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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이야기

분노 조절이 되지 않는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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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실에서 바라본 심리학이야기 (130)

요즘 뉴스를 보면 사소한 다툼이 큰 일로 변질되는 경우를 많이 접한다. 아파트의 층간소음으로 위아래 집 간 말다툼이 살인사건으로 되고, 또 방화로 이어졌다는 뉴스를 듣는다. 운전 중에 끼어들기 했다고 방해 운전을 해 대형사고로 번진 이야기 등 수많은 사건 사고가 자세히 내용을 들어보면 아주 사소한 일에서 시작되는 것을 발견한다. 결국 이런 일들이 분노 조절이 되지 않은 데에서 발생했다 할 수 있다. 분노조절이 되지 않는 사회의 전반적인 분위기가 개인의 생활에 영향을 미친 탓도 있을 것이다.

 

분노란, 사전적 의미로는 병적(病的)으로 도박에 몰두하는 것과 같이 본능적 욕구가 지나치게 강하거나 자기방어 기능이 약해져서 스스로 충동을 조절하지 못하는 정신장애의 한 가지를 말한다. 또한 충동조절장애증후군이라고도 한다. 행위의 동기가 분명하지 않고, 자신과 타인에게 해를 끼칠 만한 행동을 하려는 충동을 억제하지 못하고 이를 반복한다. 충동적인 행동을 실행에 옮기기 전까지는 긴장감이나 각성 상태가 고조되며 충동을 억제하면 할수록 정신적 긴장이 더 커지지만 일단 실행하고 나면 쾌감이나 만족감, 긴장으로부터 해방감을 느낀다. 실행한 뒤에는 자책감이나 후회, 죄책감 등을 느낄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분노의 원인으로는 정신 역동적 요인, 생물학적 요인, 정신사회적 요인이 있다. 정신 역동적 요인은 심리구조의 약화, 즉 초자아 및 자아의 약화를 말한다. 억압되었던 것이 무의식에서 자아를 뚫고 표출되는 현상으로써 심리발달기의 문제성과 관련이 높다. 생물학적 요인으로는 뇌 병변, 측두엽 간질, 아동기의 주의력결핍 과다행동장애, 신경전달물질의 이상 등과 연관성이 있다. 외부의 자극이나 압박을 받았을 때 분비되는 호르몬인 코티솔이 뇌의 전두엽에서 과다 분비되어 전두엽의 기능을 저하시키면서 표출된다고 한다. 가정 내 폭력이나 알코올 남용, 반사회적 경향 등이 정신사회적 요인에 해당된다.

 

충동조절장애의 다른 종류로는 병적 도박과 병적 방화, 병적 도벽을 비롯하여 병적으로 머리카락을 쥐어뜯는 발모광(拔毛狂), 합당한 이유 없이 불시에 반복적으로 분노를 폭발시키는 간헐성 폭발장애, 쇼핑중독·마약중독·인터넷중독 등 모든 중독 증세가 있다. 병적 도박의 경우는 도박을 중단하지 못하고 문제를 회피하는 수단으로서 도박을 계속한다. 병적 방화는 불을 지르는 데서 쾌감을 느끼고, 병적 도벽은 물건을 훔치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훔치는 행위 그 자체가 목적이다.

 

과거에 비해 요즘 분노조절이 더욱 되지 않는 실태는 생물학적인 요인보다는 정신역동적인 요인과 정신사회적 요인이 변화에 따른 것이라 생각된다. 정신역동적인 요인으로 요즘 아이들은 영·유아기부터 엄마와 분리되어 어린이집으로 가고, 아동기에 유치원으로 학원으로 시작된 사교육은 성장이 종료되는 대학생이 되어야 멈추므로 정상적인 정서와 심리구조를 만들 기회를 박탈당하기 때문이다. 정신사회적 요인으로는 장기화되는 경기침체로 사회전체의 비관적인 시야와 이로 인한 실질 소득의 감소 등으로 인한 미래에 대한 불안감, 과도한 업무나 실직으로 인한 스트레스의 증가 등이 있다. 더불어 인사청문회마다 한결같이 자식들의 병역기피 같은 사회계층 간의 이질감 또한 깊은 사회에 대한 불신을 심어준다.

 

며칠 전 프랑스에서 한 승용차가 브레이크 고장이 나서 브레이크를 밟을수록 가속이 되어 시속 200km로 질주하게 되었다. 멈출 수 없던 차는 경찰이 도움으로 계속 질주하여 국경을 넘어 240km를 질주하고 다행히 사고 없이 기름이 떨어져서야 멈출 수 있었다고 한다. 요즘 환자를 대할 때나 혹은 주변을 돌아보거나 하면 기름이 떨어지기를 시간을 갖고 지켜보아야 할 때가 많다는 것을 본다. 더불어 그 때까지 무사하기를 기도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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