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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 단] 의식(意識)을 위한 전환(轉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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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혁 논설위원

선거철이 봄에 있다는 것은 지루한 겨울을 끝내고 한층 싱그러운 춘심을 미래에 담아보겠다는 의지를 불러내는 것이기도 하지만 이 만끽의 시절을 굳이 빤한 정치꾼들에 휘둘리고 싶지 않다는 이면을 거부할 수 없는 심성(心性)과도 연관시키게 된다.

 

세상이란 몹시 지긋지긋한 일들이 어쩌면 그렇게 똑같이 반복되는 곳인지 더구나 고전을 읽으며 느끼는 수많은 인생의 허탈함이 오늘에도 어김없이 반드시 일어나고 또 그렇게 바로 눈앞에 보이는 이유로 이 빠른 세상에도 권태를 용인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다.

 

그나마 오늘날까지 가치라는 빌미로 무엇이 남아있다면 그것은 과거에 비해 얼마나 더 큰 숫자의 대가를 치르고 존재하는 것인지 경외롭기도 하지만 이 역시도 속이 다 비치는 논리 싸움을 불러 올 것 같아 아슬하기만 하다.

 

심지어 지식의 보고인 서점조차 책보다는 큰 멀티숍의 공간으로 물들어가는 지금, 읽을 만한 책은 있는지 또 읽어야 하는 책은 어디에 있는지 그리고 짧은 현학의 욕구를 자위하는 수많은 자료들은 나의 존재와 관계라도 있는 것인지 의문스럽기까지 하다.

 

오늘날 우리들이 치과의사로 살아가는 현실은 예전에 비해 훨씬 가혹해진 사회적 요구에 순응해야하는 길이다. 이미 의료서비스라는 말이 붙지 않으면 의술이란 존재할 수도 없는 분야가 되었다. 그리고 이 달콤한 상업적 이슈는 지나치게 많은 환자들을 만들지 않으면 안 되었고 나아가 주체와 객체가 점점 스포일되어 가는 처지에 있다.

 

그리고 저 먼 곳에서는 손 댈 수조차 없는 교육 시스템이 그 검고 굵은 뿌리를 키워가고 있다. 물론 이 세대의 학생들을 포함한 대다수는 사회체제를 위한 교육제도의 희생물일 수 있다. 커다란 기계의 부품처럼 고장나지 않고 제 기능만 열심히 하도록 길들여져 온 터다.

 

개인의 욕구와 의식조차 생존의 방법 앞에서는 속수무책이다. 스스로의 의식과 정체성을 지니고 살기엔 너무 많은 경쟁을 넘어설 수 없다. 한 발만 잘 못 디디면 소위 루저라는 벼랑으로 떨어지고 회복의 기회조차 없는 삶을 살아야 한다. 이 처참한 대다수의 현실을 위해주는 척 엔터테인먼트는 독버섯처럼 사람들의 영혼을 구워내고 삶아 버린다.

 

삶과 죽음을 이어주고 진동을 느끼게 해야 할 우리들의 의식은 오직 막연한 삶과 희미한 죽음만을 기억하고 싶어 한다.

 

실제로 엄청난 변화들이 예견되는 시점에 우리는 존재하고 있다. 그것은 환경을 포함하는 지구의 위기일 수도 있고 전쟁이나 사회적 변화 같은 인위적인 흐름일 수도 있다. 그렇지만 이러한 변화를 수반하는 보이지 않는 기운은 사람들 의식의 굶주림으로 보인다. 분명 아닌 것조차 감수하며 사는 이 부조리의 시간은 반드시 각성의 시대를 불러낼 것이다.

 

아무리 값비싼 제품이라도 쓰고 버려지면 결국은 쓰레기가 된다. 외국인들이 우리나라 사람들과 대화를 하다보면 금방 알아채는 것 중의 하나가 한국인들의 지나친 물질주의라고 한다. 균형잡힌 가치의 삶의 스타일보다는 예쁜 것, 비싼 것, 맛있는 것에 길들여지고 중독된 모습 때문이라고 한다.

 

우리의 소박한 정서며 정신적 가치는 이미 말살되었다는 어이없는 결론인 셈이다. 그래서 관음적 노출과 섹시함에 젖어버린 한류문화에 대한 경고로까지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그래서 우리가 그토록 바라는 허다한 로망들의 종국과 진실을 직시하고 자신을 지켜내는 생각의 힘이 앞으로 겪게 될 엄청난 변화의 소용돌이에서의 생존법이 될 것이다.

 

긴 겨울의 마지막을 지나며 봄을 기다리는 우리 개원의들은 경기라도 좀 나아질까 생각하지만 얼마 전 발효된 FTA로 들어설 영리병원들의 영향과 더불어 시즌을 맞아 바로 옆에 누가 또 새로 개원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먼저 앞선다. 그럼에도 우리들은 밝고 바른 정신과 의식으로 구복적 정진을 넘어 의식의 전환을 향한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는다면 좋은 기운이 가져오는 풍성한 가치를 반드시 향유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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