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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치과계, 어려움에도 희망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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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저수가 개원가 몸살-자성 목소리 꿈틀, 비상계엄 ‘충격’

 

[치과신문_전영선 기자 ys@sda.or.kr] 언제나 그랬듯 2024년 한 해도 치과계에는 무수히 많은 일이 있었다. 괄목할 만한 성과도 있었으나, 여전히 풀지 못한 과제도 남겼다.

 

개원가는 불법과대광고와 덤핑으로 1년 내내 시달려야 했다. 아니 이제는 과대광고와 덤핑이 없었던 적 있었냐며 체념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런 와중, 유독 올해는 노인틀니와 임플란트 보험을 악용한 본인부담금 불법할인이 기승을 부렸다. 환자도 모르는 사이, 하지도 않은 급여 부분틀니가 버젓이 청구돼 있는가 하면, 최근에는 의료봉사단체라는 허울을 쓰고 무료로 치료를 해주겠다고 환자를 모집하는 행태까지 자행되고 있어 특단의 조치가 필요해 보인다.

 

‘먹튀치과’ 사건도 빠지지 않았다. 지난 5월 말 강남의 ㅈ치과는 “더 이상 병원을 운영할 수 없다”는 문자를 남기고 돌연 문을 닫았다. 이미 치료비를 선납한 피해환자들은 오픈채팅방을 열고 피해사례를 공유하기도 했다. 현재 ㅈ치과 원장은 사기혐의로 검찰에 송치된 상태다. 치과계는 먹튀치과의 원인을 과도한 덤핑으로 꼽고 있다. 초저수가와 과대광고가 결합돼 결국 먹튀치과를 양산하는 과정은 치과계에서 마치 수학공식처럼 여겨지고 있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치과계가 직접 나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자성의 움직임도 나타났다. 초저가 과대광고 행태를 보다 못한 개원의들이 뭉쳐 ‘불법의료광고 대응 단체 카톡방’을 개설한 것. 단톡방을 개설한 A원장은 “불법이 더욱 만연해지기 전에 우리 스스로 자정할 필요가 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실제로 단톡방에서는 다양한 정보를 공유하고, 문제가 심각한 치과에 대해서는 직접 민원을 제기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펼쳤다. 그 결과 단톡방 참여인원이 1,500명을 넘어설 정도로 개원가의 호응을 얻기도 했다.

 

치협 박태근 회장을 둘러싼 각종 고소·고발은 아직도 현재 진행형이다. 제33대 치협 회장단선거 당선무효소송의 선고기일이 내년 1월 23일로 확정된 것 외에도 박태근 회장은 횡령 및 배임,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같은 집행부 홍수연 부회장에 대한 선거기간 중 서울지부 허위감사에 대한 명예훼손 및 업무방해 혐의도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이다.

 

