이다. |
2. 대상 판결의 시사점
상기 판례와 같이 기간제 근로계약과 시용계약의 차이점은 시용기간 또는 근로계약기간이 만료된 것을 이유로 근로관계를 종료할 수 있는지 여부다. 만약 3개월 기간제 근로계약에서 3개월의 기간이 만료되었다면, 해고가 아닌 근로관계 자동종료에 해당한다. 그러나 본채용을 전제로 3개월 시용계약을 체결한 경우, 3개월의 시용기간 만료 후 업무적격성 부족으로 근로관계를 종료할 경우는 해고1)에 해당한다.
실무에서는 근로자를 유연하고 탄력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기간만료 통보로 근로관계를 종료한다.
그러나 상기 판례는 ①채용공고에 ‘6개월 기간제 근로계약 체결 후 상용직 전환 검토’라고 기재돼 있고 임금이 연봉제로 표시된 점 ②근로계약서에 6개월 후 근무실적 평가를 통해 정규직 채용 여부를 판단한다고 명시된 점 ③취업규칙에서 6개월을 수습기간으로 정하고 업무 적격성 부족 시 해고가 가능하다고 규정한 점 ④근무기간 동안 멘토링·교육과 업무 실적 평가가 이뤄진 점 ⑤다수 근로자가 수습 후 정규직으로 전환돼 온 채용 관행 등을 종합해, 해당 6개월을 일시적 노동력 제공 기간이 아닌 정규직 채용 전 시험·평가를 위한 기간으로 보았고, 이에 따라 기간제 근로계약서에도 불구하고 시용계약으로 인정했다.
상기 사안은 시용계약으로 인정된 순간 기간만료 통보는 해고이므로 근로기준법 제23조(정당한 이유), 제27조(서면통지의무)를 준수해야 하나, 이를 준수하지 않아 부당해고로 판단되었다.
이번 판결을 소개한 이유는 기간만료 통보도 본 채용 거부(해고)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상기 판결과 같이 노동관계법령은 형식보다 ‘근로관계의 실질’에 기반하여 판단한다. 앞으로는 형식적으로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하는 것은 지양하고, 시용관계에서의 본 채용 거부는 정당한 이유가 아닌 ‘합리적 이유’로 완화하여 판단하는 법원의 입장에 따라, 시용계약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을 권장한다.
해고1) : 해고에 해당할 경우, 근로자는 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할 수 있다. 또한, 노동위원회에서 부당해고로 인정될 경우, 원직복직 및 부당해고 기간동안의 임금상당액을 지급할 의무가 발생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