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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즈 칼럼 6] 돈(MONEY), 생각하고 말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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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생각만 해도 이기적이 되나?” may 2013 Issue 2, 112 DBR. 2013 No.129

송강(松江) 송형석은 서울대학교 경영학과와 동대학원(SNUMBA)에서 수학하고, 삼일회계법인을 거쳐 의료기관전문회계법인인 송강회계법인을 설립했다. 현재는 (주)와이즈케어(www.wisecare.co.kr) 대표이사로 재직하면서 병원컨설팅과 의료비분납시스템인 와이즈플랜(www.wiseplan.co.kr)을 보급하는 사업에 매진하고 있다(hssong@wisecare.co.kr)

신병철 대표, 고려대 심리학과, 경영학석사/박사(마케팅). CJ그룹 마케팅총괄 부사장. 저서 <통찰의 기술> <브랜드 인사이트> <통찰모형 스핑클>

 

들어가며 : 오늘은 돈을 대하는 사람들에 대한 재미있는 연구결과와 이를 활용한 팁을 소개하고자 한다.

물건을 구매하는 건 즐거운 일이지만 비용을 지불하는 일은 괴롭다. 효용이 높은 제품이나 서비스를 비용지불 없이 얻는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래서 소비자들은 한 푼이라도 더 싼 제품을 구매하기 위해 가격비교를 하고 공동구매를 한다. 그만큼 비용을 지불하기가 괴롭다는 것이다. 비용을 지불할 때 뇌에서는 어떤 반응이 일어날까? 뇌에서 일어나는 현상은 우리가 알고 있는 소비패턴과 어떤 상관관계가 있을까? 이것을 통해 어떤 실무적 시사점을 찾아 볼 수 있을까? 브라이언 넛손과 그 동료들에 의해 비용지불과 뇌의 관계에 대한 흥미로운 연구가 진행됐다(Brian Knutson, Scott Rick, G. Elliott Wimmer, Drazen Prelec, and GeorgeLoewenstein(2007). Neural Predictors of Purchases, Neuron 53, 147-156).

 

결론부터 얘기하면 마음에 드는 물건을 보고 있으면 즐거움을 느끼는 부위가 활성화되고, 지불해야 할 가격을 보면 두려움을 느끼는 뇌 부위가, 비용을 지불하면 고통을 느끼는 뇌 부위가 활성화된다는 것이다. 물건 구매는 좋지만, 비용 지불은 고통을 수반한다는 사실이 증명됐다. 이것을 통해 어떤 실무적 시사점을 찾아볼 수 있을까?

 

이 연구는 제한적인 상황을 테스트한 것이지만 조금 확장해 생각한다면 흥미로운 결과가 아닐 수 없다. 비용을 지불할 때 인간의 뇌가 고통을 느낀다는 점은 우리에게 어떤 시사점을 제시할까? 같은 비용이라면 한 번만 지불하게 하거나 비용에 대한 부담을 낮춰주는 편이 고통을 줄여줄 수 있고 서비스나 제품에 대한 이미지를 좋게 할 수 있다는 뜻이 된다.  

 

묶음 패키지로 팔아라

이미 수많은 서비스에서 정액제를 시행하고 있다. 개별 제품과 서비스에 대해 각각 과금하는 방식보다 일명 패키지로 묶어서 과금하는 쪽에 소비자들의 저항이 덜하기 때문이다. 넛손 연구팀의 실험 결과를 보면 그 이유가 명확해진다. 다운로드 당 얼마씩의 비용을 지불하면 그때마다 인간의 뇌는 고통을 느낀다. 뇌가 고통을 느끼는데 누가 좋아하겠는가? 그러나 같은 비용을 패키지로 묶어 월 1회 과금하면 같은 비용을 지불하더라도 고통의 횟수는 단 한 번으로 끝난다. 어떤 것이 더 선택하기 쉬울까? 당연히 제품당 과금하는 방식이 비효율적이다.

몇 가지 사례를 더 생각해보자. 회전초밥집을 예를 들면 눈앞에서 돌아가는 초밥 접시를 보면 즐거움이 느껴지지만 한 접시 먹을 때마다 비용지출을 확증해야 하니 그 고통의 양은 먹은 접시만큼 증가한다. 이건 좋은 방법이 아니다. 택시 미터기의 과금 방식도 비슷하다. 기본요금에서 주행거리가 증가할 때마다 일정한 금액이 눈앞에서 증가하게 된다. 택시 미터기의 말발굽이 빨라지면 빨라질수록 그것을 바라보는 소비자의 뇌는 고통을 느낀다. 그런 측면에서 비용 지출을 제품당, 서비스 당 나누어 지불하게 하는 건 효율적이지 못한 전략에 해당한다. 디지털 음원 시장에서 다운로드 당 일정 비용을 내고 구매하는 사람보다 패키지 요금으로 구매하는 사람이 더 많은 건 바로 이 점 때문이다.
 
