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치과의사가 진료 중에 환자가 휘두른 칼에 복부를 찔린 사건과 관련, 대한치과의사협회(회장 최남섭·이하 치협)와 대한여자치과의사회(회장 허윤희·이하 대여치)가 엄정한 법집행과 사회적인 안전장치 대책 마련 등을 요구하고 나섰다.
치협은 지난 1일 보도자료를 발표, 의료계의 고질적 문제인 진료실 폭행에 대해 법적·제도적으로 실효성 있는 대책 외에 진료실 폭력의 근원을 차단하는 특단의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치협은 “국민들에게 보다 나은 의료서비스를 위해 애쓰는 의료인들에게 안전한 진료 환경이 보장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어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의료인 폭행 방지법이 유명무실해지지 않도록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특히 지난 5월 ‘의료인폭행방지법’이 통과됐음에도 이같은 폭행사건이 발생하자 현실적인 재발방지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것.
한편 지난 6일 대여치에서도 성명서를 내고 의료인에게 공포와 불안을 주는 언어적, 물리적 폭력은 용납될 수 없으며 사회적인 안전장치가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여치는 성명서에서 “누구든지 유사한 범죄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에 공포와 불안을 느끼는 한편, 개인적인 차원에서 그러한 노력이 가능한 지에 대한 의문에 깊은 고민에 빠지게 된다”며 “여성 보조인력 1~2명과 함께 근무하는 것이 일반적인 근무형태인 현실에서, 악의적인 폭력의 위험으로부터 스스로를 지킬 수 있는 여성 치과의사가 얼마나 되는지 묻고 싶다”고 반문했다.
이어 “여성 치과의사가 안심하고 의료업에 종사할 수 있는 사회적인 안전장치를 고민해줄 것을 경찰관계자 및 치과계에 호소한다”며 “정기적인 순찰이나 경찰과 바로 연결되는 비상연락장치 등 정책적인 관심과 예산을 배정해달라”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달 31일 광주 동구의 한 치과의사가 환자가 휘두른 칼에 찔리는 사건이 발생했다. 치과의사 A씨(37·여)는 환자 B씨(41)가 휘두른 흉기에 복부 등을 찔려 근처 병원으로 이송돼 응급 수술을 받았으며, 이 치과 환자인 B씨는 A씨의 치료에 불만을 가지고 흉기를 휘두른 것으로 밝혀졌다.
치협 최남섭 회장은 지난 1일 광주를 방문, 치과의사 A씨를 위로했으며, 윤택림 전남대병원장과 면담을 갖고 긴박했던 상황과 수술 경과 등에 전해들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지호 기자 jhhan@sd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