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6.17 (화)

  • 구름많음동두천 17.6℃
  • 맑음강릉 20.3℃
  • 구름많음서울 18.2℃
  • 맑음대전 18.5℃
  • 맑음대구 19.0℃
  • 맑음울산 20.0℃
  • 맑음광주 18.4℃
  • 맑음부산 19.1℃
  • 맑음고창 18.4℃
  • 맑음제주 21.3℃
  • 구름많음강화 15.3℃
  • 구름조금보은 17.3℃
  • 맑음금산 18.1℃
  • 맑음강진군 18.7℃
  • 구름조금경주시 20.7℃
  • 맑음거제 19.7℃
기상청 제공
PDF 바로가기

[논 단] 위시리스트, 버킷리스트와 선거 공약

URL복사

기태석 논설위원

치과의사에게 열흘간의 여행이란 쉽게 오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기에 이번만큼은 위시 리스트, 버킷 리스트를 나도 한번 쓰겠다는 다짐을 하고 떠났다. 더구나 아들을 만나러 가는 일정조절이 가능한 여행이었기에 기내에서 마음을 다잡았다. 이런 결심을 한데는 하루하루를 눈물 젖은 눈망울을 굴리며 달구지 끌고 집으로 돌아가는 축 처진 소처럼 살면서도 멍에를 벗어 버리지 못하는 일상에서 탈출하고 싶은 최소한의 도전이었다.

 

내 나이 육십, 내년이면 환갑, 이루어 놓은 것과 이루고 싶은 것들을 곰곰이 생각해 보고 제2의 인생을 설계하고 싶었다. 그러나 막상 펜을 들고 보니 그리 쉬운 것만은 아니었다. 어릴 때부터 꿈꿔왔던 많은 것들이 마음속 깊은 곳에서 튀어나오기 시작하는데 걷잡을 수 없었다. 이렇게 하고 싶었던 게 많았는지 새삼 놀라며 이 많은 것들을 언제까지 해야 하나? 어느 것을 먼저 해야 할까? 과연 할 수 있을까? 의문이 꼬리를 물고 머릿속을 어지럽혔다. 여기서 위시 리스트와 버킷 리스트사이에 나이가 변수로 들어가야만 문제를 풀어나갈 수 있었고, 하고 싶다고 다 이룰 수 없는 나이기에 많은 것들을 위시 리스트에서 제외할 수밖에 없었다. 여기에 경제적, 육체적, 가정적 요소들을 대입시켜보니 그 숫자는 족히 십분의 일로 줄어들었다. 어느덧 이루고 싶은 위시 리스트에서 죽기 전에 꼭 해야 한다는 버킷 리스트가 되어가고 있었다. 

 

치협이 협회장 선거에 접어들고 있다. 후보마다 정성 들여 만든 선거 공약을 들고 우리 앞에 나타날 것이다. 거기에는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우리가 바라고 해야 할 것들로 가득 차 있다. 그러나 우리의 바람과는 상관없이 불가능한 것도 있고 3년 임기 동안 전혀 이룰 수 없는 것도 있을 것이다. 반복되는 일이지만 표를 의식한 헛된 공약은 당선된다 해도 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예산과 시간 낭비라는 대가를 회원의 몫으로 치를 것이다.

 

선거 공약을 만들 때는, 자신과의 솔직한 대화를 통해 진정 이룰 수 있고 꼭 해야 할 것만을 위시 리스트에서 뽑아내 버킷 리스트를 만드는 것처럼 회원들이 원하고 이루고 싶은 것이 현실성이 있는지 아닌지를 생각하고, 솔직한 약속을 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 고뇌가 없이 만들어진 공약(公約)은 바로 빈 공약(空約)이 될 것이고, 실천 방안이 아예 없거나 미래에 대한 타임 스케줄이 허술하다면, 급조하거나, 잘 못 판단하고 있다는 증거이다. 우리는 이 점을 철저히 검증해야만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실천 의지도, 방안도 없으면서 그저 하고 싶다고 제목만 나열하는 후보에게 현혹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선진 민주주의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은 우리나라 정치를 보면서 느끼고 있을 것이다. 그것을 앞당기려면 유권자가 가려낼 수 있는 식견을 가져야만 가능해지는 것이다.

