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복염천(三伏炎天)이라더니 날씨가 정말 ‘이글이글’하다. 초복과 중복을 지나 말복을 앞두고 있으니 무더위의 절정에 접어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복’은 ‘엎드릴 복(伏)’으로, ‘엎드리다’, ‘숨는다’는 뜻도 있고 삼복(三伏)을 통칭해 말하기도 한다. 복(伏)을 풀어보면 뜨거운 더위에 사람이 개처럼 납작 엎드린 형상을 뜻한다. 단순히 더위에 지친 몸 상태를 표현한 것이 아니라 자연 앞에서 겸손한 선조들의 지혜를 엿볼 수 있는 단어다. 에어컨도 선풍기도 없었을 시절 선조들은 나름의 방법으로 더위를 이겨냈을 터이다. 사기(史記)에 따르면, 삼복(三伏)은 진나라 덕공(德公) 2년에 시작됐다고 전해진다. 당시 조정에서는 신하들에게 고기를 하사했고, 민간에서는 떨어진 기력을 보양하기 위해 육류나 영양가가 높은 음식을 만들어 나눠 먹었다. 이러한 문화는 농경사회 문화권인 우리나라에도 절기에 맞춰 보양식을 나눠 먹는 풍습으로 전승됐다. 서양에도 대개 7월 초에서 8월 초의 무더운 여름을 ‘도그 데이즈(dog days)’라고 한다. 이 시기는 시리우스(큰개자리 알파별)가 떠오르는 때로, 고대 헬레니즘 점성술에서는 이를 열사병과 가뭄 등 기후 이상이 나타나는 가장 덥고
한 시대가 보여주는 여러 문화(정치, 경제, 교육, 의료, 대중 등)의 다양한 모습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정신을 비추는 거울이라면, 최근 한국 대중문화가 비춰주는 것은 과도한 자기애(自己愛)와 자극의 미학이다. 수많은 미디어가 거친 막말과 무분별한 자극 속에 혐오와 조롱을 담아내며 그것을 ‘용기’라 이름하고, 정의와 공감, 연대와 화합 등과 같은 공동체의 가치에 대한 이야기를 신중한 수위조절로 논하면 ‘꼰대’요, ‘쫄보’라는 프레임을 씌운다. ‘선 넘지 말고’는 재미없고, ‘누가 더 멀리 넘느냐’의 게임이며, ‘무엇이 옳은가’보다는 ‘무엇이 더 잘 팔리는가’가 콘텐츠의 핵심이 되었다. 공급은 수요가 있기 때문인데 이미 이 게임에 길들여진 대중은 미화된 욕망에 열광하고 이를 ‘핫 콘텐츠’라 공유하며 조회수를 높여주는 강력한 수요로 기능한다. 모두가 재미있어하니 통제할 수도 없고, 아무도 멈추지 않는다. 이렇게 계속 선을 넘다 보니, 선은 희미해졌고 다음은 누가 더 자극적이냐만 남는다. 결과는 중심의 실종이고 기준의 상실이다. 서로 비판할 수도, 스스로 반성할 수도 없게 된 상황이 지금의 정확한 모습이다. 치과계 역시 시대정신의 위태로운 소용돌이에 들어와
2024년 8월 도입된 외국인 가사도우미 제도는 시행 초기의 기대와 달리, 현재 사용자와 고용인 모두에게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이 제도는 저출산 해소와 해외 인력 수급의 대안으로 큰 주목을 받았지만, 정작 실효성에서는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사용자들은 일반 가정에서 일할 외국인 가사도우미를 구하기조차 어렵다고 호소하고 있으며, 도우미 역시 낮은 임금에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제도 도입 당시 명분은 맞벌이 가정의 양육 부담을 덜어 저출산 문제를 완화하겠다는 것이었지만, 실질적인 기대는 인건비가 저렴한 외국인 노동력을 활용하겠다는 데 있었다. 그러나 제도가 안착하지 못하면서 진퇴양난(進退兩難)에 빠진 지금에야 외국인 가사도우미의 처우 개선과 다양한 지원책 마련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우리 사회는 전반적인 노동력 부족 문제에 대한 대응으로 상대적으로 인건비가 저렴한 외국 인력을 선택했다. 농어업과 건설, 서비스 분야뿐 아니라 돌봄 영역까지 외국인 저임금 노동자에게 의존하는 구조가 형성된 것이다. 통계에 따르면, 2014년 22만명이던 가사·육아도우미 수는 2023년에는 절반에도 못 미치는 약 10만 명으로 감소했으며, 그중 95% 이상이 50대 이상이다. 반
