댄스홀에 춤을 추러 온 이들이 가득하다. 그림은 굵은 윤곽선을 강조해 화면을 구분한 후 안에 색을 담아 평면적인 느낌이 든다. 고갱과 그의 친구들은 인상파들이 눈에 보이는 순간의 빛을 표현하려 보이는 대상을 제대로 그리지 못한다고 생각했다. 그들은 윤곽선을 먼저 그리고 구분된 넓은 면에 인상주의가 해체한 색채를 그려 넣는 방식을 이용했다. 이를 중세 시대 칠보 공예의 기법 클루아조네(Cloisonné) 에서 이름을 가져와 클루아조니즘(Cloisonnisme)이라 불렀다. <아를의 댄스홀>은 클로아조니즘이 표현된 작품이지만 고흐가 그린 작품이다. 그는 왜 자신이 그리던 방식이 아닌 고갱이 그리던 방식으로 그림을 그려 그에게 건넸던 것일까? 노란 집 1888년 2월 고흐는 파리를 떠나기로 한다. 그가 왜 아를이라는 도시를 선택했는지는 알 수 없다. 단지 일본 판화에서 보았던 더 밝은색과 푸른 하늘을 찾고 싶어 했고, 파리의 긴 겨울과 동료 화가들 간의 성공을 위한 반목과 갈등에 실망감을 토로하고는 했다. 그에게 아를은 새로운 생활을 시작할 수 있을 것 같은 기회의 땅이었다. 적응을 위한 겨울을 보내고 봄이 오자, 그는 아를의 이곳저곳을 찾아 본격적으로
이른 아침, 병원은 여전히 분주했다. 방문한 환자들과 스스럼없이 소통하며 진료를 이어가는 서글서글한 인상의 엄인석 원장은 치과대학 시절부터 시작된 봉사활동을 개원 이후로는 사비를 들여 이동 진료 장비를 구입하여 사회 취약계층을 위한 봉사활동을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특히 탈북자 대상 치과치료, 지역 의료단체와 연합하여 필리핀, 러시아 등 해외 진료봉사에도 참여 중인데 이동형 치과 진료장비를 갖춘 그는 봉사의 손길에서 절대 빠질 수 없는 일원이기도 하다. “한국을 찾는 외국인, 탈북민 등은 해가 갈수록 많아지고 있죠. 하지만 여전히 의료 사각지대에 놓여 고통을 호소하는 이들도 많습니다. 학부 시절, 교수님, 선배님들을 따라다니며 무의촌 봉사 등으로 시작하다가 소외계층을 위한 치과치료 봉사를 계속 이어오게 되었습니다.” “섬기는 마음으로 도움이 절실한 곳을 꾸준히 다니고 있습니다.” 봉사의 시작은 어떤 계기가 있어서라기보다 그저 주어진 소명이었고, 사명감으로 시작했다는 엄인석 원장. ‘행함이 없는 믿음은 죽은 것이니라’라는 말씀이 있습니다. 그저 실천하는 삶을 살았던 것 같아요. 개원하면서부터는 주변을 더 돌아보게 되었고, 여러 의료 단체들과 함께 진료 봉사를
가방은 소지품을 넣고 안전하게 운반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세월이 흘러도 그 목적은 변하지 않는다. 익숙함에 속아 눈치채지 못한 것일 뿐, 우리가 들고 다니는 가방엔 문화, 라이프 스타일과 취향까지 녹아 있다. 유럽에서 생활 혹은 여행을 해본 경험이 있다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유럽의 경우 가방의 입구를 뚜껑, 지퍼 등으로 단단히 잠가야 한다. 빈틈이 조금이라도 보이면 훔쳐가기 때문이다. 한국의 경우는 어떨까? 카페에 가만히 앉아 창밖을 바라보며 사람들을 관찰해 보면 가방을 제대로 닫지 않고 다니는 사람들이 굉장히 많다. 심지어 몇몇은 가방에서 짐이 떨어질 것만 같다. 치안에서부터 비롯된 문화의 차이다. 한국에선 카페, 음식점, 공원 벤치 등에서 자리를 맡는다며 가방을 두고 잠시 자리를 비우기도 한다. 그럼에도 훔쳐가는 사람이 거의 없다. 외국에선 절대 상상하지 못하는 행위다. 그런 이유로 한국 문화에서 비롯된 가방 디자인, 가방의 사용법은 보다 자유로운 편이다. *스위스 금속 장식 브랜드 ‘아미애트’의 장식 디자인엔 대부분 비밀번호, 열쇠가 달려있다. 치안 외에도 재밌는 문화 차이가 있다. 대한민국은 IT 강국이다. 일부 외국인은 서울을 미래 도시라 표
