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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신문 논단] 사법부 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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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진 논설위원

몇 년 전 필자가 가졌던 의문의 시발점은 ‘춘천지방법원장이라면 기사가 딸린 관용차가 있을 덴테, 대법원장 후보로 지명을 받고, 그는 왜 관용차를 이용하지 않고 춘천에서 시외버스를 타고 상봉터미널에 내려서 지하철로 서초동 법원단지까지 갔지?’였다. ‘쇼맨십의 달인인가? 아니면 정말 공사구분이 엄격했던 가인 김병로 초대 대법원장급의 청백리인가?’

 

그 의문은 몇 달 만에 자연스레 풀렸다. 취임 이후 공관의 재단장을 위해 4억이 넘는 예산을 무단 이용·전용한 사실이 국정감사에서 드러났다. 공관에는 대법원장 아들 부부가 무상으로 거주했던 사실이 밝혀지면서 아파트 분양대금 마련을 위한 ‘공관 재테크’라는 논란이 일었고, 1년 유지관리비용만 2억원이 넘는 공관을 사적으로 유용했다는 비판이 일자 아들 부부는 결국 1년 3개월 만에 공관을 나갔다.

 

또 하나의 문제는 아들 부부가 공관에 거주하던 시절은 2018년 초, 며느리인 강 모 변호사가 ㈜한진 법무팀 동료들을 불러 공관에서 만찬을 열었는데, 그 전해 연말에 대법원 전원합의체에서 이른바 ‘땅콩 회항 사건’의 조 모 前 대한항공 부사장에게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확정한 직후여서 부적절한 모임이었다는 더 큰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게다가 재판에 개입한 혐의로 재판을 받던 임 모 판사가 1심에서 무죄판결을 받았던 2020년 5월경, 건강상의 이유로 사직서를 제출했는데, 대법원장은 ‘탄핵절차가 시작되는데 사표 수리는 힘들다’는 이유로 사직서 수리를 거부했고, 이 사실이 언론보도로 밝혀져 파장이 일었다. 이후 대법원에서는 사실무근이라며 대법원장은 그런 말을 하지 않았다는 해명을 내놨으나, 2021년 2월 4일 법관 탄핵 표결일에 임 모 판사의 변호인 측에서 당시 대법원장과 임 모 판사 간 대화 녹취록이 공개, 대법원장의 거짓말 논란이 일어나면서 사법부에는 재앙이 됐다.

 

특히 녹취록 공개 전날 대법원이 국회에 공문을 보내 임 모 판사의 주장을 부인했던 터라 법조계에서는 허위공문서 작성죄로 고발이 가능하다는 의견도 나왔고, 결국 대법원장은 묘한(?) 사과문을 발표하게 됐다. 참고로 우리 법원은 위증죄와 무고죄를 심각한 국가적 범죄로 보고 중형으로 다스리고 있다. 또한 자신의 권한을 내려놓는 개혁을 하겠다면서 실적에 기반한 인사관리시스템이었던 ‘고법부장판사제도’의 폐지와 인기투표와 같은 판사 투표를 통한 ‘지방법원장 후보 추천제’를 도입했다. 이러한 행보는 ‘실력과 업적을 통한 승진 시스템을 없애버렸다’는 비판을 낳고 있다. 그 결과로 이 대법원장이 취임한 이후 민·형사를 막론하고 재판 지체 현상이 심각해졌다.

 

국민들이 소구하는 사법부의 정의는 재판을 통해 구현되는데, 재판이 지연되면 정의의 실현도 미뤄진다. 취임 초 민사 합의부 1심 재판이 열 달(293일) 정도 걸렸는데, 지난해에는 420일로 늦춰졌다. 법언 중 Magna Carta에서 유래된 ‘지체된 정의는 정의가 아니다’는 말이 있으며, 우리 헌법 27조에도 ‘모든 국민은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 형사피고인은 상당한 이유가 없는 한 지체없이 공개재판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고 규정하고 있다. 지체된 정의는 누구를 위한 정의도 아니다.

 

한 법조계 인사는 “판사 수를 지금보다 2배 늘린다 해도 재판지연이 해결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현 사법부 판사들은 판사 수 증원에 대해 누구도 찬성하지 않는다는 냉정한 현실도 존재한다. 그 사이에 재판결과에 한시가 급한 우리 서민들은 ‘미뤄 조지기’에 능한 워라밸 판사들만 바라보며 시름과 한숨, 눈물에 젖어있다.

 

대체 우리는 언제쯤 국민을 위해 제대로 기능하는 사법부, 거짓 없고 공정하며 존경할 수 있는 사법부의 수장을 만나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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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사년 첫눈과 송년단상(送年斷想)
올해도 이제 보름밖에 남지 않았다. 개인적으로 별문제가 없었는데도 사회적으로 혼란하다 보니 분위기에 휩쓸려 어떻게 한해가 지나갔는지도 모를 정도로 정신없이 지나간 느낌이다. 우리 사회는 자다가 홍두깨라는 말처럼 느닷없었던 지난해 말 계엄으로 시작된 일련의 사건들이 마무리되어가고 있다. 아마도 올해 10대 뉴스는 대통령선거 등 계엄으로 유발되어 벌어진 사건으로 채워질 가능성이 높다. 지난 금요일 첫눈이 내렸다. 수북하게 내려서 서설이었다. 많이 내린 눈으로 도로는 마비되었고 심지어 자동차를 버리고 가는 일까지 생겼다. 갑자기 내린 눈으로 인한 사고에 대한 이야기만 있었지 뉴스 어디에도 ‘서설’이란 말을 하는 곳은 찾아볼 수 없었다. 낭만이 없어진 탓인지 아니면 MZ기자들이 서설이란 단어를 모를지도 모른다. 혹은 서설이란 단어가 시대에 뒤처진 용어 탓일 수도 있다. 첫눈 교통 대란으로 서설이란 단어는 듣지 못한 채 눈이 녹으며 관심도 녹았다. 서설(瑞雪)이란 상서롭고 길한 징조라는 뜻이다. 옛 농경 시대에 눈이 많이 오면 땅이 얼어붙는 것을 막아주고, 눈이 녹으면서 토양에 충분한 수분을 공급하여 이듬해 농사에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였다. 첫눈이 많이 내릴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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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1월 3일 고점 이후 약 보름간의 가파른 조정을 거친 나스닥100 지수는 12월 10일까지 약 2주간 반등세를 이어왔다. 그러나 지난주 금요일부터 다시 조정이 시작됐고, 이번 주 내내 이어지고 있는 하락 흐름은 자산배분 투자자에게 중요한 판단 구간에 진입했음을 시사한다. 현 시점에서 나스닥100 지수의 위치를 해석하기 위해서는 개별 종목이나 단기적인 수급보다도 연준의 금리 사이클과 그에 따른 시장 구조를 먼저 점검할 필요가 있다. 자산배분 투자는 언제나 방향을 맞히는 수단이 아니라, 현재 시장이 사이클의 어느 지점에 위치해 있는지를 판단하는 전략이기 때문이다. 현재 자산 시장을 이해하는 데 유용한 틀 중 하나는 코스톨라니 달걀 모형이다. 이 모형에서 금리 인하 사이클은 A, B, C, D 네 구간으로 나뉘며, 각 구간마다 자산별 유불리가 뚜렷하게 갈린다. 현 시점은 B에서 C로 넘어가는 과정의 최후반부에 해당한다. 아직 본격적인 위기 국면인 C에 진입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금리 인하가 누적되면서 시장 내부의 긴장도는 분명히 높아지고 있다. 이 구간의 특징은 위험자산이 마지막 상승을 시도할 수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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