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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 단] 한해를 보내며. 내년에는 ‘희망’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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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빈 논설위원

다사다난했던 한해가 아쉬움을 남긴 채 지나간다. ‘혹시나’ 해도 ‘역시나’겠지만 지금 막 당선이 확정된 새로운 대통령에 거는 기대가 참으로 크다.

 

선거 때는 항상 그렇지만 이번 역시 대선 관련 이슈에 유난히도 복지나 의료비 지원에 관한 이야기가 많았다. 선거 분위기를 타고 양 후보는 엄청난 의료 복지 혜택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막연한 공약이었는지, 정작 중요한 재원 마련에 대한 이야기는 별로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공약을 특히 강조한 이유는 의료 복지와 관련된 정책이 유권자들의 표심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일 것이다. 선거는 끝났지만 치열한 경합 중에 내건 공약들로 인해 앞으로 의료와 복지에 관한 많은 이야기들이 오고 갈 것이다. 그리고 이는 선진국 진입을 위한 피할 수 없는 과정이기도 하다.

 

복지 정책 중에 가장 예민한 부분이 바로 의료 분야다. 출산이나 영유아 보육, 노후에 관한 복지 제도는 전국민에게 현실적으로 당장 영향을 끼치지 않기에 당사자가 아니면 피부로 느낄 수 없는 문제지만 의료 보험에 관한 정책은 전국민의 건강과 바로 직결되는 문제이기에 선거에서는 심각한 사안 일수밖에 없다. 때문에 모두가 알고 있듯이 전세계적으로 의료비에 관한 문제가 정권을 좌지우지하기도 한다. 미국의 대선에서도 의료복지정책에 관한 문제가 당락을 좌지우지 했다.

 

우리나라의 의료보험은 70년대 말 박정희 대통령의 유신 정권 시절에 정권 유지 차원에서 ‘사회주의식 의료보험’의 모습으로 제한된 규모로 시작됐다. 그리고 정권이 바뀔 때마다 조금씩 그 대상을 늘려가며 결국 ‘전국민 의료보험 제도’가 완성됐다.

 

생각해보면 이를 위해 지금까지 의료인들은 얼마나 많은 희생을 강요당해왔던가? 형편없이 낮은 수가로 시작된 의료 보험 제도는 당사자인 의료인들은 배제한 채 매년 도매 물가 지수를 밑도는 수가 인상을 적용, 의료인들의 피눈물을 가져왔다. 전국민을 위한다는 명분 아래, 그래도 여유가 있는 소수의 의료인들이 참고 견디라는 명분하에, 정권의 유지 수단으로 이용돼 왔던 것이다. 의료 정책을 담당하는 정부 부서 내에서도 “의료인들의 희생을 너무 강요하고 있다”는 자조적인 목소리가 나오는 실정이다.

 

최근에 OECD는 우리나라의 의료보험 체계가 오래 지속되지 못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우리나라의 의료보험 제도가 전세계적으로 가장 성공한 모범 답안으로 인정받고 있음에도 대다수의 나라들이 똑같이 시행하지 못하는 이유가 있다는 것이다. 바로, 의료인들에게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해야하는 제도이기 때문이다.

 

사실 사회주의 국가가 아니라면 의료인들을 대한민국처럼 정부에서 완벽하게 통제 할 수 있는 나라는 별로 없다. 대한민국은 전국민 의료 보험이라는 아킬레스건을 정부가 쥐고 있기 때문에 가능했다. 이처럼 통제를 하려면 아예 대학 등록금부터 개원까지 정부에서 지원하고 보조하는 것이 맞지 않느냐는 생각도 든다.

 

이제는 정부에서 항상 주장하는 ‘상생’의 원칙을 의료인들에게도 적용시켜야 할 것이다. 대한민국 0.1%의 수재들이 그 힘든 의학 과정을 수료하고 사회에 나와서 하는 일이 임대료 걱정에, 어떻게 하면 환자들로부터 많은 치료비를 받아낼 것인지, 어떤 비보험을 개발해 병원 수익을 올릴 것인지 하는 고민이다. 내년부터는 의료인들이 그런 고민에 더 이상 몰두하지 않고, 진정한 의료인으로 사회에 봉사하고 인정받을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면 좋겠다.

 

유디 치과 문제로 일간지에 전면 광고가 실리는 전무후무한 일들이 벌어지며 치과계의 치부를 드러내는 것 같아 씁쓸했던 한해가 간다. 대선 이슈에 묻혀 문제가 크게 확산되지는 않았지만 언제 또 다시 터질지 모르는 뇌관을 간직한 채 한해를 접으면서, 내년에는 우리 치과계에 긍정적이고 발전적인 일들만 가득하기를 간절히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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