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치과 이전을 준비하고 있는 서울의 A원장은 가는 곳마다 “이 근처에 치과가 별로 없네? 여기는 괜찮을까?”하며 주위를 두리번거리는 것이 일상이 됐다.
간혹 큰 빌딩이 둘러있어 이곳은 괜찮을 것 같다는 입지가 생겼다 싶지만, 개원 선배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한숨부터 나온다. 목 좋은 그곳에 치과가 더 이상 들어오지 않는 이유가 따로 있다는 것이다.
사무실이 밀집한 지역의 경우 특정 치과와 단체협약을 통해 직장인들을 싹쓸이해가는 경우가 횡행하고 있고, 새롭게 개원한 치과는 명함을 내밀기조차 힘들거나 더 치열한 경쟁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흔히 ‘협력치과’라는 이름으로 특정 회사와 협약을 맺는 경우 해당 직원들에게는 진료비를 얼마 이상 할인해주거나 다양한 이벤트를 제공하고 있고, 이러한 내용은 사내 인트라넷 등을 통해 공지돼 특정 치과에 환자 몰아주기 형식이 되고 있다.
이러한 행태는 최근 주거단지에서도 암암리에 이뤄지고 있다. 아파트 단지 부녀회 등 지역단체와 협약을 맺고 진료비 할인 등의 미끼를 내거는 경우도 생겨나고 있다.
단체협약의 불법성 여부에 여전히 논란이 많은 상황. 단체협약이 휩쓸고 간 개원가, 안 그래도 찾기 힘든 개원입지가 더욱 좁혀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