1. 투명교정의 역사 치아 교정은 1800년대부터 지금까지 여러가지 치아를 움직일 수 있는 장치들의 발달과 함께 발전되며 지속되어 왔습니다. 그럼에도 1990년대까지도 기존의 금속 와이어와 여러 종류의 브라켓을 이용한 전통적인 방법이 치아교정의 대부분을 차지하였습니다. 1990년대 후반, 치아교정 분야는 획기적인 변화를 맞이했습니다. 흥미롭게도 이 혁신은 치과전문의가 아닌 스탠퍼드 MBA 과정을 밟던 두 명의 경영학 석사 학생에 의해 시작되었습니다. 이들은 기존 교정 장치가 주는 불편함과 심미적 한계를 해결하고자 투명교정 장치라는 새로운 개념을 제시했습니다. 의료 소비자의 관점에서 기존 장치의 이물감과 비 심미성을 개선하기 위해, 신소재를 활용한 교정 치료법을 고안한 것이 그 시작이었습니다. 이 아이디어는 이후 3D CAD/CAM 기술의 발전과 복합수지 재료 개발과 결합되면서 현대 투명교정 장치의 기반을 마련했습니다. 지금은 전 세계적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으며, 교정치료의 핵심 분야 중 하나로 자리 잡았습니다. 투명교정 장치는 환자에게 더 나은 편안함과 미적 만족감을 제공하며, 치과 기술과 치료 접근 방식에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 주었습니다. 2. 투명교정의
“수학이 좋아서 수학 전문 책방을 차렸어요.” 왜 하필이면 수학책방이냐고 묻는 분들에게 드리는 말씀입니다. 데카르트 수학책방을 운영하는 두 책방지기 중 강미선은 수학교육학을 전공한 박사이며, 30여 권의 수학책을 낸 수학 전문 저자입니다. 수학이 좋아서 어딜 가든 수학자의 흔적을 찾아다녔고, 언젠가 만들 수학책방에 걸 수 있도록 학자 초상화도 그렸습니다. 정유숙은 국어교육과 불어불문학을 전공한 문과 출신이지만 20년간 수학학원을 운영하며 수학의 매력에 흠뻑 빠졌습니다. 수학도 좋아하고 책도 좋아하는 두 사람이 의기투합하여 2022년 겨울, 대한민국 최초 수학전문 서점을 열었습니다. ‘수학책은 자고로 창밖에 나무가 많고 계절별로 아름답고 서정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곳에서 읽어야 제맛’이라는 생각에, 봄에 벚꽃이 창을 가득 메우고 왜가리가 노니는 모습이 잘 보이는 곳에 터를 잡았습니다. “책방 이름이 왜 데카르트인가요?” 데카르트에 대해 철학자로만 알고 있는 분도 있고 수학자로만 알고 있는 분도 있습니다. 어쨌든 데카르트를 모르는 분들은 없을 것입니다. 문이과 모두 아는 인물이며 대수와 기하를 통합하여 해석학을 창시한 데카르트야말로 누구나 드나드는 대중적인
15년 간 개업의로써 매일매일 바쁘게 진료하며 토요일 진료와 주 2회 야간 진료까지 하다보면 주중 하루 휴일이 생겼을 때 단순히 집에서 쉬는 것보다도 일상을 벗어나 그 휴일을 최대한 활용하여 알차게 보낼 수 있는 일이 무엇일지 계속 고민할 수 밖에 없게 되는 것 같다. 그러던 중 즐거운 치과 생활 편집 위원들 (본인도 편집 위원으로 소속되어 활동 중, 이하 즐치 편집 위원들)이 정기 편집 회의에 모여 당일 탐방이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편집 위원들 중 한명이 마침 당일 해외여행의 경험을 소개해 주시며 최적의 후보지로 일본 후쿠오카를 적극 추천해 주셨다. 이를 계기로 즐치 편집 위원들이 당일 하루 후쿠오카로 다녀오는 일정을 가지게 되었다. 후쿠오카는 시내에서 공항이 가장 가까운 규슈의 대표적 관광 도시고 규슈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시(市)다. 후쿠오카시가 속한 후쿠오카현은 일본 규슈 북부에 위치하며 규슈 최대 현이자 중심지다. 교통의 중심이기도 해서 명실상부한 규슈의 수도와 같은 지역이다. 한국인 관광객들이 오사카, 도쿄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이 찾는 일본 유수의 관광지이기도 하다. 인천~후쿠오카 비행 시간이 김포 ~ 제주도 구간과 매우 유사한 약 8