국립치의학연구원 입지선정을 위한 시도지부간 경쟁도 이슈 중 하나였다. 국립치의학연구원이 설립될 경우 지역경제와 산업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만큼 지자체의 관심도 매우 뜨거운 상황. 부산, 대구, 광주, 충남 등 4개 지부는 각 지역의 강점을 어필하며 각자의 방식으로 다양한 유치활동을 펼쳤다. 다만 이 같은 시도지부간 경쟁이 과열양상을 띠자 치협이 중재에 나서기도 했다. 지난 12월 9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공청회에서 치협은 현재 보건복지부가 진행하고 있는 국립치의학연구원 사전타당성조사에 입지선정을 포함하고, 입지선정은 공모를 통해 결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모든 범죄로 금고 이상의 형을 받을 경우 면허가 취소되는 의료인 먼허취소법에 대한 개정 노력도 계속됐다. 서울지부를 비롯한 서울지역 3개 의료단체는 법 개정을 위한 TF를 꾸리고 국회의원들과 지속적으로 간담회를 열고 면허취소법의 부당함을 알렸다. 이러한 노력 끝에 김예지 의원(국민의힘, 비례대표)이 면허취소 사유를 특정강력범죄와 성폭력범죄 등으로 축소하는 개정안을 발의했으나, 지난 11월 열린 국회 보건복지위 법안심사소위에서 “법 시행이 1년도 안된 시점에서 개정을 논의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의견에 무게가 실리며 계속심사로 결정됐다. 그럼에도 의료인의 기본권 제한이 과도하다는 점에서는 대다수의 위원이 공감대를 형성한 만큼 치과계는 지속적으로 개정 노력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희망적인 소식도 들려왔다. 2023년을 기준으로 식약처가 지난 6월 발표한 수치이긴 하지만, 치과용 임플란트가 코로나19에 따른 체외진단의료기기 생산 급증으로 국내 생산액 1위를 내준 뒤 4년 만에 다시 1위를 수성했다는 소식이다. 어려움 속에서도 국내 치과산업의 발전은 지속돼온 셈이다. 올해의 성장세도 확인됐다. 관세청이 밝힌 2024년 1월부터 9월까지 치과용임플란트의 수출액은 6억5,300만 달러로 전년동기대비 17.4% 증가하며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이 같은 추세라면 3년 내 치과용 임플란트 수출 1위인 스위스를 제치고 세계 1위를 달성할 것이라고 관세청은 내다봤다.

 

포스트 임플란트, 즉 새로운 먹거리를 찾기 위한 치과계의 움직임도 분주했다. 2025년이면 65세 이상 인구가 20%를 차지하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하는 가운데, 지난 3월 ‘의료·요양 등 지역 돌봄의 통합지원에 관한 법’이 통과, 2026년 3월 시행을 앞두고 있다. 특히 의료서비스 제공자에 치과의사가 포함되고, 서비스 항목에도 방문구강관리가 명시되면서 ‘구강돌봄’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스마일재단과 치협 등 치과계의 노력으로 장기요양기관 평가기준에 구강관리 항목까지 신설되며 급물살을 타고 있다.

 

치의학계에서는 디지털과 AI에 주목했다. △보철학회의 ‘가철성 보철의 기본과 디지털의 시너지’ △양악수술학회의 ‘AI-driven Orthognathic Planning’ △디지털교정치과의사회의 ‘Patient-oriented Smart Orthodontics, Beyond technology’ △치과수면학회의 ‘AI와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수면진단’ 등 전문과목의 경계를 넘어 다양한 학술대회의 단골 주제로 등장하며 치의학의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했다. 또한 디지털 치과 구현법이나 구인난 해결을 위한 AI 활용법 등 치과 경영 시스템에도 디지털과 AI 기술이 파고들고 있다.

 

무엇보다 올 한해를 강타한 최대 이슈는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였다. 지난 12월 3일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함께 무장한 군인들이 국회 유리창을 깨고 난입하는 등 국회를 장악하려는 모습이 TV와 유튜브 등을 통해 생중계됐다.

 

2024년에 비상계엄이라니 전 국민이 자신의 눈과 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는 사건이었다. 특히 비상계엄 포고령에 ‘전공의를 비롯해 파업 중이거나 의료현장을 이탈한 모든 의료인은 48시간 내 본업에 복귀해 충실히 근무하고 위반 시 계엄법에 의해 처단한다’는 내용이 포함되면서 더욱 충격을 줬다.

 

서울지부는 “대통령의 시대착오적이고 반민주적인 폭거, 의료인을 향한 억압과 임의처단 의지를 드러내느 것에 심각한 우려와 분노를 표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으며, 의과계에서도 성명과 시국선언이 쏟아졌다. 국회의 요구로 6시간 만에 비상계엄이 종료되고, 두 번의 표결 끝에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이 국회를 통과하는 등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지만, 아직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앞두고 있어 무모한 비상계엄이 촉발한 탄핵정국은 내년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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