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지역을 중심으로 생활정보를 공유하거나 인간관계를 쌓는 젊은 엄마들의 모임인 ‘엄마 커뮤니티’가 집단 영향력을 행사하는 등 변질되는 사례가 벌어지고 있다. 이는 동네에서 개원하고 있는 치과에게도 파급력을 끼칠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엄마 커뮤니티’는 10여 년 전부터 새로운 환경 속에 적응하기 위한 신도시들을 중심으로 활성화 된 모임이다. 젊은 엄마들이 온라인 카페를 통해 각 지역의 육아나 교육, 생활정보 등을 찾기 시작하면서 규모도 커졌다.
전국의 ‘엄마 커뮤니티’를 통틀어 관리하고 있는 한 카페의 경우는 회원 수만 해도 240만 명을 넘어섰다. 각 지역별로 만들어진 ‘엄마 커뮤니티’의 규모도 만만치 않다. 경기도 한 신도시 ‘엄마 커뮤니티’의 회원 수는 13만 명으로, 40만 명으로 추정되는 신도시 규모에 비해 절대 적은 규모는 아니다. 최근 이러한 규모의 ‘엄마 커뮤니티’에서 극단적으로 올라오는 후기 글들로 인해 불매운동을 하는 등의 갑질이 발생하고 있다. 정보에 민감한 젊은 엄마들이 모여 있는 공간이다 보니 그에 따른 파급력 또한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개원가도 예외는 아니다.
구로구에 개원하고 있는 한 개원의는 “구로구 안에서도 엄마 커뮤니티가 따로 있는 것으로 안다”며 “요즘 엄마들은 정보에 민감하다 보니 아이들 치과를 선택할 경우에도 커뮤니티를 통해 입소문을 타고 많이 오는 추세”라고 말했다. 이어 “엄마 커뮤니티의 경우 치과 이름을 공개하며 글을 올리는 경우가 많고, 소문이 일파만파 확산되게 되면 동네에서 운영하는 개원가는 치명적”이라고 밝혔다.
‘엄마 커뮤니티’의 후기 글 등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출했다. A 원장은 “인터넷 글이라는 것이 글쓴이 외에는 삭제가 안 되는 게 단점이다”며 “3~4년 전에 A/S 관련해 환자가 컴플레인을 걸었는데 본인 뜻대로 되지 않자 커뮤니티에 글이 올라와 당황했던 적이 있다”고 당시의 감정을 전했다.
일반적으로 환자들은 글을 게시함으로써 댓글을 통해 공감을 얻을 수도, 지지를 얻을 수도 있어 불만해소 창구로 여기고 있다는 심리적인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나 치료에 대한 긴장이 풀림과 동시에 받았던 의료 서비스에 집중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기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진료에 대한 불만 외에도 원장이나 스탭의 말투가 기분 나빴다는 등의 주관적인 감정으로 인한 글도 올라오곤 한다. 또한 확인되지 않은 ‘카더라’ 통신의 무성한 소문은 엄마들의 발길을 막는다.
B 원장은 “환자와 좋은 관계를 가지면 그러한 일이 나올 수 없다고 생각하지만, 항상 주의를 기울여야 된다고 생각해 업무 시작 전, 스탭들에게 환자 응대 방법 등의 교육을 한다”며 “진료 외에도 환자들에게 과도한 서비스를 베풀거나 비위를 맞춰야 되는 현 상황이 씁쓸하다”고 하소연했다.
한미영 의료서비스 전략컨설턴트는 의사와 환자 간 좋은 관계 맺기에 대해 “환자에게 항상 집중하고, 살피고 있음을 표현하는 자세가 환자와의 신뢰관계를 돈독히 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사실이 아닌 온라인상의 글로 인해 직접적인 피해나 명예훼손을 당할 경우, 사이버안전국 ‘사이버 범죄신고’를 통해 신고 가능하다.
한지호 기자 jhhan@sd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