이번 호에서는 필자가 진행한 상담 중 공유하면 좋을 만한 내용을 다뤄보려 한다. ■질문 병원에 재직 중입니다. 근로계약서상 시간 외 근무수당 포괄임금제와 함께 월 임금항목에 연차수당(통상시급 x 10시간)이 포함되어 있는 형태로계약을 했습니다. ①이 경우 연차를 사용하지 못하는 것인지 ②퇴사 시 미사용 연차 정산은 어떻게 되는 것인지 궁금합니다. ■답변 1. 퇴사 시 미사용 연차 정산은 어떻게 하는지 (1) 5인 이상 사업장에서 급여체계 설계 시 법정 제수당(연장, 야간, 휴일)을 포괄하는 것 이외에 연차수당을 월 급여에 포괄로 설정하는 것을 가끔 볼 수 있다. 이 경우 아래 사항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2) 연차수당에 포괄되는 시간은 흔히 월 10시간인데, 이는 [1년 15일 × 8시간 / 12개월 = 10시간]으로 계산하는 방법이다. 즉, 1년 후 발생하는 15일을 미리 포괄시킨 개념이다. 다만 최근에는 1년 미만 기간 동안에도 1개월 만근에 1일씩 발생하는 경우도 있으니 참고하길 바란다. (3) 월급에 연차를 포괄하는 것에 대한 노동청의 입장은 시대에 따라 달라지는 것 같다. 10년 전 과거에는 실질적인
필자가 치과계약의로 활동을 시작한지도 어느덧 8년차에 접어들었다. 치과계약의란 말이 생소한 분들도 계실듯하여 간단히 설명 드리자면, 계약의(구. 촉탁의)란 노인복지법에 따라 의사가 상주하지 않는 노인요양시설 등을 주기적으로 방문하여 입소자의 건강상태를 확인하고 필요한 건강관리 등을 제공하는 의사를 의미하며, 예전에는 의사와 한의사에 국한되어 있었으나 요양시설 입소자는 치과 내원이 어렵다보니 구강 내 환경의 악화와 더불어 전신건강이 더욱 악화되는 악순환이 있어서 2016년부터는 치과의사도 계약의를 할 수 있도록 개정되었다. 필자는 2016년 학교 선배님의 권유로 대한여성치과의사회 일을 처음 시작하였는데, 2017년부터 대한여성치과의사회 임원들이 여성과총 사업의 일환으로 송파 노인전문요양원과 남양주 에덴노인요양센터 요양보호사 교육 및 입소자들의 구강 관리, 스켈링, 의치 수리 등을 몇 분씩 분담하여 봉사를 진행하였다. 그 당시 필자는 송파에 비해 거리가 멀어 상대적으로 일손이 부족했던 남양주 에덴에 진료 가는 걸로 자원하였다. 거리가 멀긴 하였지만 어르신들의 구강건강 유지에 작게나마 보탬이 된다고 생각하니 뿌듯했다. 정기적으로 치과 검진 및 간단 치료를 해드리던
외국에서 근무하는 딸이 오랜만에 집에 와 모처럼 대화가 이어졌다. 딸과는 따로 지낸지 오래다 보니 늘 공통의 화제가 적었고 생각의 차이도 컸다. 모처럼 가족이 모두 모인 식탁에서 최근 유행한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가 좋은 대화 소재가 되었다. 드라마의 인상적인 장면이 가족 모두 달랐다. 덕분에 각자의 생각이 다름을 알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딸은 서울서 상처받고 제주 집에 돌아온 금명을 가족이 돌봐주는 장면을 말하였고, 필자는 관식이가 병원에서 마취에서 깨어나며 자신이 돌을 쌓으러 가지 않았어야 한다고 혼잣말을 하는 장면이 가장 생각난다고 했다. 딸은 외국생활을 하다가 집에 돌아왔을 때 자신의 모습을 금명을 통해서 본 듯했다. 필자는 아버지 관식이의 삶에 대한 생각을 말했다. 관식은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에 막내아들 동명을 잃는 최악의 불행을 맞았다. 게다가 자신이 바다에 돌을 쌓으러 나가지 않았으면 죽지 않을 수도 있었다. 가장 행복한 순간에 가족에게 가장 큰 불행을 경험하게 되면, 삶에서 행복지수가 올라가는 순간이 오면 불안지수도 같이 올라가게 된다. 행복할수록 더 불안해지는 아이러니한 마음상태가 된다. 관식이 마음의 반은 평생 자신의 잘못으로 막