어느 한 날(一) 저녁(夕)에 비수(匕)가 날아들어 죽듯이(死), 의료사고는 예고하지 않고 순식간에 찾아온다. 작년 여름이었다. 80대의 처이모부 상악구치 크라운을 세팅 중이었다. 평소 달력에 써놓는 자가훈계가 ‘삼·떨·미(환자가 삼키고, 기구 떨어뜨리고, 미끄러짐 주의)’인데, 그날따라 교만했는지 늘 하듯 물 적신 솜으로 목구멍을 막지 않고 45도 눕힌 상태에서 시적 중이었다. 실수로 크라운을 떨어뜨렸는데, 바로 기도로 들어갔다. 환자 안색이 급변하고 학학거렸다. 자세를 바로 세우고 등을 쳤으나 무위였다. 안아 일으켜 세워서 뒤에서 끌어 앉고 두 손으로 명치 아래를 세게 압박했다(하이덴 헬렌버그 포지션). 7~8차례 시도 끝에 나왔다. 식은땀이 났다. 개원 이래 의료사고(의료분쟁)에 관심이 많았다. 스스로 대소 사고를 여러 차례 경험했기 때문이다. 치과 건물 재건축으로 향후 진로를 모색 중에 치과신문에서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 상임감정위원 채용 응시광고를 발견했다. 이제 선수보다는 도우미 역할이 기질에 맞아서 관련 공부를 하고 국회의원, 변호사 등 주변 지인들에게 알아봤다. 기대하는 답은 없었다. 실례를 무릅쓰고 현직 감정위원(치과)에게도 조언을 구했다.
‘오지랖이 넓다’는 말은 자주 쓰인다. 특히 우리 한국인은 타인의 일에 관심이 많다는 점에서 스스로도 오지랖이 넓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본인이 옳다고 믿는 기준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나면 그냥 넘기지 못하고 굳이 고치려고 드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오지랖이 넓다’는 말은 대체로 부정적인 뉘앙스로 쓰인다. 원래 ‘오지랖’이란 웃옷이나 윗도리의 앞자락을 뜻하는 단어다. 겉옷의 앞자락이 넓으면 몸이나 다른 옷을 넓게 덮는 것처럼, 굳이 간섭할 필요 없는 일에 주제넘게 참견하는 태도를 빗대어 ‘오지랖이 넓다’고 표현한다. 하지만 이 말에는 다른 의미도 있다. 오지랖이 넓다는 건 남을 감싸주고 배려하는 마음이 크다는 뜻으로도 쓰인다. 물론 배려심이 크다는 것은 미덕이다. 다만 그 배려가 지나쳐 상대에게 부담이 되거나 불편하게 만들 때 이를 경계하는 의미로 ‘오지랖’이라는 표현이 사용된다. 요즘 우리 치과계는 오지랖이 넓은 게 아니라 오히려 너무 좁아서 문제다. 개인주의가 팽배한 사회 분위기 속에서 자신과 직접 관련이 없다고 생각하면 무관심한 태도가 만연해 있다. 마찬가지로 치과계에서도 공동의 문제에 외면하거나 눈길조차 주지 않는 분위기가 뚜렷하다. 더 아이러니한 것
하루에도 몇 번씩 마음공부를 한다.공부를 하고 싶어서 하는 것이 아니다. 정확하게 얘기하면 화날 일이 생긴다는 말이다. 깜빡이도 안 넣고 갑자기 끼어든 옆 차 때문에 운전 중 화들짝 놀란다. 연관성도 없고 이치에 맞지 않는 불평을 ‘환자’라는 이유만으로 들어줘야 한다. 때로는 기한을 넘긴 고지서를 발견하고 연체료를 물 생각에 자책하곤한다. 가정에서든 학교에서든 꽤 많은 교육을 받고, 나이가 들어 무수한 사회경험을 하며 살아왔지만, 순간순간마다 일어나는 우연한사건 앞에서 마음을 다스리기는 녹록지 않다. ‘일체유심조’ 불교에서 유래한 용어인데, 모든 것은 마음먹기에 달렸단다. 세속에 속한 인간인지라 마음을 조절하기가 참으로 어렵다. 베트남 승려이자 평화운동가인 팃낫한은 ‘화’라는 책에서 이렇게 말한다. “우리의 마음은 밭이다. 그 안에는 기쁨, 사랑, 즐거움, 희망과같은 긍정적 씨앗이 있는가 하면 미움, 좌절, 시기, 두려움 등과 같은 부정의 씨앗이 있다. 어떤 씨앗에 물을 주어 꽃을 피울지는 자신의 의지에 달렸다.” 소위 화를 다스리는 ‘스트레스 관리법’은 각자의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비즈니스 컨설턴트인 브라이언 트레이시는 좋아하는음악을 틀어놓고 자신에게
