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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 단] 소규모 동네 치과가 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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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창진 논설위원

치과를 옮긴지 이제 일년이 되어간다. 대로변에서 제법 떨어져 골목길 안쪽에 자리한 치과는 사람들이 보기에 좀 이상한 모양이다. 잠시 치과 밖에 나가 서 있어 보면 “어, 치과야? 무슨 치과가 이런 데 있어?” 라는 소리를 듣기가 일쑤이다.

 

지하철이나 버스정류장 인근에 큼지막한 간판을 내 걸고 각종 매체에 광고를 하는 병원들에 익숙해진 사람들에게 좁은 골목길 안 쪽에 들어앉은 치과란 꽤 낯설어 보일 법도 하다. 또, 가끔씩 찾아오는 선후배들도 조금은 조심스러운 말투로 “이렇게 안 쪽에 있어서 환자가 찾아오겠어?”라며 염려의 말을 건네곤 한다.


모든 의료기관들은 날이 갈수록 앞다투어 대형화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대두된 부작용의 문제는 비단 치과계에만 국한된 쟁점이 아닐 것이다. 그 크고 작은 문제점들은 지금 우리 주변에서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크게는 한 사람의 자본가가 수많은 의사들의 명의를 대여해 여러 곳의 의료기관을 운영하는 문제부터 작게는 한 사람의 원장이 면허대여 월급의사를 고용해 두 세 개의 병원을 운영하는 형태까지 자본의 논리는 이미 우리 일상 속으로 깊숙이 파고들었다.

 

 심각할 정도의 치료비 덤핑으로 전체 의료수가의 기반을 흔드는 근본적인 문제부터 바로 옆 의료기관의 치료비 할인으로 내 환자들의 부적절한 요구가 늘어난 것 같은 국소적인 문제까지 치료비 할인문제 또한 일상다반사이다. 인터넷 사이트의 낯뜨거운 문구를 내건 치과 광고와 이벤트, 팝업으로 띄워지는 치과의 무료상담전화 페이지들부터 지나가는 버스와 지하철역에 내걸린 광고들 그리고 여성잡지들 사이의 광고들에 이르기까지, 광고에 대한 통제는 이미 불능의 선을 넘어 선 듯 하다.

 

큰 문제에 대한 법적인 절차들이 협회의 이름으로 진행되는 동안 우리 개개인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아니 해야 하는 것일까? 대소와 경중에 상관없이 문제는 문제이며 불법은 불법일 것이다. 협회가 큰 일을 하고 있다면 구회는 구회의 차원에서 개인은 또 개인의 차원에서 그에 걸 맞는 작은 문제들에 대해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지 않을까?


불법이냐 아니냐를 떠나, 막강한 자본력으로 다양한 홍보수단과 많은 인력을 쏟아 부으며 비용 면에서도 경쟁력을 갖춘 대형병원들과의 공존이 바야흐로 ‘동네치과’들의 현실이 되었다. 이런 현실에 직면하여 개개인이 운영하는 소규모 의료기관, 즉 ‘동네치과’는 어떤 준비를 하고 또 어떤 대책을 갖춰야 하는 것인가? 같은 논리로 대형마트와 편의점에게 몰려 우리 곁에서 사라지고 있는 동네 구멍가게 같은 모습이 우리 소규모 의원의 미래는 아닐까 우려 섞인 생각이 들기도 한다.


전체 치과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동네치과 즉, 소규모 의원들은 어떤 경쟁력을 갖춰야 할까? 이번 사태를 통해 우리는 무엇을 느끼고 그에 따른 변화에 방향성과 당위성에 대한 인식, 어떤 형태로든 이번 일의 결론이 도출되는 순간, 의료시장에 끼치는 파급효과의 정도와 과연 우리가 체감할 만큼의 변화가 야기될 것인지의 여부, 대형병원들의 물량공세와 치료비 할인에 맞서 우리 소규모 의원들이 띄울 대항마에 대한 모색 등에 대한 진지한 성찰이 요구된다.

 

일련의 큰 사건들을 겪어내면서 그 결과를 통해 우리 소규모 의원들 내부에서 즉각적으로 획기적인 변화가 일어나기는 어려울지도 모른다. 다만 지금을 계기로 동네의원들이 살아남아 자리잡을 개혁이 필요한 것은 아닐까? 원장 스스로가 어떤 준비와 변화를 계획해야 할 시점은 아닐까?


오래 전 영화에서 본 노의사의 낡은 철제 캐비닛 안에는 수 많은 사진들이 붙어 있었다. 그 사진 속에는 오늘 진찰 받으러 온 아이의 엄마가 어렸을 때 그 병원에서 찍은 사진도 끼어 있었다. 그 순간의 감흥을 여전히 가슴에 품은 채 나는 오늘 아침도 치과 앞 골목을 쓸며 지나가는 동네 분들과 인사를 나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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