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이를 제대로 닦지 않던 호랑이가 오누이를 코앞에 두고도 충치 때문에 턱을 감싸 쥐고 도망쳤다.
지난 4일 오전 영등포아트홀 대공연장에서 영등포구 보건소 의약과가 주관하는 제67회 영등포구 구강보건주간 기념식이 열렸다. 영등포구는 관내 12곳 유치원의 500여 원생 및 인솔교사 등을 초청, 충치예방 인형극 ‘오누이와 충치호랑이’를 펼쳐 보여 높은 호응을 받았다.
엄혜숙 영등포구 보건소장은 축사에서 “치아의 날의 본 취지를 살려 6~7세 유아동에게 올바른 구강건강관리 습관을 길러줄 수 있는 행사로 기획했다”며 “건강한 어른이 되기 위해서는 치아 건강을 지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사실을 꼭 기억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를 함께 기획한 영등포구치과의사회(회장 염혜웅·이하 영등포구회) 이상호 부회장도 공연장을 찾아 “치과가 무섭겠지만 꼬박꼬박 찾아와 검사도 받고 치료도 받아야 예쁘고 건강한 치아를 가질 수 있다”며 “이가 아플 때는 참지 말고 빨리 치과를 찾아오라”고 당부했다.
이어 영등포구 보건소 김미경 선생이 무대에 올랐다. 김 선생은 인형을 이용해 올바른 양치 방법을 알려주고, 충치를 유발하는 뮤탄스균과 뮤탄스균이 다량 함유된 당류 식품들을 귀여운 캐릭터 자료로 알기 쉽게 설명하며 어린이들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이날의 백미는 전문 극단이 꾸민 ‘오누이와 충치호랑이’ 인형극이었다. “떡 하나 주면 안 잡아먹지”로 유명한 전래동화를 어머니의 꿀떡을 잔뜩 빼앗아 먹고도 이를 닦지 않은 호랑이가 오누이를 괴롭히다 치통을 겪는 내용으로 각색한 인형극에 어린이들은 크게 환호했다. ‘치카치카 송’을 함께 따라 부르고, 3-3-3 법칙 등 양치질과 관련한 퀴즈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어린이들의 모습에 인솔 교사와 행사 관계자들도 만족하는 모습이었다.
우성유치원 박성분 교사는 “아이들이 즐거워해서 덩달아 기쁘다”며 “인형극을 통해 보다 쉽고 재미있게, 효과적으로 구강건강관리의 필요성과 방법을 교육할 수 있어 유용했다”고 호평했다.
염혜웅 영등포구회장은 “치과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고 관련 상식을 쌓아 구강건강을 증진시킬 수 있는 좋은 행사였다”며 “오는 8일 가두캠페인에도 참석해 알찬 구강보건주간을 마무리할 것”이라고 전했다.
홍혜미 기자/hhm@sd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