미국 워싱턴 D.C.의 링컨기념관 주변에는 두 개의 전쟁기념물이 있다.하나는 ‘베트남 베테랑 메모리얼’, 또 하나는 ‘한국전쟁 베테랑 메모리얼’이다. 이 두 기념물은 미국이 전쟁을 어떻게 기억하고 기록하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소다. 베트남 베테랑 메모리얼의 디자인은 당시 스무 살의 중국계 미국인인 예일대 건축과 재학생이었던 ‘마야 린’의 작품이다. 죽은 이들의 이름이 새겨진검은 벽을 따라 더 낮고 깊숙한 곳으로 걸어 들어가다 다시 오르막 경사로로올라와 빠져나오는 단순한 디자인은 마치 죽음의 길로 걸어 들어갔다가 삶의길로 되돌아오는 듯한 느낌을 준다. 9·11 메모리얼파크 공모전에서 파격적인 건축 디자인이 채택되었을 당시 공모전 심사위원이 바로 마야 린이기도하다. 링컨기념관 우측에는 한국전쟁 베테랑 메모리얼이 있다. 벽화 담장을 중심으로 V자 형태로 실물 크기보다 조금 큰 19인의 조각상이 눈길을 끈다. 조각상들은 마치 하나의 소대가 정찰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듯 하다. 이 중 14명은 미 육군, 3명은 해병대, 1명은 해군 위생병, 나머지 1명은 공군 관측장교다. 한국전쟁에 참여했던 백인, 흑인, 아시아계, 히스패닉계, 인디언계 등 인종도 다양하다. 주변
‘키다리 아저씨(Daddy-Long-Legs)’는 미국의 여류 작가 ‘진 웹스터’가 1912년에 발표한 성장소설이다. 여대생 ‘주디’가 정체를 알 수 없는 후원자에게 보내는 편지 형식으로 구성된 이 작품은 당시 미국 사회의 교육과 계급, 여성의 자립에 대한 메시지를 담아내며 지금까지도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보육원에서 자란 주디는 답답하고 지루한 보육원 생활에서도 글 쓰는 데 뛰어난 재능을 보인다. 우연히 그녀의 글을 본 익명의 후원자는 주디가 대학에 진학해 공부할 수 있도록 등록금과 기숙사 비용은 물론 생활비까지 지원하는 대신, 후원자인 자신에게 매달 편지를 보내게 했다. 후원자의 이름과 얼굴을 모르는 주디는 그의 기다란 그림자를 보고 ‘키다리 아저씨’라는 이름을 붙였다. 주디는 키다리 아저씨에게 편지를 보내면서 자신을 위로했고, 기숙사를 같이 쓰는 방 친구들과 함께 즐거운 대학 생활을 보낸다. 다양한 학문을 배우면서 교양을 익히고, 몸을 건강하게 하는 시간을 보내면서 주디는 같은 방 친구인 줄리아 펜들턴의 삼촌인 저비스(Jervis)를 만나게 된다. 주디는 대학교에서 편집장을 맡고 출판사에 원고를 보낼 정도로 작가가 되기를 원했다. 이런 주디의 키다리
소설 돈키호테를 읽기 시작했다. 집에서 아이들만 책 읽으라고 할 게 아니라, 나부터 책을 읽자 싶어서 그동안 미뤄놓은 고전을 읽기로 했다. 40대 중반에 읽는 돈키호테는 또 느낌이 다르다. 고전소설 돈키호테 1권 중반에 중요한 이벤트로 이런 이야기가 나온다. 돈 페르난도(A), 도로테아(B), 루스신다(C), 카르데니오(D) 사이의 얽힌 치정 이야기다. 2쌍의 커플이 서로 얽힌 이야기인데, 편의상 차례대로 A, B, C, D라고 하자. A는 혼인을 빙자하여 B의 순결을 농락한 다음 떠나버린다. A는 C와 강제로 결혼하려고 한다. 집에서 뛰쳐나온 B가 숲에서 C의 정혼자인 D와 만난다. B와 D가 머물고 있는 객줏집에 A와 C가 우연히 들어온다. 서로의 정체를 알게 되고 B가 눈물로 호소하자 A가 감화하여 C를 포기하고 B에게 돌아온다. C와 D는 다시 맺어진다. 이 와중에 돈키호테는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 실제 소설 속 돈키호테는 클리셰처럼 언덕 위에 거대한 풍차와만 싸운 게 아니다. 나이를 먹고도 거악에 돌진하는 기사의 로망은 잊어버리자. 그런 건 돈키호테가 아니다. 돈키호테는 더 순도 높은 도른자이고 더 하찮다. 정말 너무하다 싶을 정도로 하찮은 것들과