지난 3월 25~29일 독일 쾰른에서는 독일치과기자재산업협회(VDDI)와 독일치과산업진흥협회(GFDI)가 주최하는 세계 최대규모의 치과기자재전시회 International Dental Show(IDS)가 개최됐다. 서울시치과의사회에서는 정기훈 SIDEX 사무총장과 필자가 현장을 방문했다. 독일 서부에 위치한 쾰른은 유서 깊은 쾰른 대성당과 라인강을 따라 펼쳐진 풍경으로 유명한 도시다. 세계적인 전시장 쾰른메쎄(Koelnmesse)가 자리하고 있어 전시 산업의 중심지로 잘 알려져 있다. ‘쾰른’ 하면 자연스럽게 전시회가 떠오를 정도다. 올해 IDS에는 총 61개국 2,010개 기업이 참가했으며, 한국에서는 197개 기업이 참가했다. 참가국 중 세 번째로 큰 규모를 기록하며 우리나라 치과산업의 위상을 다시 느낄 수 있었다. 전시 기간 동안 156개국에서 13만5,000여명의 관람객이 다녀간 것으로 집계되었다. 국내 최대규모 치과기자재전시회인 SIDEX가 약 2만명의 참관객을 기록하는 점을 고려할 때, IDS의 위상과 규모를 체감할 수 있었다. 전시장 규모 또한 필자를 압도했다. IDS 전시장은 SIDEX 전시장 대비 약 9배에 달하는 크기로, 하루 3만보 이상을
언제나 양극단은 환영받지 못한다. 그것이 이념이든 정서든 간에. 보통사람들의 생각에서 벗어난선동을 여론이라는 형태로 조작한다고 해도 곧 바닥을 드러내기 마련이다. 특별하게 집단지성을 언급하지 않아도 된다. 이 사회를 지탱하는 상식과 양심이 적절한 시기에 발현되기 때문이다. 그러면 양극단이 아닌 중간, 중도, 중립만이 최고선이라고 할 수 있을까? 기계적 중립을 앞세워 아무것도 관여하지 않는 것이, 어느편도 들지 않는 것이, 저항해야 하는 때에 침묵하고 있는 것이 이 시대 시민의자세는 아니다. 복잡다단한 사회현상에는 그 어느 곳에선가 평형과 안정을 이루는 균형추가 필요하다. 사고의 편향을 조정해 주기 위해서다. 예를 들어 교사의 권위와학생의 인권에 관한 논란에 대해 생각해 보자. 만일 한쪽에게 일방적인 권한을 준다면 부작용을 부를 것이다. 왕처럼 군림하는 교사의 횡포도, 수업현장에서 교육자를 무시하고 제멋대로 행동하는 학생을 방관하는 것도 문제다. 여기에는 전제조건이 따르는데, 자질 없는 교사의 퇴출과 학습권을 침해하는 학생에 대한 처벌, 그리고 학부모의 부당한 간섭을 막는 제도적 장치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그러한 환경 속에서 교권 확립에 방점을 두면 지금과 같
정치에서 상대에 대한 비판은 정치적 경쟁 관계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정책이나 발언이 다른 정치인과 갈등을 유발할 때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곤 한다. 이러한 비판은 때로는 정당한 의견이 되기도 하지만, 때로는 정치적 경쟁에서 전략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우리나라 정치는 ‘누구 때리기’에 학습 효과가 있다. 직전 대선 정국에서 개인에 대한 비판이 심해질수록 후보로 거론되며 주가가 올랐고, 검찰총장 사임 후에 대선주자로 단숨에 뛰어올랐다. 국민의 먹고사는 문제와는 아무 상관도 없는 ‘누구 때리기’에 집착하는 정치적 갈등에 대다수 국민은 관심도 없었고, 길어지는 갈등과 정쟁에 정반대의 결과를 보여주었다. 미국 트럼프 2기 출범 3개월, 충동적인 관세 폭탄으로 전 세계는 예측불허의 혼돈에 휘둘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선 지르고, 아니다 싶으면 ‘유연한 대처’를 내세워 뒤집거나 미룬다. 그렇다고 뒤집거나 물러선 것은 아닌 ‘미치광이 전략’이라고 한다. 이런 혼란이 이어지며 우리나라 경제는 큰 파도에 맡겨진 배처럼 휘청이고 있다. 4월 22일 통계청 발표에 의하면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된 2020년 이후 전체 식당의 절반은 직원을 쓰지 않고 사장 혼자 근
