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치과는 청구액도 얼마 안되는데 뭐 큰 문제 있겠어?” 현지조사는 이런 생각을 뒤집게 만드는 행정처분의 위력을 갖고 있다. 현지조사 결과 부당청구가 확인될 경우 업무정지나 과징금 부과 기준은 전체 청구액 대비 부당청구 금액이 기준이 된다. 따라서 전체 급여청구액이 적은 기관이더라도 몇 십만원 부당청구에 업무정지 처분이 뒤따르는 경우도 발생한다. 어떤 기준으로 어떤 처분이 따를 수 있는지 살펴본다. <편집자주> |
현지조사, 거짓 부당청구가 대상
현지조사는 거짓·부당청구가 심사대상이 된다. 엄밀히 말하면 과다청구는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얘기다.
거짓청구란 고의로 관련서류를 거짓 작성하거나 부정한 방법으로 진료비를 청구하는 경우를 말한다. △내원일수 거짓·증일 청구 △미실시 행위료, 약제비, 치료재료대 등 △비급여 대상 진료 후 이중청구 등이 주로 적발되는 거짓청구의 유형이다. 원장의 친인척 정보를 이용해 내원하지 않은 환자를 거짓으로 만들거나, 하루만에 끝난 치료를 며칠에 걸쳐 나눠 청구하는 증일 청구 등이 해당된다. 치석제거 급여확대가 되면서 비급여 대상인 예방목적의 치석제거를 실시한 후 환자에게는 비급여로 받고, 총 4일에 걸쳐 내원하고 치근활택술을 진행한 것으로 청구하는 사례도 있었다. 또한 치주치료를 함에 있어 병행하지 않은 치주낭 측정검사를 한 것으로 거짓청구하다 적발된 경우도 있다. 비급여 대상인 치아교정이나 레진충전 등을 하고 방사선 촬영이나 충전료 등을 별도로 청구하는 경우도 거짓청구에 해당된다.
부당청구란 요양급여가 건강보험법 및 의료법 등 관계법령을 위반해 부정하게 이뤄진 진료비 청구행위를 말한다. △요양급여 산정기준 위반 △인력, 시설, 장비신고 위반 △본인부담금 과다징수 △임의비급여 청구 등이 이에 해당한다. 방사선 장비를 신고하지 않고 청구하는 경우, 간호조무사가 치석제거를 시행하고 청구하는 경우 등이 주요 적발사례다. 특히 최근에는 측두하악관절자극요법 청구에 있어 치과의사가 직접 시행하지 않아 부당청구로 적발되는 사례도 있어 주의를 요한다. 측두하악관절자극요법은 안면동통 교육을 이수한 치과의사가 실시하고 청구하도록 규정돼 있다.
행정처분 절차는 이렇게
현지조사에서 거짓·부당청구가 인정되면 행정처분 절차가 뒤따르게 된다. 처분내용을 사전 통지하면 우편 또는 방문으로 복지부에 의견을 제출할 수 있다. 제출된 의견에 대한 심평원 검토 후 복지부에 보고되고, 이에 따라 업무정지 또는 과징금 등 행정처분이 내려진다.
업무정지처분은 요양기관 운영과 관련된 여러 가지 파급효과를 낸다.
업무정지 기간 중에는 요양급여비용 청구뿐 아니라 요양급여 자체를 할 수가 없으며, 업무정지를 받은 의료인이 요양기관을 재개설할 때는 업무정지기간이 승계되고, 양도양수할 경우에도 양수자(합병 후 존속 법인 등)에게 효력이 승계된다. 또한 업무정지(과징금) 처분을 받은 의료인이 5년 이내(행정처분통보문서 송달일자로부터)에 다시 법을 위반할 경우 2배의 가중처분을 받을 수 있도록 규정돼 있다. 가중처분은 최대 업무정지 1년, 최대 과징금 5배까지 가능하다.
행정처분을 받았다고 모든 것이 종료되는 것은 아니다. 업무정지 처분을 성실히 지키고 있는지 이행실태조사도 뒤따른다. 업무정지 기간 중 원외처방전을 발행한다거나 업무정지 기간 중 진료비를 청구하는 경우, 또 편법적으로 요양기관 양도양수를 하는 경우도 이행실태조사에서 적발될 수 있다.
※ 업무정지 및 과징금 부과 기준
업무정지 및 과징금은 조사기간 동안에 적발된 월평균 부당금액과 전체 진료비 중 부당 비율에 따라 결정된다.
예를 들어 조사대상 기간 6개월간 총 진료비가 1억원인 기관에서, 이 기간 동안 총 부당금액이 300만원인 것이 확인됐다면 어느 정도의 처분이 내려질까? 부당금액을 월평균으로 환산하면 월 50만원, 부당비율은 3%가 되므로 부당금액과 부당비율이 합치되는 지점인 40일의 업무정지가 가능하다.
김영희 기자 news001@sd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