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4.28 (월)

  • 맑음동두천 7.9℃
  • 구름많음강릉 16.3℃
  • 구름조금서울 11.8℃
  • 구름조금대전 10.8℃
  • 흐림대구 14.9℃
  • 흐림울산 15.8℃
  • 구름많음광주 14.5℃
  • 흐림부산 16.3℃
  • 구름많음고창 11.4℃
  • 흐림제주 14.9℃
  • 맑음강화 9.1℃
  • 구름조금보은 7.6℃
  • 구름많음금산 11.0℃
  • 흐림강진군 15.0℃
  • 흐림경주시 12.5℃
  • 흐림거제 14.8℃
기상청 제공
PDF 바로가기

[치과신문 논단] 불일치의 시대

URL복사

조영진 논설위원

우리는 살아가면서 어떤 사람의 언행이 앞뒤가 맞지 않거나, 정부 정책이나 기관의 행위 결과가 원래 의도나 목적과는 전혀 다른 경우를 야기하는 것을 목격하고는 한다. 필자는 이런 경우를 불일치(mismatching) 현상이라고 본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국가 최고 지도자나 집권세력이 거창하게 외쳐댔던 공직기용 배제 7대 원칙1). 이 원칙이 신성하고도 엄격하게 지켜지고 있다고 믿는 일반 시민들은 거의 없을 것이다. 이런 불일치는 하나의 새로운 사자성어를 유행시키기도 한다. ‘내로남불!’ 초등학생들은 이 신조어를 진짜 사자성어로 안다는 우스갯소리도 있다. ‘캠코더’라는 신 삼자경(三字經)의 경구와 같이 외워야 한다며…. 사실 정부부처의 이름을 살펴만 보아도 우리 사회의 불일치와 기만성은 아주 잘(?) 나타난다.

 

1987년 제6공화국 헌법 체제하에서 설립된 정부 부처인 ‘여성가족부’의 영문 이름이 ‘Ministry of Gender Equality and Family’2)인 것을 아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양성평등 가족부’가 그동안 어떤 양성 평등을 위한 정책이나 행정을 해왔는지 자못 궁금하다. 지금 현재도 비상구가 없어서 끓고 있는 수많은 ‘이남자’3)를 양산해왔을 것이다.

 

이러한 불일치는 정치 영역에서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교육부의 입시관련 ‘4불 정책’4)이 로또에 가까운 깜깜이 입시제도를 만들어 입시전문 사설학원의 배를 불려주고 드라마 ‘SKY 캐슬’의 내용과 같은 엽기적인 괴물들을 양산한 것은 아닐까? 어떻게 서울의 명문 외국어 고등학교와 지방의 고등학교 간에 학력 격차가 없다고 우기는가? 이야말로 눈 가리고 아웅이다. 대학은 원래 학문연구의 자유와 운영의 자율성 확보를 위해 중세 이래 절대왕권과도 끊임없이 충돌·투쟁하며 진리수호를 해온 집단이다. 입학생 사정 시 암암리에 고교별 등급제를 시행할 것이다. 학부모들은 다 안다. 우리네 교육부 관료들처럼 의학전문대학원 제도를 도입하지 않으면 법학전문대학원 인가를 안 해준다는 끼워 팔기식의 행정지도나 해대서야….

 

더구나 다양한 학문적 배경을 가진 인재를 영입하여 치의학 발전을 도모하겠다던 치의학전문 대학원의 결과는 어떠했나? 교수님이나 동문들의 민원해결에 일조를 했다는 괴담 수준의 풍문마저 돌고 있다. 약대 6년제 개편 때문에 기초학문에 매진해야 할 자연과학대학에서는 우수 학생들의 씨가 마른다는 불평마저도 나도는 지경이다. 지금 우리 사회 젊은이들은 일자리가 없다고 아우성인데 우리 치과계에서는 사람을 못 구해서 야단이다. 전국의 치위생과의 졸업생 총수를 산술적으로 고려해보면 대략 4~5년이면 구인 대란이 해결될 듯도 한데, 결과는 여전하다. 이 또한 불일치 현상의 하나다.

 

건강하고도 지속 가능한 사회를 생각한다면, 관료 계층이 주도하는 학력 인플레이션 현상을 막아내야만 한다. 수학 연한이 길다고 해서 졸업생들의 자질이 좋아지거나 직업적 사명감이 투철해지지는 않는다. 오히려 더 높은 자리를 쳐다보게 마련이다. 과문한 탓인지 우리보다 선진국이라는 이웃 일본에 4년제 치위생과나 치기공과나 의·치의학 전문대학원이 존재한다는 이야기는 들어보지 못했다. 학부모들에게는 과도한 학비 지출을 강요하고, 학생들에게는 환자를 위한 열정을 앗아가며 사회의 발전을 오히려 저해하는 ‘교육연한 인플레이션’ 현상을 과감히 타파할 것을 감히 제안해 본다.