 

여행을 다녀 온 지 이십일이 되도록 아직 리스트를 완성하지 못했다. 그 이유는 아직 하고 싶고 포기하고 싶지 않은 것들이 많은데 그것이 욕심인지 아닌지 자신과 더 타협해봐야 하고, 실천 방법, 시기까지 고려하려면 서둘러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인생은 미완성”이라고 하는데, 몇 가지는 나중에 포기 리스트에 올리더라도 도전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벌여 놓은 일도 마무리 못 하면서도 또 벌리려 하는가 하고 말할 수 있지만 못해보고 죽으면 억울할 것 같은 것들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리스트 작성을 시작하면서 느낀 것이라면 “십년만 젊었으면”하는 것과 “십년 전에 썼더라면”하는 후회였지만 지금이라도 쓰고 있다는 것에 만족하련다.


오피니언

더보기


배너

심리학 이야기

더보기

재테크

더보기

2025년 6월, 미국 증시 S&P500 자산배분 투자 전략

2025년 이후 미국 증시는 다양한 변수로 인해 급격한 변동성을 나타내고 있다. 이러한 시기일수록 효과적인 자산배분 전략의 중요성은 더욱 커진다. 본 칼럼에서는 2025년 6월 현재 미국 증시 상황을 기반으로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자산배분 전략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주기적 자산배분 투자는 ‘코스톨라니 달걀 모형’에 대한 이해를 기반으로 매매 전략을 수립한다. 코스톨라니 달걀 모형은 경제 사이클을 연준의 기준금리 변화에 따라 A~F까지 여섯 단계로 구분하며, 각 국면에 맞는 자산 비중조절을 통해 전략적인 리밸런싱을 가능하게 한다. 현재는 B~C 구간의 가장 후반부로, 위험자산이 마지막 상승 랠리를 펼치는 시기에 해당한다. 따라서 이 시점에서는 위험자산을 점진적으로 줄이며 이익을 실현하고, 안전자산의 비중을 늘리는 헤지(hedge) 전략이 필수적이다. 2024년 12월, 연준이 금리 인하를 중단하면서 시장의 유동성이 일시적으로 위축됐고 이에 따라 증시의 조정이 발생했다. 2025년 1월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직후 관세전쟁이 시작되며 시장은 하락 폭을 키웠다. 같은 해 4월, 트럼프 대통령이 상호관세 조치를 직접 발표하면서 시장의 공포는 절정에 달했지만, 협상을


보험칼럼

더보기

알아두면 힘이 되는 요양급여비 심사제도_④현지조사

건강보험에서의 현지조사는 요양기관이 지급받은 요양급여비용 등에 대해 세부진료내역을 근거로 사실관계 및 적법 여부를 확인·조사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조사 결과에 따라 부당이득이 확인된다면 이에 대해 환수와 행정처분이 이뤄지게 된다. 이러한 현지조사와 유사한 업무로 심평원 주관으로 이뤄지는 방문심사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주관이 되는 현지확인이 있는데, 실제 조사를 받는 입장에서는 조사 자체의 부담감 때문에 모두 다 똑같은 현지조사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실시 주관에 따라 내용 및 절차, 조치사항이 다르기 때문에 해당 조사가 현지조사인지 현지확인인지, 혹은 방문심사인지를 먼저 정확히 파악한 후 적절한 대처를 해야 한다. 건강보험공단의 현지확인은 통상적으로 요양기관 직원의 내부 고발이 있거나 급여 사후관리 과정에서 의심되는 사례가 있을 때 수진자 조회 및 진료기록부와 같은 관련 서류 제출 요구 등의 절차를 거친 후에 이뤄진다. 그 외에도 거짓·부당청구의 개연성이 높은 요양기관의 경우에는 별도의 서류 제출 요구 없이 바로 현지확인을 진행하기도 한다. 그리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방문심사는 심사과정에서 부당청구가 의심되거나, 지표연동자율개선제 미개선기관 중 부당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