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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 단] 구강악안면외과 폄훼, 의협 회장 제정신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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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호 논설위원

국립경찰병원 인턴 초입생 시절, 과장님 진료보조를 하고 있었다. 파출소장이 내원했는데 발음이 어눌하고 안면비대칭으로 저작불능을 호소했다. 장애인이 따로 없었다. 대화로 미루어 하악골 우각부 골절로 그전에 과장님의 수술지시를 거스르고 다른 정형외과에서 수술 후 malunion된 환자였다. 치주염으로 입안은 엉망이었다. “아! 잘못된 수술 후유증이구나…” 정의감이 넘쳤다면 그 의사를 고소하라고 알려주고 싶었다. 검고 강팍한 인상이긴 해도 연신 고개 숙이며 온순한 말투로 재수술을 간청했다.


수술은 진흙탕 각개전투였다. 필자는 제2 수술 보조역이었으므로 수술부위가 잘 보이도록 하염없이 조직을 벌리는 게 임무였다. 조직이 두껍고 협착돼 박리가 힘든 듯 했다. 와중에 동맥이 터져 피가 솟구치며 안경에 튀었다.


분위기에 짓눌려 가만히 있는데 스크럽 너스가 슬쩍 닦아주었다. mallet으로 악융합된 부위를 재골절시키고 구강내 arch bar를 끊고 교합을 맞춘 뒤 턱뼈에 구멍을 뚫고 와이어로 재융합시키는 지난한 과정이었지만, 미국 육군병원 파견교육과 베트남 전쟁터에서 무수한 악안면골 전상자들을 수술한 과장님에겐 아무 것도 아니었다.


새삼 35년여가 지난 지금 수술경험을 떠올리는 것은 의협 회장이 보건복지부에 보냈다는 공문 때문이다. 그 내용이 가관이다. ‘전공의 교육범위를 줄이고, 안면미용수술은 치과의사의 범위를 벗어난 불법의료행위다’라는 요지다. 또한 ‘치과에 소속돼 있는 구강외과라 함은 명칭은 외과이나 외과의사로서의 자격증 없이 치과의 진료영역인 구강내 보건을 위한 수술을 시행하는 과’라고 했다. 이런 망발과 궤변이 어디 있는가?


시절이 거꾸로 간다. 전문의가 배출되기 훨씬 이전부터 기라성 같은 치과의사들이 고유의 턱, 안면 성형수술을 당연히 해왔는데, 난이도 면에서 비교도 안 되는 그 조그만 미용시술을 했다고 이 난리니 소가 웃을 일이다. 이제 와서 이 부위 수술이 탐이 나는가? 그러면 학회 차원에서 학술적 논쟁과 수술 실력으로 대결해야지, 복지부에 공문을 보낸 것은 유감이다.


과외공부 범위 줄이라고 학교 선생님께 이른 격이며, 우등생의 미성숙한 방어기제를 보는 듯 하다. 빤하지만 치과의사의 미용시술 건에 대한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기선을 잡을 겸 영역경쟁에서 앞서려는 의도로 보인다. 그래도 그렇지, 의협 회장은 예방의학을 전공했나, 남의 영역에 엉뚱한 구강보건이란 어휘를 갖다 붙이는 17세기적 사고에 머무르고 있다. 의학사에 너무 문외한인 듯 하니 역사적 고찰을 해보자.


유럽 중세기, 외과의사·치과의사들의 시조인 이발외과의(barber surgeon)들은 내과의사들에 비해 천시받았다. 장인 길드에 속한 그들 중 치과의사들은 더구나 작은 분파였다. 그들은 주류와는 다른 독특한 치료방식과 기구들을 구사했다. 전문직업인 출현 태동기에 이들이 미국으로 이주하여 일반 의학계와 결별하고 1840년 독자적인 세계 최초의 Baltimore 치과대학을 설립한다. 이때부터 체계적인 구강외과 교육이 시작됐다.


우리나라에서는 일본 강점기 시절 경성치전의 출발 당시 술식에, 초기 유학파의 가세, 그리고 군진 출신이 한국 동란과 미국 유학을 통해 술식의 축적을 이루고 서울·경희·연세치대 교수들의 발전을 거쳐 1970년대에는 5개 치과대학병원 및 종합병원 치과에서 악안면의 외상·종양·성형수술이 시행되었다.


요즘 80이 훌쩍 넘으셨을 수술의 기본을 가르쳐주신 변용성 박사님이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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