요즘 치경에 비친 세상을 보면 분열과 대립 외에는 보이지 않는다. 치경이 작고 좁아서 그런 탓도 있지만 요즘 시대가 그런 탓도 있다. 우리나라는 작년 계엄 이후에 완전히 반으로 나뉘었다 해도 과언이 아닌 듯싶다. 세계로 시야를 돌려보아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에 혼란이 극도로 이르고 이젠 혼돈의 상태다. 한때 우리도 한마음으로 합쳐진 때가 있었다. 2002년 월드컵 때는 모두가 하나로 합쳐졌었다. 전 국민이 동일한 붉은악마 티셔츠를 입고 한마음으로 응원했다. 그러나 23년이 지난 지금 완전히 분열된 모습을 보인다. 주말이면 여야가 반으로 나뉘어 광장에서 대립된 주장을 이어가고 있다. 이젠 정치문제는 친구 간에도 가족 간에도 절대로 피해야 하는 덕목이 되었다. 심지어 최근 한 항공사에서는 기장과 부기장이 정치문제로 토론하다 주먹다짐까지 해 귀국할 비행기가 출발 못한 웃지 못할 일화도 있었다. 분열과 대립의 가장 큰 문제는 각자도생(各自圖生)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각자가 스스로 알아서 살아야 한다는 의미다. 물론 흩어지면 합해지고 합해지면 다시 흩어지는 것이 동양철학의 가장 기본적인 진리지만, 그 속에서 힘들어지는 것은 늘 민초들의 몫이기에 안타깝다. 지난 역사
매년 5월 1일은 ‘근로자의 날’이다. 관공서 공휴일과 달리 근로자의 날은 ‘근로기준법(이하 근기법)에 따른 유급휴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유급휴일이므로 근로자는 근로를 제공하지 않아도 임금 삭감 없이 휴일을 보장받는다. 그러나 근로자 임금형태별로 임금을 어떻게 지급해야 하는지에 대해 각기 다른 견해가 있다. 이번 호에서는 이러한 부분을 정리하고자 한다. 1. 유급휴일수당과 휴일근로수당의 차이점 유급휴일수당이란 근로자가 근로를 제공하지 않고 휴식을 취해도 근로를 제공한 것과 동일하게 지급 받는 1일분 임금(100%)을 의미한다. 반면, 휴일근로수당은 근무한 시간에 해당하는 임금(100%)과 근기법 제56조에 따라 가산수당(50%)을 합한 총 150%의 임금을 의미한다. 2. 근로자의 날과 무급휴무일이 중복되는 경우, 유급휴일수당(100%)을 지급해야 하는지 (1) 월급제의 경우 정해진 월급에 이미 유급휴일수당 100%가 포함되어 있다고 보고, 판례와 노동부 행정해석도 동일한 입장이다. 따라서 근로자의 날과 무급휴무일이 중복될 경우, 정해진 월급이 전액 지급된다면 월급 외에 추가로 지급해야 할 임금은 없다. (2) 시급제, 일용직의 경우 원칙적으로, 일용
‘해보면 안다. 해보지 않으면 평생 모른다.’ 열혈 만화가로 유명한 시마모토 카즈히코의 자전적 만화 ‘울어라, 펜’의 제일 유명한 대사다. 만화가인 주인공이 만화학과 학생들에게 강의를 하러 갔을 때의 에피소드다. 학생들이 만화가가 되기보다는 만화를 잘 그리는 테크닉에 관심이 많은 것을 두고 너무 많은 준비만 하다가 정작 프로로 데뷔를 못 하고 실력 좋은 아마추어로 남는 것을 경계하며, 일단 데뷔한 뒤 실력은 다듬으면 된다고 일갈하는 장면에서 나온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에서는 수많은 도전과 마주하게 된다. 관혼상제와 같은 개인사에서 큰일들은 더욱 그렇거니와, 작은 일조차도 선뜻 첫걸음이 떼어지지 않는 경우가 있다. 젊은 치과의사들이 연차가 쌓여 개원할 때도 마찬가지다. 이제 슬슬 강호로 나가 내 병원을 차리고 싶은데, 개원하려고 보면 입지 선정부터 시작해서 ‘경영의 아무것도 모르는구나’ 싶은 불안감이 엄습하게 된다. 하지만 정작 또 해보면 좌충우돌 우당탕탕 하면서도 어떻게든 넘기고 버텨내면서 적응하는 게 개원의의 삶이기도 하다. 개원을 먼저 해본 입장에서는, 이제 개원을 염두에 두고 있는 후배 치과의사들이 과거 우리가 했던 것처럼 그 첫발을 내딛고 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