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이사들과 운영위원들이 인정을 해야만 받을 수 있습니다. 오랫동안 활동해야 하는 것이 기본이고요. 아무나 받을 수 있는 상이 아닙니다.” 치과계의 대표적인 봉사단체인 열린치과의사회(이하 열치)에서 매년 시상하는 봉사대상을 두고 한 김성문 회장의 말이다. 올해 열치 봉사대상의 주인공은 서울 관악구에 위치한 믿음치과기공소 이용기 소장이다. 그를 통해 봉사하는 즐거움을 느껴보자.
“제가 받아도 되는 상인지 아직도 잘 모르겠습니다. 저보다도 더 오랜 기간, 그리고 더 열심히 봉사에 임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제가 수상하게 돼 굉장히 당황스러웠습니다. ‘더 열심히 활동한 뒤 받아도 늦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말이죠.”
평소 봉사하고자 하는 마음을 줄곧 갖고 있었다는 이용기 소장은 우연치 않게 열치와 연이 닿아 본격적으로 봉사활동을 시작하게 됐다.
“봉사활동을 시작한 지는 이제 7~8년이 돼 갑니다. 봉사를 해야겠다는 생각은 예전부터 가지고 있었는데, 일정이 바빠 활동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다 열치와 인연을 맺게 됐죠. 열치에 와보니 바쁘다는 핑계로 활동하지 못했던 제가 부끄럽게 느껴지더라고요. 다들 바쁘신 와중에도 왕성하게 활동하고 계셨거든요. 그 분들을 통해서 오히려 제가 더 많은 것을 배우고 있습니다.”
열치 회원들과 봉사자들이 자극제가 됐던 것일까? 이후 이용기 소장은 국내외를 막론하고 열치에서 하는 봉사활동이라면 주저 없이 참가한다. 대표적인 것이 지난 2011년 7월부터 시작된 인도네시아 원정봉사다.
“인도네시아에서의 봉사활동은 모자를 생산하고 있는 다다코리아라는 현지 공장에서 진행됩니다. 보통 3박 4일이나 4박 5일 정도의 일정으로 분기마다, 그러니까 1년에 4번 활동을 하게 됩니다. 지난해까지 총 7번의 봉사가 이뤄졌습니다.”
말도 통하지 않는 타지에서의 봉사활동이란 쉬운 일이 아니다. 환자가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 어디가 어떻게 아픈지 등 환자의 의중을 파악하는 것은 물론, 음식과 기후, 그리고 문화와 종교에 이르기까지 어느 하나 쉬운 일이 없었다.
“우선 통역은 다다코리아 현지 직원들의 도움을 많이 받습니다. 그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제대로 된 봉사활동을 하지 못했겠죠. 지면을 통해서라도 그 분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이외에도 많은 어려움이 있는 것이 사실인데요. 특히 인도네시아는 이슬람권 국가이기 때문에 문화나 종교적인 이유로 걱정을 많이 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마음을 열고 다가서니, 그들도 마음을 열더라고요. 먼저 다가와서 손도 잡아주고, 어설픈 한국어로 고맙다고도 말해주곤 합니다.”
이런 과정에서 얻어지는 보람은 봉사자들의 피로를 말끔하게 해소시켜주는 원동력이 된다. 오전 6시부터 시작되는 빠듯한 스케줄까지도 말이다.
“치과의사 선생님들은 짧은 시간 안에 최대한의 많은 환자를 진료해야 하기 때문에 활동은 새벽부터 시작됩니다. 오전 6시 진료 준비를 시작해 8시께 본격적인 진료가 이뤄집니다. 그때부터 진료소가 문을 닫는 시간까지 환자들은 끊이지 않고 계속 이어지는데요. 봉사자들은 진료실, 예진실, 기공실 등 각자 자기가 맡은 파트에서 분주하게 일을 진행합니다. 처음에는 정말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아시다시피 치과진료는 진료결과가 눈에 띄게 나타납니다. 저 역시 좋은 기공물을 제작하기 위해 최선을 다합니다. 무치악으로 살아왔던 환자가 틀니를 끼운 자신의 모습을 보면서 기뻐할 때, 저희들의 피로도 말끔하게 사라집니다. 그럴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끼죠.”
봉사를 통해 얻은 보람과 즐거움은 봉사를 해본 사람만이 느낄 수 있다. 그 즐거움은 이용기 소장을 비롯한 모든 봉사자들의 지속적인 ‘사랑나눔’으로 이어진다.
“할 수 있을 때까지는 봉사활동을 계속 할 계획입니다. 김성문 회장님을 비롯한 많은 열치 회원들이 ‘봉사는 여유 있을 때 하는 것이 아니다’라는 것을 몸소 보여주셨습니다. 그 분들을 계속 따라갈 생각입니다. 저도 이제 어느 정도 봉사가 몸에 배서 저절로 따라가지더라고요. 앞으로도 열치가 더 훌륭한 봉사단체가 될 수 있도록 맡은 부분에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행복한 미소를 찾아 전 세계로 떠나는 이용기 소장을 비롯한 열치 봉사단. 그들의 노력과 진심어린 봉사정신은 오늘도 우리 치과계를 훈훈하게 만든다.
전영선 기자/ys@sd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