2025년 치과의료정책연구원이 발표한 연구보고서 ‘덤핑(저수가 과잉진료) 치과의 정의, 실태, 대안마련’에 의하면 이 문제의 해결 방안으로 수가 조정, 실태 파악을 위한 기준 마련, 실질적인 자율징계, 그리고 치과의사 정원 조정과 인력 배치 등을 제시하고 있다. 우리 사회 전반에 걸쳐 해결이 쉽지 않은 난제들이 존재하듯, 치과계에도 다양한 구조적 문제가 산적해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핵심적인 원인 요소를 하나만 꼽자면, 많은 이들이 ‘치과의사의 과잉배출’을 지목한다. 이는 흔히 ‘적정수급 문제’로 포장되곤 하지만, 실제로는 단순한 수급 조절의 차원을 넘어서는 복잡한 구조적 과제다. 그렇다면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첫걸음은 무엇일까? 필자는 최근 민법을 공부하며, 치과의사 정원 문제를 법률행위에 비유해보는 상상을 해봤다. 법률행위가 유효하려면 ‘당사자’에게 능력이 있고, 그 ‘목적’과 ‘의사표시’가 적정해야 한다. 이 틀에 비춰보면, 치과의사 정원감축 문제도 ‘당사자가 누구인가’를 재설정하는 단계에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는 생각이다. 문제를 해결하려면 먼저 그 문제의 당사자가 누구인지부터 다시 물어야 한다. 치과의사 과잉배출로 인해 누가 가장 피해를
윌리엄 버틀러 예이츠(William Butler Yeats)는 아일랜드의 국민 시인이자 극작가로 세계 문학사에서 가장 영향력 있고 중요한 대표적인 시인 중 한 명이다. 19세기 후반부터 20세기 초반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를 대표한 시인 중 한 명이기도 하다. 어린 시절부터 문학을 비롯하여 초자연적인 현상이나 신비로운 아일랜드 신화 등 초월적 주제에 관심을 가졌고, 이는 그의 문학 세계에 깊은 영향을 미쳤다. 1889년 탐미적인 첫 시집을 발간한 이후로도 그의 시는 특유의 사실적인 묘사를 발전시켜 나갔다. 1890년대에 아일랜드는 민족주의가 급속도로 확산되었고, 가톨릭 신자가 새로운 기득권으로 부상하고 있었다. 이러한 시대적 변화는 예이츠의 문학관에 막대한 영향을 주었고, 그는 아일랜드 고유의 정체성을 찾고자 하는 시도를 통해 국민 전체와 국가의 역사에 큰 영향을 끼쳤다. 예이츠의 초기 작품은 낭만주의적 성향이 강했으나, 후기에는 점차 상징주의로 전환됐다. 그의 후기 작품은 오랜 전통과 이교도적 신앙 같은 인류학적 요소를 통해 아일랜드 고유의 정서를 탐구했다. 1886년 이후 발표한 많은 수필과 평론은 역사적 격변기에 걸맞게 진정한 아일랜드를 알리겠다는 시도였
지난 6월 3일 치러진 대한민국 21대 대통령 선거 이후 새로운 정부가 출범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선거 과정에서 로봇수술 급여화, 일차의료 전문의, 지역의대, 공공의대 등 여러 의료공약을 발표했다. 그리고 그중에는 치과 임플란트 건강보험 확대 공약도 포함되어 있었다. 이 내용은 지난 어버이날을 맞아 자신의 SNS를 통해 직접 어르신 대상 주요 공약을 설명하며 “임플란트 건강보험 적용연령은 낮추고, 개수는 늘려가겠다”는 글을 올려 많은 관심을 받기도 했다. 이제 선거 기간 중의 공약들은 부담스러운 청구서가 되어 새 정부의 손에 쥐어질 것이다. 과연 치과 임플란트 관련 공약은 실현될 수 있을까? 현재 치과계는 기대 반 걱정 반이다. 사실 여당이나 야당 측 모두 임플란트 건강보험 확대 정책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고, 치과계와 국민도 찬성하고 있어 정책의 실현 가능성에는 이견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선거 후 어수선한 정국의 흐름에 파묻혀 행여 시행이 미뤄지지 않을까 우려가 되기도 한다. 그리고 이 정책으로 인해 늘어나는 보험재정을 어떻게 충당하느냐의 문제는 앞으로 담당부처인 보건복지부에서 풀어야 할 숙제다. 한편 임플란트 보장성 확대 정책을 의료현장에서 수행해야 하는
