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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이야기

듣고 싶은 말만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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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실에서 바라본 심리학이야기 (131)

요즘 가장 많이 듣는 말 중에 최고는 ‘소통’이란 단어이다. 사전적 의미를 보면 ‘막히지 아니하고 잘 통한다는 의미이거나 뜻이 서로 통하여 오해가 없다’라고 되어 있다. 결국 상호간의 의사전달이 잘되었다는 말이다. 소통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것은 그만큼 소통되지 않는다는 말이다. 즉 불통이 더욱 많다는 뜻이다. 심지어는 ‘소와도 통할 수 있어야 비로소 소통이다’란 말이 있다. 그만큼 어렵다는 의미이다.

 

소통이 절실히 필요한 경우를 생각해보면, 여야 정치인들의 싸움, 교육계의 혼란 등과 같은 상반된 견해를 지닌 집단들 사이가 우선일 것이다. 다음은 선생님과 학생, 임원진과 사원, 장교와 병사, 부모와 자식과 같은 계급사회에서의 상하간의 소통이다. 또 하나는 친구지간, 부부지간, 모자지간과 같이 지간이란 단어를 쓸 수 있을 만한 비슷한 레벨의 관계이다. 이 외에 이해성을 지닌 관계로 주인과 고객, 사용주와 하청업자와 같은 갑을관계가 있다. 이런 다양한 관계는 결국 인간이 로빈슨 크루소와 같이 혼자 사는 생존이 아니고 사회 속에서 생활을 하는 이상은 소통은 절대 필수 불가결한 도구 즉, tool이다. 특히 계급사회에서는 일방통행적인 사고가 가능했었지만, 현대의 평등주의에서는 어려운 말이다. 특히 민주주의란 말의 의미가 모두의 의견 조율을 포함하고 있기에 더욱 그렇다.

 

그럼 과거에도 소통은 있었건만 왜 지금 더 필요한 단어로 부각되는지 생각해본다. 우선 사회적으로 보면 생존에 급급했던 후진국적 형태에서 삶을 영위하는 생활의 선진국형으로 넘어가는 과정 속에서 발생하는 사회적인 혼란과 부적응이다. 가정적 관점에서 보면 모두가 모여 사는 대가족제도 하에서는 주변인들에 대한 배려가 필수 불가결하였다. 그러나 대가족제도의 해체로 인한 핵가족 형태가 ‘전체적’ 의미에서 ‘우리만’의 의미로 변했다. 그런 것이 이제는 가족이 한집에 살아도 가족 간에 같이 대화를 하거나 공유할 시간이 없는 경우가 많으며, 또한 혼자서 독립하고 사는 경우도 많다. 즉, 지금은 1인 생활 시대라고 할 수 있다. 1인 생활은 ‘우리만’에서 ‘나만’으로 생각의 흐름을 바꾸어 놓았다. 가족이 한 식탁에서 식사를 하여도 각자 스마트폰을 보며 따로 논다. 몸은 같이 식사를 하지만 공통의 주제가 없기에 각자의 생각은 딴 일을 하고 있다.

 

이와 같은 사회적, 가정적, 개인적인 변화는 결국 생각의 중심을 사회나 타인에게서 ‘나’에게로 이동시켰다. 그 결과 사회생활의 중심에도 남보다는 ‘나’가 더욱 중요시 된다. 남에 대한 배려보다는 내가 더욱 중요하다. 그래서 우리 집 아이는 아무리 나쁜 짓을 해도 누구도 야단치면 안 되는 것이기에 음식점에서 소동을 일으킨 아이를 주인이 주의를 주면 화를 내는 것이다. 지하철에서 젊은 남녀가 남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애정행각을 할 수 있는 것도, 노인들에게 화를 내거나 비상식적인 행동들도 가능한 것이다. 결국 이 모든 것의 중심에는 ‘나만’이라는 생각이 중요하게 자리를 잡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가장 큰 문제는 혼자서 창작하는 것이 아니고 무슨 일인가를 하려면 이들과 소통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갑을관계로 고객을 상대하는 직업은 더욱 그렇다. 그들은 자신의 생각을 확인하고자 하는 것이고, 듣고 싶은 이야기를 듣는데 비용을 지불한다. 마치 자기가 듣고 싶은 음악에 비용을 지불하듯이 말이다. 과거의 서비스업은 양질의 서비스로 고객이 만족하였다면 현재의 서비스는 고객의 눈높이에 맞춰야 한다. 과거에는 장인정신으로 최고의 것을 만들어주면 되었다면 현재는 고객이 최고이기에 최고의 장인을 인정하지 않는다. 따라서 상대가 원하는 물건을 만들어주어야 한다.

 

과거에는 소신을 갖고 이야기를 하면 되었지만 지금은 소신보다는 듣고자하는 말을 하여주어야 한다. 그러나 양심에 부딪히면 거짓말을 못하기에 침묵한다. 그저 웃으라고 말하던 옛날 어느 의사의 말이 이제야 가슴에 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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