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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 단] 후발주자와 미래비전 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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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태석 논설위원

근대사에 있어 우리나라의 급성장에는 선진국들의 성장에서 나타난 시행착오를 철저히 분석함으로써 실패를 답습하지 않고 시간의 격차를 줄임으로 가능하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이것은 후발주자들의 큰 장점인 것이다. 후발주자로서의 탄탄대로를 걷던 우리는 학문, 경제, 산업 등 모든 분야에서 선진국으로의 도약을 위한 고비를 넘으려는 시점에 와 있다.


그러나 선발주자로 올라서려면 나름대로의 창의성이나 독창성을 지녀야 할 것이다. 창의성은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야하고 독창성은 남들이 갖지 못한 우리만의 장점을 지녀야 하는데 우리는 이점을 간과하는 경우가 많다.


1970년대 중반 대학 재학시절 전교생을 위한 특강이 있었다. 연자는 시카고대학 교수로 계셨던 정보라 박사님이었고, 선진 치과를 소개하는 강의내용은 전문적인 학술 내용보다는 치과인의 윤리적인 면이 더 많았던 것 같다. 그 중 몇 마디는 머릿속에 깊이 남아 지금도 비슷한 상황을 마주치게 되면 곱씹어 보게 된다.  


“여러분, 대한민국은 이제 막 중진국에 진입하고 있습니다. 저는 대한민국이 반드시 선진국이 된다는 것을 확신하고 있습니다. 미국을 비롯한 많은 선진국들은 복지제도에 발목을 잡혀 성장이 주춤하고 있습니다. 특히 유럽의 젊은이들은 노인들은 물론이고, 실업자들까지 먹여 살려야하기 때문에 지속적인 성장을 가로막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다른 나라에서 갖고 있지 않는 좋은 제도를 갖고 있습니다. 그것은 부모님들을 모시고 산다는 것입니다. 그것은 세계 어느 나라도 흉내 낼 수 없는 좋은 제도입니다. 여러분들이 이 미풍양속만 잘 지켜나간다면 노인들에게 들어갈 예산으로 우리는 반드시 선진국으로 도약 할 수 있습니다”


정확하지는 않지만 일흔 살에 가까웠던 老 치과의사가 후배들에게 남긴 말로는 경이롭기까지 하다. 30여년을 예지한 능력도 탁월하지만 많은 주제를 놔두고 어찌 그 문제를 우리에게 사명으로 주셨을까? 존경스럽고 그것을 지켜내지 못한 자책감마저 든다.


한편으론 우리는 학생이라 당시 그것을 심각하게 느끼지 못 할 수도 있다 치더라도, 국민을 이끄는 지도자나 선진국 복지정책을 연구한 정책입안자가 일개 노인 치과의사보다 앞날을 내다보는 혜안이 없었을 리 없다. 관심이 없거나 정치적 포퓰리즘에 휘둘려 우선순위에서 밀려 어쩔 수 없는 시대 조류라 치부해 버리지 않았나 싶다.


치과계 정책 방향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후발주자는 실패를 비켜가야만 따라잡을 수 있는데 우리만의 좋은 장점을 살리기는커녕 일본의 실패한 노인틀니 정책을 보면서 굳이 따라하려는 것은 무슨 심사일까. 주머니 속에 몇 개의 틀니를 가지고 다닌다면 국민의 입장에서 분명히 잘못된 정책이라고 본다.


필자가 속한 치협 미래비전위원회에서는 잘못된 정책을 막을 힘이 없다면 종말 앞에서 사과나무를 심는 심정으로 처음부터 차근차근 올바른 정책 수립을 위한 ‘국립 치의학 연구원’ 설립을 추진해 보고자 한다. 또한 구강보건 정책을 세우는 복지부에 치과의사 출신이 2명밖에 없는 현실을 바꾸기 위해 제도적 개선을 위한 연구와 치과의사 영역을 넓히기 위해 공직, 연구소, 검진센터 등 은퇴하는 치과의사는 물론 젊은 치과의사들의 미래를 약속할 자리를 만드는 작업도 시작하고 있다. 화려한 불국사가 세워지기까지는 세계 석학들이 극찬한 그랭이 공법의 석축이 그 밑을 받치고 있듯이 하나의 주춧돌을 올려놓는 마음으로 늦었지만 후발주자로서의 임무를 시작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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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사년 첫눈과 송년단상(送年斷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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