 

---------------------------------------------------------------------------------------------------------------------------------

1)‘ 병역면탈, 부동산 투기, 세금탈루, 위장전입, 논문표절, 음주운전, 성범죄’의 의심을 받는 해당자는 고위 공직에 기용하지 않겠다.
2) 여성가족부 홈페이지.
3) 현 정부 정책에 반감을 갖고 있는 이십대 남성들.
4) ‘본고사 실시금지, 기여 입학제 불인정, 입시 사정 시 고교등급제 금지와 논술고사 실시 금지’로 학문의 자유를 우선으로 하는 대학의 자율적인 학생 선발권을 침해하는 대표적인 탁상행정.

 

 

 * 논단은 논설위원의 개인적인 견해로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편집국>

 


오피니언

더보기


배너

심리학 이야기

더보기
같은 시간에 다른 시대를 살고 있다
외국에서 근무하는 딸이 오랜만에 집에 와 모처럼 대화가 이어졌다. 딸과는 따로 지낸지 오래다 보니 늘 공통의 화제가 적었고 생각의 차이도 컸다. 모처럼 가족이 모두 모인 식탁에서 최근 유행한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가 좋은 대화 소재가 되었다. 드라마의 인상적인 장면이 가족 모두 달랐다. 덕분에 각자의 생각이 다름을 알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딸은 서울서 상처받고 제주 집에 돌아온 금명을 가족이 돌봐주는 장면을 말하였고, 필자는 관식이가 병원에서 마취에서 깨어나며 자신이 돌을 쌓으러 가지 않았어야 한다고 혼잣말을 하는 장면이 가장 생각난다고 했다. 딸은 외국생활을 하다가 집에 돌아왔을 때 자신의 모습을 금명을 통해서 본 듯했다. 필자는 아버지 관식이의 삶에 대한 생각을 말했다. 관식은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에 막내아들 동명을 잃는 최악의 불행을 맞았다. 게다가 자신이 바다에 돌을 쌓으러 나가지 않았으면 죽지 않을 수도 있었다. 가장 행복한 순간에 가족에게 가장 큰 불행을 경험하게 되면, 삶에서 행복지수가 올라가는 순간이 오면 불안지수도 같이 올라가게 된다. 행복할수록 더 불안해지는 아이러니한 마음상태가 된다. 관식이 마음의 반은 평생 자신의 잘못으로 막

재테크

더보기

트럼프 관세전쟁과 자산시장 전망 | 미국채 금리와 달러 인덱스 중심 분석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전쟁 선포는 글로벌 경제에 큰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 1930년대 대공황 이후 약 100년 만에 이뤄진 대규모 관세 정책으로, 자산시장은 큰 폭의 변동성을 보이며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모습이다. 특히 미국 증시는 기록적인 변동 폭을 나타내며 투자자들의 우려를 키우고 있다. 오늘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전쟁이 글로벌 자산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미국채(TLT) 금리와 달러 인덱스(DXY)를 중심으로 심층적으로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주기적 자산 배분 전략의 관점에서 향후 대응 전략을 제시해보겠다. 트럼프 행정부는 취임 직후부터 무역 불균형 해소를 목적으로 중국을 포함한 주요 교역국을 대상으로 강력한 관세 부과 조치를 단행했다. 이번 관세 조치는 단순히 무역적자 해소를 넘어 미국과 중국 간 패권 경쟁의 일환으로 해석되고 있으며, 이는 관세전쟁의 장기화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시장은 이러한 불확실성 증가를 반영해 4월 2일 이후 급격한 하락세를 보였고, 시장참여자들은 지금이 긴 하락장의 초입인지, 이벤트로 인한 단기적 주가 조정에 그치는지 알 수 없어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국채 금리의 급격한 변화와 달러 인덱스의


보험칼럼

더보기

알아두면 힘이 되는 요양급여비 심사제도_④현지조사

건강보험에서의 현지조사는 요양기관이 지급받은 요양급여비용 등에 대해 세부진료내역을 근거로 사실관계 및 적법 여부를 확인·조사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조사 결과에 따라 부당이득이 확인된다면 이에 대해 환수와 행정처분이 이뤄지게 된다. 이러한 현지조사와 유사한 업무로 심평원 주관으로 이뤄지는 방문심사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주관이 되는 현지확인이 있는데, 실제 조사를 받는 입장에서는 조사 자체의 부담감 때문에 모두 다 똑같은 현지조사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실시 주관에 따라 내용 및 절차, 조치사항이 다르기 때문에 해당 조사가 현지조사인지 현지확인인지, 혹은 방문심사인지를 먼저 정확히 파악한 후 적절한 대처를 해야 한다. 건강보험공단의 현지확인은 통상적으로 요양기관 직원의 내부 고발이 있거나 급여 사후관리 과정에서 의심되는 사례가 있을 때 수진자 조회 및 진료기록부와 같은 관련 서류 제출 요구 등의 절차를 거친 후에 이뤄진다. 그 외에도 거짓·부당청구의 개연성이 높은 요양기관의 경우에는 별도의 서류 제출 요구 없이 바로 현지확인을 진행하기도 한다. 그리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방문심사는 심사과정에서 부당청구가 의심되거나, 지표연동자율개선제 미개선기관 중 부당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