돈에 대해 생각하고 말하기

사람은 비용을 지불할 때 고통을 느낀다. 생살과 다름없는 돈이 나가기 때문이다. 어떻게 하면 같은 비용을 지불하면서도 고통을 줄일 수 있을까? 쾌락적 편집 가설(Hedonic Editing Hypothesis)에 따르면 크게 4가지 접근법이 가능하다.

 

첫째, 복수의 이익이 있는 경우에는 나누어 제공하는 게 효과적이다. 즉, 무언가를 제공할 때 한 번에 다 주지 않고 여러 번에 걸쳐 나누어 제공하는 편이 낫다. 제품을 할인해주는 경우 똑같이 10%를 할인해 준다고 하더라도 통으로 10% 할인해준다고 말하기보다는 재구매 할인 2%, VIP 할인 3%, 특별할인 5% 등 세 가지 할인을 합쳐 총 10%를 할인해준다고 정보를 제공하는 편이 소비자에게 더 큰 효용을 안겨준다.

 

둘째, 여러 손실이 발생하면 합해서 처리하는 게 좋다. 여러 번에 걸쳐 비용을 나누어 지불하면 소비자의 뇌는 그만큼 더 고통스러워한다. 이럴 경우, 한꺼번에 처리하게 하면 훨씬 유리한 상황이 벌어진다. 테마파크에서 개별 놀이기구에 비용을 과금하기보다 자유이용권을 구매하게 하면 단 한 번의 비용 지출로 인해 고객이 느끼는 심리적 손실감, 고통을 줄여줄 수 있어 그만큼 심리적 혜택이 증가한다.

 

셋째, 이익과 손실이 동시에 발생한 경우 이익이 손실보다 더 크다면 합하여 처리하는 게 효과적이다. 주식투자로 예를 들면, A주식에서 10만 원을 벌고, B주식에서 5만 원을 잃었다고 치자. 이 경우엔 “고객님께서는 이번에 주식 투자를 통해 총 5만 원의 수익을 보셨습니다”라고 커뮤니케이션하는 게 좋다.

 

넷째, 이익과 손실이 동시에 발생했지만, 손실이 이익보다 더 크다면 두 사건을 나누어 처리하는 게 좋다. A주식에서 5만원을 벌고, B주식에서 10만원의 손실을 봤다면 “고객님께서는 A주식에선 5만원의 수익을 냈지만, B주식에서는 손해를 보셨습니다”라고 나누어 이야기하는 편이 고객의 슬픔을 줄여줄 수 있다.

 

 이 4가지 방법이 소비와 구매에 관련한 모든 경우에 적용되는 것은 아니겠지만, 손실과 획득에 대한 기본이론을 활용해 좋은 일은 더 즐기고, 안 좋은 일은 그 영향력을 낮춰주는 매우 훌륭한 방법이 될 것이다. 소비자들에게 기쁨의 양은 늘려주고 슬픔의 양은 줄여주는 가격 전략 및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구성하는 게 핵심이다.

 

서비스와 제품에 대한 비용(가격)의 지불방법은 그래서 잘 설계되어야 하고, 상대방의 심적 상태를 고려하여 고통을 최대한 느끼지 않도록 현명하게 제시되어야 한다. 고객에게 고통의 이미지를 각인할 필요는 없지 않은가? 어떻게 쌓아놓은 이미지인데 말이다. 자 이제부터, 진료의 아이템별 금액은 나누지 말고 묶어서 통으로 제시하도록 한다. 나가는 비용보다 진료(시술)로 얻을 수 있는 이점을 자세히 친절하게 설명하도록 하라. 고통의 수준을 낮추기 위하여 장기로 분납하게 하는 프로그램(와이즈플랜 등)을 도입하도록 하라. 좀 더 큰 금액의 진료에 대한 이점이 쉽게 설득될 것이다(오늘 소개한 신병철 박사님의 글과 그 글에 소개된 연구결과가 그동안 필자가 운영하고 있는 회사의 서비스가 추구하는 가치에 다시 한 번 의미를 부여할 수 있게 된 듯하다). 

 

 이제 이 글을 읽고 독자분들은 돈에 대하여 좀 더 현명하게 생각하고 말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마지막으로 돈에 대한 몇 가지 격언으로 마무리한다.

 

-“Money is the root of allevil”(돈은 만악의 근원). 신약성경 디모데전서(1 Timothy) 6장 10절
-“ack of money is the root of all evil(돈이 없는 게 만악의 근원이다)”조지 버나드쇼
-“Moneycan'tbuyyouhappiness(돈으로 행복을 살 수는 없다).
-“Money can't buy happiness; it can, however, rent it(돈으로 행복을 살 수 없다고요? 그러나 렌트할 수는 있죠).
-“Those who think money can't buy happiness just don't know where to shop(돈으로 행복을 살 수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어디서 살 수 있는지를 모르는 것일 뿐이다).
-“Money is not everything, but something(돈이 전부는 아니지만 없으면 곤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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