‘라 캄파넬라(La Campanella)’는 프란츠 리스트가 1851년에 작곡한 곡으로, 원래는 니콜로 파가니니의 바이올린 협주곡 제2번에서 주제를 따와 피아노곡으로 재해석한 작품이다. 현재 우리가 익숙하게 듣는 형태로 완성되기까지는 약 20년이라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 ‘라 캄파넬라’는 이탈리아어로 ‘작은 종’을 의미하며, 이름처럼 영롱하고 빠르게 울려 퍼지는 종소리를 연상시키는 멜로디를 지녔다. 그러나 그 아름다움과는 달리 피아노 역사상 가장 기술적으로 난해하고 도전적인 곡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이 곡의 탄생은 리스트와 파가니니의 운명적인 만남에서 비롯되었다. 1831년, 20세의 젊은 피아니스트였던 리스트는 파리에서 ‘바이올린의 악마’라 불리던 파가니니의 연주를 듣고 큰 충격과 감동을 받았다. 이후 그는 파가니니의 바이올린 곡들을 피아노곡으로 편곡하기 시작했으며, 특히 바이올린 협주곡 제2번 3악장에서 울리는 작은 종소리를 피아노로 묘사했다. 리스트는 바이올린의 기교를 피아노 건반 위에 재현하고, 자신의 화려하고 극적인 스타일을 더해 곡의 표현력을 극대화했다. 이 곡에는 리스트의 열정과 야망, 그리고 피아노라는 악기의 새로운 가능성에 대한 탐구가 녹아
임플란트는 요즈음 치과계에서 가장 뜨거운 주제이며, 임상에서 임플란트 주위염 치료 및 예방을 위해 실천적인 정리가 필요하다는 것은 모두가 동의하는 바다. 주로 성인 임플란트 치료를 할 때, 시작에 앞서 기초치주치료 및 치주조직의 안정성을 얻는 임상과정과 환자교육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매일의 임상에서 치과의사는 치은염과 치주염의 존재를 확인해 기록을 남겨야 하나, 생략하거나 빠뜨리는 이들이 있고, 충분한 환자교육이나 기초치주치료 없이 급하게 임플란트 치료에 들어가는 경우들이 있는 듯하다. 더욱이 환자는 상부보철이 들어가서 저작을 시작하고, 별다른 문제가 없어 보이면 환자들은 완전히 회복된 것으로 믿고 마침내 치과치료가 끝이 났다고 생각하는데, 치과의사 역시 임플란트 주위염증은 천천히 진행되는 관계로 사후관리에 대한 설명과 교육이 부족하기 쉬운 것이다. 이제 우리나라에서 임플란트 치료가 활성화되어 일반 치과치료로서 자리를 잡은 지 충분한 시간이 흘렀다고는 하지만, 현장에서는 임플란트 주위염 관련 다양한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환자가 수년 뒤에 갑자기 나타나 사후관리를 제대로 안내받지 못했다고 주장하는가 하면, 지나치게 고가의 치료비를 지불했노라 항
1961년 판 최인훈의 ‘광장’ 서문을 읽는 지금 그 의미가 남다르다. ‘인간은 광장에 나서지 않고는 살지 못한다. 표범의 가죽으로 만든 징이 울리는 원시인의 광장으로부터 한 사회에 살면서 끝내 동료인 줄도 모르고 생활하는 현대 산업구조의 미궁에 이르기까지 시대와 공간을 달리하는 수많은 광장이 있다.’ ‘광장’은 중편 소설로 1960년 11월 ‘새벽’에 발표된 최인훈의 대표작이다. 이 책은 원래 약 600장 정도의 분량이었으나, 이후 단행본 출간과 여러 번의 개작 과정에서 800장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특히 처음 발표한 이후로 대략 6차에 걸쳐 개작을 거친 것으로 유명하다. 때문에 책의 서문이 여러 개이며, 책이 새로 출간될 때마다 작가가 개작 과정을 거친 것으로 유명하다. 작가는 오래전 만들어 낸 인물, 사유와 행위, 고민과 선택이 바로 지금 이 시대의 것으로 ‘현재화’하는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 현재성으로 지금 우리 속에 있는 주인공 이명준에게 끊임없이 생명력을 부여하고 있다. 최근 우리는 인간에게 있어서 광장은 얼마나 거대한 것이고, 한편으로 얼마나 편협해질 수 있는지를 보았다. 우리의 세상이 아무리 어둠이 짙을지라도 불편한 세상을 바꾸고자 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